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3

2016.11.16

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잠언

만오잠(晩寤箴)

  • 하승현 선임연구원

    입력2016-11-11 1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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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오잠(晩寤箴   
    - 촌음을 아끼며 부지런히 노력하리라

    네 나이 많지만
    네 덕은 높지 않고
    네 몸은 갖춰졌지만
    네 모습 보잘것없다

    고요히 생각해보니
    마음 단속 잘못한 탓
    무엇으로 단속할까?
    성인의 가르침이지

    널리 배우고 예(禮)로 단속하란 말씀*
    뜻깊고 절실하네
    이른 새벽부터 경계하여 힘쓰고
    촌음(寸陰)을 아껴가며 부지런히 노력하리라

    게으르지 않게, 방탕하지 않게 하여
    예 아닌 길은 가지 않으리
    아침에 도를 들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면
    나의 일을 끝마쳤다 할 수 있으리




    晩寤箴   

    爾年雖高 爾德不邵 爾形雖具 爾貌不肖
    靜思厥由 由心未操 操之何以 聖有至敎
    博約一語 旨而且要 惕鷄孜孜 惜陰慥慥
    無怠無荒 非禮勿蹈 朝聞夕死 吾事已了

    * “군자가 글을 널리 배우고 예로써 단속한다면 또한 도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라는 공자의 말을 가리킨다(‘논어(論語)’ 옹야(雍也) 편).


    조선시대 문신 부사(浮査) 성여신(成汝信·1546~1632)이 64세에 지은 글입니다. 성인의 가르침으로 마음 단속을 잘하지 못하면 나이는 많아도 덕은 높지 않고, 몸은 멀쩡해도 보잘것없게 됩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에서 학문의 완성을 열망하는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인생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합니다.  

    - 하승현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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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으르지 않게, 방탕하지 않게 하여
    예 아닌 길은 가지 않으리

    無怠無荒 非禮勿蹈
    무태무황 비례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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