주간동아 846

2012.07.16

“스포츠 즐기는 청소년 일탈하지 않아요”

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올림픽파크텔 김병삼 단장

  • 최호열 전략기획팀 기자 honeypapa@donga.com

    입력2012-07-16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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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즐기는 청소년 일탈하지 않아요”
    토요일 오후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종합스포츠센터 코오롱스포렉스(대표이사 안병덕) 양평점에서 청소년 100여 명이 수영, 농구, 축구를 즐기고 있다. 지난주에는 목동야구장으로 프로야구를 보러 가기도 했다. 이들은 강동·송파 지역 저소득가정 청소년으로, 6월 23일부터 8주간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행복한 토요스포츠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행복한 토요스포츠학교’ 화제

    ‘행복한 토요스포츠학교’는 학교는 쉬고 부모는 돈 벌러 나가 자칫 방치될 수 있는 저소득가정 청소년을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올림픽파크텔, 코오롱스포렉스가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오전 9시부터 저녁까지 스포츠를 매개로 청소년들의 인성 발달을 돕는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이 단순한 것도 아니다. 올해 유네스코 석좌기관으로 지정된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서 2년여에 걸쳐 개발한 ‘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인성함양 프로그램’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코오롱스포렉스는 그동안 자체 개발한 학교체육 프로그램(PAPS)을 지방자체단체, 교육청과 연계해 진행하는 등 스포츠 재능기부를 실천해온 기업. 서울올림픽파크텔도 수년째 청소년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내로라하는 기관과 기업이 힘을 합쳐 맞춤형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셈이다.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서울올림픽파크텔의 김병삼 단장은 “올해 세 차례 정도 저소득가정 청소년을 중심으로 ‘행복한 토요스포츠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체육과학연구원 프로그램을 우리가 시범 실시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앞으로 모든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광학 박사인 김 단장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기조실장을 지내는 등 관광 분야 전문가다. 서울올림픽파크텔이 숙박시설인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0년 11월 취임했다. 부임 후 청소년을 위한 숙박시설 관리라는 수동적 경영에서 벗어나 청소년팀을 신설해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등 경영 체질을 바꿔놓았다. 그 결과 국민체육진흥공단 내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서울올림픽파크델은 공단의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얼굴’로 자리잡았다.

    ▼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는데.

    “국가에서 공인인증을 받은 프로그램만 해도 직업체험 ‘도전! 올림픽 뉴스메이커’, 올림픽 스포츠체험 ‘도전! 올림피아드 월계관’, 가족 간 소통을 다룬 ‘패밀리가 떴다’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성이 우려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전한 교우관계 형성을 도와주는 ‘우리는 소중한 친구’도 운영해 학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청소년의 인터넷, 휴대전화, 미디어 중독을 자연체험을 통해 치유하는 ‘좋은 습관 만들기’ 프로그램도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소외 청소년을 위한 캠프도 운영하고 있는데.

    “개관 직후부터 연평도, 울릉도, 호남, 영남, 영서 등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사는 소외계층 청소년을 초청해 도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연간 20여 차례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다문화가정, 중도입국 청소년, 탈북청소년 등으로 수혜 대상을 확대해 ‘통일인재 육성’ 프로그램, ‘다문화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죠.”

    김 단장은 “앞으로 대상을 해외 청소년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올림픽파크텔은 숙식시설을 갖춰 이를 활용한 나눔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유치를 계기로 동남아시아 등 동계스포츠 불모지에 사는 청소년들을 초청해 동계스포츠를 경험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입니다.”

    ▼ 청소년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미래자원인 청소년과 청소년을 건전하게 육성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후원해야 할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공공기관으로서 그 책임과 책무를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서울올림픽파크텔은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업에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을 위한 공익성을 확보한 가운데 최소한의 수익성을 추구해야죠. 따라서 운영수익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은 사회 환원 차원에서 재투자한다는 신념으로 활발하게 청소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직원들 반응은 어떤가.

    “이곳 직원들은 대부분 호텔 관련 전공자입니다. 그래서 취임 후 우리의 주요 업무가 청소년을 위한 일임을 강조하면서 직원들에게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권장했죠. 청소년 육성의 원리를 알아야 자기 업무를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처음엔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 뜻에 동참해 전 직원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주방에서 일하는 조리사들도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할 정도입니다.”

    “스포츠 즐기는 청소년 일탈하지 않아요”

    서울올림픽파크텔은 코오롱스포렉스와 함께 저소득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행복한 토요스포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교육의 장’으로 만들 터

    서울올림픽파크텔은 88서울올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던 재일동포들이 기부한 성금을 재원으로 1990년 개관했다. 아름다운 공원과 백제 유적지, 박물관, 미술관 등 뛰어난 주변 환경과 편리한 시설로 대한민국 유스호스텔을 대표한다. 연간 10만 명 규모의 국내외 청소년이 애용하는 등 세계 6000여 개 유스호스텔 중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가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 지난해 수련시설 종합평가에서 최우수시설로 선정됐는데.

    “정부 주관으로 3년마다 시행하는 청소년수련시설 종합평가에서 200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우수시설로 선정돼 6년간 국내 최고 시설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청소년시설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자랑할 게 또 하나 있습니다. 최근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선정한 청소년 녹색수련활동 기관에 포함됐습니다. 앞으로도 녹색과 관련한 현장 및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운영해 청소년 녹색문화 확산에 선도적으로 기여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 개관한 지 22년이 지나 시설이 낙후하진 않았나.

    “청소년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보수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자보수에 머물지 않고 21세기에 걸맞은 청소년수련시설이 되도록 계획을 세워놓았습니다. 자연친화적이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친환경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준비 중입니다.”

    김 단장의 얼굴엔 자신이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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