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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완패 중국 전시급 군사훈련 포착

7월 12일 하이난다오에서 전투기 고속도로 착륙 훈련…사드 배치 결정 후 北과 공조

  • 김승재 YTN 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sjkim@ytn.co.kr

영유권 완패 중국 전시급 군사훈련 포착

영유권 완패 중국  전시급 군사훈련 포착

7월 8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 함대 100척이 모여 시험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중국조망]

7월 12일 오후 6시 무렵.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을 대리한 필리핀과 중국의 분쟁에서 중국이 완패한 것. 판결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남중국해 도서는 중국 영토”라며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이에 미국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 직후 중국군의 동향이 담긴 제보 영상이 기자에게 전달됐다. 7월 12일 오후 6시 25분쯤, 중국 현지시각으로는 오후 5시 25분쯤 남중국해의 중국 섬인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이 지역 주민이 촬영한 영상이다. 하이난다오는 중국의 주요 해군과 공군 기지가 자리하고 전략핵 기지도 갖춰 중국군의 허브 기지, 전략핵 기지, 천혜의 요새 등으로 불린다.

영유권 완패 중국  전시급 군사훈련 포착

남중국해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상공을 비행하는 훙-6K. [사진 출처 · 웨이보]

군용 트럭과 포, 전투기 대거 출동

영유권 완패 중국  전시급 군사훈련 포착

하이난다오 고속도로를 달리는 군용 트럭과 152mm 견인포. 하이난다오 고속도로가 통제돼 차량이 꽉 막혀 있는 모습. 하이난다오 도심을 행진하는 완전무장 중국 군인들(위부터). [사진 제공 · 김승재]

영상은 총 3가지로 하나는 하이난다오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군용 트럭과 포 행렬, 전투기가 차량이 통제된 고속도로 위에 빼곡히 멈춰서 있는 장면, 완전무장한 다수의 군인이 도심을 행진하는 장면 등이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군용 트럭 뒤에는 붉은 글씨로 ‘군사행동에 끼어들지 말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통제된 고속도로 영상에는 경찰 순찰차가 고속도로를 막아선 가운데 전투기 굉음이 들리고, 전투기가 착륙한 모습을 멀리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제보자는 당시 상당히 많은 전투기가 출동해 고속도로에 착륙했다고 전했다.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도심을 행진하자 시민들은 “모든 인민은 이것을 봐야 한다” “우리는 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중화인민공화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이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전투기가 고속도로에 착륙하는 훈련이다. 하이난다오에는 공항이 2개 있으나 다수 전투기가 이 공항 대신 고속도로에 착륙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전쟁 상황을 가정한 군사훈련이라고 분석했다. “전투기가 공항이 아닌 고속도로에 착륙하는 훈련을 한다는 것은 적의 공격으로 공항이 파괴됐을 때를 상정한 훈련으로, 중국에서 3년 전 이런 훈련을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중국 내륙에서 실시한 것이고 지금 같은 민감한 시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훈련의 일환이었다.”



김 위원은 또한 고속도로에서 트럭이 끌고 가는 포는 152mm 견인포로 하이난다오 상륙 방어용 또는 상륙 거점을 지키기 위한 화력 지원용 야포라고 분석했다. 영상과 증언을 종합해보면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중국군이 총집결된 하이난다오에서 남중국해 전쟁을 가정하고 군사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전후로 중국군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는 움직임을 계속 보이고 있다. 먼저 7월 12일에는 판결 직전 최신 052D형 구축함(어뢰를 주요 무기로 하며, 주로 적 주력함이나 잠수함을 공격하는 해군 함선)인 인촨(銀川)함을 남중국해에서 취역한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 ‘제팡쥔바오(解放軍報)’는 해군 남해함대가 판결 당일인 12일 오전 하이난다오 싼야(三亞)시에서 인촨함 취역식과 기 수여식을 거행했다고 전했다. 052D형 구축함은 중국판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인촨함 취역으로 남해함대에 배치된 중국 이지스함은 모두 4척으로 늘어났다.

같은 날 중국 한 군사 블로거는 중국의 최신형 094형 핵잠수함이 남중국해 모 해군 기지 부근에 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094형 핵잠수함은 사거리 8000km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 12발을 탑재하며,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 이로써 남중국해 하이난다오에 배치된 핵잠수함은 모두 5척이 됐다.

판결 이틀 뒤인 7월 14일에는 중국 공군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중국의 B-52’라 부르는 전략폭격기 훙(轟)-6K 사진들을 전격 공개했다. 이후 중국 매체들은 훙-6K가 남중국해 분쟁지역인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상공을 비행했다고 보도하면서 ‘훙-6K는 필리핀과 베트남 전역을 대상으로 타격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작전 반경이 3500km가 넘는 훙-6K가 남중국해 분쟁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7월 15일에는 중국 해군이 신형 보급함 훙후(洪湖)함과 뤄마후(駱馬湖)함 2척을 남해함대에 공식 배치했다고 반관영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이들 보급함은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해군 함정에 장비와 물품을 공급하는 구실을 맡는다.

이처럼 남중국해에 전운이 감도는 것과 관련해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겉모습과 달리 중국은 이 해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필리핀이 2013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할 때부터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는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유관 기관 회의를 수백 차례 열었다고 한다.



“中, 장기 플랜 따라 무력시위 돌입”

중국 지도부는 회의를 통해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예견하고 남중국해의 중국화 발전을 위한 평화적인 ‘백년대계’를 마련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여기서 ‘백년대계’란 실효 지배권 확대를 목표로 해군력 강화, 남중국해 도서지역으로의 주민 대거 이주, 지속적인 인공섬 조성, 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보쉰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끊임없이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은 민족주의 감정이 고조된 국민 정서를 달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보쉰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영토 문제를 국가의 핵심 이익으로 보는 중국은 이미 오래전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전후로 한 중국군의 움직임도 매우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7월 5일부터 11일까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에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곧이어 11일부터 20일까지 북서부 모 훈련기지에서 9일간 육상훈련에 돌입했다. 그리고 19일부터 21일까지 다시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조직적인 중국 정부의 대응은 중국 인민의 집단적인 국수주의 움직임을 부르고 있다. 상설중재재판소 판결 이후 중국에서는 필리핀산 망고 불매운동에 이어, KFC 등 미국산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심지어 이를 비판하는 사람을 구타한 일까지 생겼다. 일본과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 일본 연예인은 3년 전 톈안먼 사태를 간접 비판한 사실이 중국 누리꾼에 의해 알려져 중국인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중국인의 극단적 국수주의 행태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 화살이 한국으로 향할 개연성 또한 크다. 그리고 중국인의 극단적 국수주의 행동을 중국 정부가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그 집단행동이 중국 체제 비난이나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말이다.



中, 대북제재 변화 실제 확인

영유권 완패 중국  전시급 군사훈련 포착

하이난다오에서 취역식을 가진 인촨함. [사진 출처 · 중국군망]

한편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태도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자가 ‘주간동아’ 1045호에서 “사드 배치 결정이 중국의 대북제재 정책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것처럼 각종 변화 징후가 실제 나타나고 있다. 먼저 7월 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개막한 ‘제1회 중국 다롄 국제전자상거래 및 산업제품박람회’가 주목된다. 이 박람회는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시작된 이후 북한과 중국의 경제 교류로는 최대 규모. 참여 기업들은 묘하게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이해를 함께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3국 소속이어서 눈길을 끈다. 7월 20일자 ‘동아일보’가 보도한 ‘북·중·러 3국 연결 국제관광 노선 내달 개통’ 기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앞서 7월 19일 ‘중앙일보’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규탄 성명 결정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7월 9일 북한이 SLBM을 시험발사한 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언론 성명을 내기로 하고 성명 문구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보통 이 조정 작업은 하루 이틀이면 끝나는데 이번에는 열흘이 지나도록 진통을 겪고 있다면서 그 배경에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불만을 품은 중국 측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7월 19일 새벽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비행거리가 500〜600km 내외”라며 남한 전역을 타격권으로 하는 무기라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일본 ‘교도통신’은 7월 17일 ‘북한이 7월 안에 핵실험을 강행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한미일 3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복수의 한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입구에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야흐로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남중국해에서 중국, 한반도에서 북한이 무력시위로 호흡을 맞추는 형국이다. 






주간동아 2016.07.27 1048호 (p30~32)

김승재 YTN 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sj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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