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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검 의혹 보따리 풀릴까

유흥업주 비호설·몰카 배후설 등 온통 說 說 說 … “윗선 있다” “제2폭로 임박” 등 소문도 무성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청주지검 의혹 보따리 풀릴까

청주지검 의혹 보따리 풀릴까

양길승 ‘몰카’ 파문과 관련 이원호씨의 검찰 내 비호세력을 감찰하기 위해 8월17일 오전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이 청주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8월17일 오전 10시20분께 청주지검 청사 로비. 양길승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에게 사건을 무마시켜 달라고 청탁한 충북 청주시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50·구속)의 검찰 내 비호세력을 감찰하기 위한 대검 특별감찰팀(팀장 유성부 검사장)이 도착하기 40여분 전. 이씨 비호세력으로 지목된 K부장검사가 출근하자 청사에서 기다리던 사진기자들이 연이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날 뭐 찍을 거 있나. 설마 (언론에) 내는 건 아니겠지. 조심해야 될걸. 다 명예훼손으로 걸려.”

5분 뒤 K부장검사를 이씨 비호세력으로 지목한 K검사가 출근했다. K검사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뒤 엷은 미소를 띠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K부장검사와 대조를 이뤘다.

수사 지휘선상에 있지 않았던 K부장검사가 K검사에게 압력을 행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씨의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사건 등을 줄곧 수사해온 K검사가 배모씨 살인사건에 이씨가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 부분에 대해 수사하려 했으나 K부장검사가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해결되겠느냐”고 말려 수사를 중단했다는 것. 또 K검사가 최근 이씨의 조세포탈 규모가 6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K부장검사가 자신의 방으로 와 “천천히 해달라”며 수사를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 이에 대해 K부장검사는 “사건 수사방향에 대해 조언해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역언론 과잉수사로 비판받기도



그러나 상명하복이라는 검찰 특유의 위계질서를 거스른 이번 사건을 두고, 그 연유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청주지역 시민단체들은 그 뿌리가 지난해 11월 검찰의 ‘충청리뷰 수사’라고 주장한다.

당시 청주지검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관행과 지역유지와의 유착을 비판하는 내용을 잇따라 보도한 ‘충청리뷰’ 대표를 구속하고 두 달 가까이 이 회사 광고주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인 데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는 대학총장을 구속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수사로 검찰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K검사가 K부장검사의 지휘를 받았는데 수사과정에서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참여연대 김홍장 협동사무처장은 “당시 일선 수사검사에게 왜 이렇게 무리한 수사를 하느냐고 묻자 ‘윗선과 관계된 문제라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며 검찰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이 이때부터 심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청주지역에서는 검찰 내에 이씨를 비호하는 세력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도 “지난 6월 연행된 이씨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석방된 것, 갑작스럽게 주임검사가 교체된 것 등 일련의 조치는 수사 지휘라인과 무관한 K부장검사 선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장검사급 이상의 비호세력이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청주지역에서는 청주지검 내에 또 다른 인물에 대한 제2의 폭로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K검사는 ‘몰래카메라’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이유는 K검사가 평소 알고 지내던 P씨(47)로부터 양길승 전 실장이 6월28일 청주에 내려온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고, 당일 P씨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몰래카메라’ 수사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검사는 “P씨에게 전화해 이씨 등의 사건 당일 행적 등을 알려달라고 한 적은 있지만 ‘몰카’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해명했다.

결국 K검사는 18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수리 여부는 감찰 결과가 나온 뒤로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K검사가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몰카’ 개입 의혹, 항명에 대한 검찰 내부의 적대적 분위기 등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대검 특감팀은 18일 “감찰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분야별로 심도 있는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2003.08.28 399호 (p12~12)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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