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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풀 꺾인 美 인플레이션, 그럼에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물가상승세 6월 정점 기록했지만 불안 요인 남아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드디어 한풀 꺾인 美 인플레이션, 그럼에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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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는 미국 금융시장 투자자들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다.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 압력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 등으로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약세를 보였으며, 수시로 확대되는 변동성에 투자자들 불안감도 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에 접어들면서 미국 금융시장 분위기는 조금 달라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관론이 우세하던 뉴욕 증시는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반등했고, 채권시장은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금리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그래프1 참조).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완화되면서 한국 등 신흥시장 증시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8.5%, 전월보다 낮아

이처럼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상반기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장 크게 자극한 요인 중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하반기 들어 미국 물가가 정점을 형성했다는 기대가 높아졌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5bp(1bp=0.01%p)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중립금리(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 수준에 근접한 만큼 이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은 금융시장 내 참가자들이 향후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과 더불어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갖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연준의 통화긴축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내년에는 부양적 기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가 금융시장 내 불안심리를 완화하며 주식과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시장의 낙관적 전망의 전제가 되는 미국 물가 흐름에 대해 이제 안도해도 될까. 일단 미국 인플레이션은 7월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지난해 3월 2.7%에서 올해 6월 9.1%까지 높아졌고, 올해 들어서는 매번 시장 예상보다 높게 발표됐다(그래프2 참조). 하지만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5%를 기록하며 6월보다 둔화됐으며 8.7∼8.9%에서 형성된 시장 컨센서스보다 하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9%로 전월(5.9%) 수준을 이어가며 시장 예상치(6.1%)를 하회했다.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 높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의 주요인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다. 그동안 물가상승을 이끌던 중고차와 트럭 가격, 운송서비스 가격 역시 감소세로 전환하며 전체적으로 물가를 낮췄다. 올해 물가상승 요인으로는 원자재와 공급망 차질, 주거비용 인상, 노동시장 내 임금인상 등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 중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 우려가 완화된 만큼 물가상승세가 6월을 정점으로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 중 서비스물가의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상품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1%로 전월(13.6%)보다 둔화됐지만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2%로 6월과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중 소비자물가 내 비중이 가장 높은 주거비용의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주거비와 임대료, 자기주거비용이 전월 대비 소폭 둔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과 노동시장 내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것은 이후 물가 둔화세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주거비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7월에 소폭 둔화되기는 했으나 0.5∼0.7% 높은 상승세를 유지 중이고, 전년 동월 대비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는 서비스물가의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물가 수준이 높게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에너지 가격이 상반기보다 물가에 미치는 상승 압력은 낮아지겠으나, 국제유가가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 내외에 머물러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고, 공급 여건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남아 있다. 7월 국제유가는 WTI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2% 상승해 6월(60.3%)보다 큰 폭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는데, 8월 평균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머문다면 전년 동월 대비 약 33%로 둔화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의 물가하락 기여도가 7월에 비해 약화될 수 있고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횡보 또는 소폭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서비스물가, 유가, 노동 공급에 금리인상 폭 달려

6월에 물가 정점은 확인했지만, 이는 3분기 중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에서 불안정 흐름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블룸버그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7월 기준 연간 7.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와 4분기 각각 8.3%, 7.3%로 예측해 연준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높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7월 소비자물가는 9월 FOMC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을 다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월 FOMC 이전에 8월 물가 발표가 한 번 더 남았음을 고려할 때 지표 결과에 따라 인상 가능성은 수시로 변할 수 있다.

또한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조기에 해소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7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동시에 하락한 바 있다. 경제활동참가율의 반등이 제약을 받으며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노동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구조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산가격 상승 및 조기 은퇴 등 노동시장 진입 유인이 약화되면서 이전보다 노동 공급이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여건은 노동 수요가 둔화되더라도 구인이 어려운 업종을 중심으로 임금상승 압력을 지속할 수 있으며, 이는 연준의 긴축 명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실업률(3.5%)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현재 정책금리(2.25∼2.50%)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지만 의미 있게 꾸준히 하락할 때까지는 연준의 매파적 태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9월 FOMC에서 50bp, 7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으며, 아직까지는 연준이 공격적 긴축 경계감을 낮출 시기라고 보기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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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54호 (p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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