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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 ‘인간은 기후를 지배할 수 있을까?’

탄소 해방 지구 온난화 인류의 책임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탄소 해방 지구 온난화 인류의 책임

탄소 해방 지구 온난화 인류의 책임

월리엄 K. 스티븐스 지음/ 오재호 옮김/ 지성사 펴냄/ 424쪽/ 1만7000원

지구는 3억5000만 ~6500만년 전 사이에 식물과 동물이 죽어서 썩은 유해가 압축되어 석탄이나 석유로 바뀌면서 엄청난 양의 탄소가 지하에 저장되는 과정을 겪었다. 탄소는 땅·바다·대기·생물을 거치며 순환되는 과정, 즉 탄소 순환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땅속에 축적돼 있던 탄소를 지구적인 순환으로 바꿔놓은 것이 바로 산업혁명이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세계 경제와 사회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지구 기후마저 바꾼 결정적 구실을 한다. 땅속에서 잠자던 석탄을 대규모로 캐내 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석유가 석탄의 구실을 대신한다. 현대 세계 경제는 화석연료를 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바로 이 화석연료에서 뿜어져나오는 열이 시나브로 지구의 기후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진실은 무엇인가. 지구 기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2005년 2월 ‘교토의정서’는 왜 발효되었는가. ‘인간은 기후를 지배할 수 있을까’는 지구가 탄생한 이래 기후변화의 자취를 검토하고, 인류가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왔는지에 대한 지구 기후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그치지 않는다면 21세기 기후 재앙은 계속 진행되고 더욱 큰 파장을 낳을 것이다. 사람들은 화석연료를 줄여야 한다는 데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그 화석연료를 쓰고 있는 자신들의 생활, 즉 집의 냉난방이나 자동차와는 연결 지으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생활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으며, 복잡하고 불확실한 일상 속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질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북반구 고위도 지역은 아주 분명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태까지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기온 상승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식물과 동물 등 자연환경도 큰 영향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혼란까지 겹쳐 정치적 인식도 높아졌다.



“기후 변화의 가장 파괴적인 결과는 물 순환의 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예측한 것처럼 비 오는 날이 줄어들고 우기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는 대신 폭우가 내린다면, 홍수와 가뭄은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뭄이 일어나기 쉬운 몇몇 지역은 지구 온난화로 가뭄이 더 심해질지도 모른다. 이런 국가들은 필요한 식량을 영구적으로 다른 나라에 의존하여 식품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수입해야 할 것이다.”

지난 1만 년 동안 나타난 기후변화보다도 더 급속히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원인에 대해서 온실가스를 제외하고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만한 것이 없다. 과학자들이 현대 기상학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 대상이 되어왔다. ‘인간의 책임이다’ ‘자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라는 온난화 원인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인간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인간에게 결국 해가 될 것이다’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자연과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마구잡이식 개발과 편안한 생활을 위해 제공된 서비스의 이면에는 온실가스 배출과 자연 자원의 고갈, 자연의 훼손이라는 상처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따뜻해지는 기후는 빙하를 녹이고 해류를 변화시켜 태평양의 많은 섬나라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 책은 기후를 극복하며 살아온 인류가 현재 겪고 있는 기후변화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음을 상기해준다. 인류가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축복받은 기후’를 누리고 ‘더 큰 재앙’을 입지 않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누구인들 영화 ‘투모로우’ 속의 재앙이 현실에서 나타나리라고 생각했을까. 그러나 인류는 지진해일을 통해 이미 재앙을 경험했다. 저자의 충고가 가슴 깊이 와 닿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Tips

교토의정서 1992년 6월 리우 유엔환경회의에서 채택된 기후변화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 간 이행 협약.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5%를 차지하는 선진 38개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이상을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시행되는 2차 시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의무를 피하기 어려워 보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2005년 2월16일 발효가 시작됐다.




주간동아 2005.03.15 476호 (p80~81)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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