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5

2009.07.21

발기전쟁의 뱀장수 입담

  • 한지엽 비뇨기과 원장

    입력2009-07-15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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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기전쟁의 뱀장수 입담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냐!/ 하체에 힘이 없고 오줌을 발등에 지리는 저기 저 아저씨/ 이 비암 댓 마리만 고아 먹어봐/ 오줌발이 담장을 넘겨/ 담벼락에 쏘지 마, 담 넘어가!/ 한 번만 잡숴봐, 다음 날 아침에 반찬이 바뀌어/ 어이, 애들은 가라!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 장터에 가면 음탕한 잡설로 손님을 모은 후 뱀을 팔거나 환으로 만든 정력제를 팔던 ‘뱀장수’가 있었다. 하지만 수백 년 전부터 장터 한구석을 지켰던 뱀장수는 99년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시판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이젠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국내에선 외국산 3개 품목에 토종 2개 품목까지 가세해 ‘발기전쟁’이 치열한데, 그 선전문구를 보면 뱀장수의 입담이 생각난다. 비아그라는 “원조가 누구여? 바로 나여!”, 시알리스는 “일단 오래 하는 게 장땡이여!”, 레비트라는 “쓸데없이 길어서 뭐 해. 부작용 없고 강해야지”, 자이데나는 “신토불이, 한국인 체질에 맞게 딱 12시간”, 엠빅스는 “다 필요 없어. 남자는 힘! 국제발기력지수 최고 점수”라는 식이다.

    하지만 발기부전 치료제는 말 그대로 치료제일 뿐 정력제가 아니다. 멀쩡한 사람은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정말 필요하다면 반드시 의사의 진찰 뒤 처방에 따라야 ‘아랫도리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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