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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안 살 것 같은 주식이라면 지금 당장 정리해야”

자산배분 투자 전문가 김성일 “K-올웨더 전략, 분산투자로 위험 낮춰”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앞으로도 안 살 것 같은 주식이라면 지금 당장 정리해야”



자산배분 투자 전문가 김성일 프리즘투자자문 CIO. [지호영 기자]

자산배분 투자 전문가 김성일 프리즘투자자문 CIO. [지호영 기자]

자산배분 투자. 굉장히 이상적이고 좋은 말 같은데, 막상 혼자 해보려니 자산을 제대로 배분한 게 맞는지, 이렇게 투자해도 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잘 모를 땐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된다. 투자하기 어려운 시기, 자산배분 투자 전문가이자 유튜브 ‘연금술사김성일TV’를 운영하는 김성일 프리즘투자자문 CIO(최고투자책임자)를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 CIO는 졸업 전 IT(정보기술) 벤처회사에 다녔고, 국책은행에서도 20여 년간 일했다. ‘마법의 돈 굴리기’와 ‘마법의 연금 굴리기’ ‘ETF 처음공부’ 등을 쓴 경제 스테디셀러 저자로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투자의 비밀’도 번역했다. 현재 프리즘투자자문에서 투자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앱) ‘프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연말 서비스 예정인 ‘프리즘’은 어떤 계좌를 어떻게 개설할지부터 계좌별로 얼마씩 넣을지를 코치해주고, 포트폴리오 설계와 매매까지 돕는 앱이다.

투자 결정 돕는 ‘프리즘’ 앱 개발

K-올웨더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GETTYIMAGES]

K-올웨더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GETTYIMAGES]

5월 출간된 ‘ETF 처음공부’(이레미디어)는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초심자와 수많은 ETF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급 이상 투자자를 위한 가이드북이다. 이 책에는 레이 달리오가 창업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에서 운용하는 펀드를 한국 맞춤형으로 변형한 K-올웨더 전략도 담겨 있다. 김 CIO는 “기존 책으로 많은 독자와 소통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아직 ETF라는 굉장히 좋은 요리 재료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쉽게 정리한 책을 썼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마법의 투자 시나리오’(다산북스)가 나올 예정이다. 잘못된 투자 상식을 바로잡고 대안으로 할 수 있는 투자법을 다룬 책이다.

자산을 적절히 분산하는 법, 지금 물린 주식이 있다면 해야 할 일,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8월 22일 김 CIO를 만나 들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투자하기 정말 어려운 시기입니다.

“상반기만 보면 코스피가 22%가량 빠졌는데 30년 내 최악의 성적이더라고요. 미국 S&P500 지수 같은 경우도 21% 하락했는데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에요. 코로나19 때는 굉장히 짧게 떨어졌다가 반등했지만, 지금은 6개월째 계속 빠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이죠.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졌고 금리도 올랐어요. 그런데 시장은 원래 그래요. 투자자가 원하는 것처럼 아름답게 상승하지도 않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도 알 수 없죠. 투자는 심리가 80, 기술이 20이라는 말이 있어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기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ETF에 투자하려면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요.

“비빔밥을 만들 때 쌀을 씻어 밥하고 고기를 볶고 채소를 다듬어 재료를 준비할 수도 있지만, 굉장히 간편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즉석밥을 데우고 참치캔을 따서 냉장고에 있는 간단한 반찬을 꺼내 쓱쓱 비비는 거예요. 그렇게 해도 영양소가 골고루 담긴 비빔밥을 완성할 수 있거든요. ETF는 그 비빔밥의 재료 같은 거라고 보면 됩니다. 다양한 요리 재료를 모아놓은 참치캔 같은 거죠. 똑같은 ETF로도 굉장히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어요.”

캔에 든 재료의 특성을 알아야 좋은 한 끼를 만들 수 있겠네요.

“참치캔 ETF에서는 참치 맛이 나고, 시금치캔 ETF에서는 채소 맛이 나겠죠. 각 ETF의 기본 특성을 잘 이해하고 투자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정한 뒤 거기에 맞는 ETF를 조합해 투자하면 됩니다.”

하반기 나올 ‘프리즘’ 앱을 쓰면 그걸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거죠.

“맞아요(웃음). 실제로 가족부터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까지 제 책을 다 읽었고 내용도 이해했는데, 실천을 잘 못 하겠다고 많이들 말해요. 그 실천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거 지금 물린 거 같은데…” 싶다면 전략을 당장이라도 바꿔야 할까요.

“많은 분이 주식에 물렸다고 말하는데, 주식은 개가 아니라서 물지 않아요(웃음). 주식에 물린 게 아니라 자기가 투자를 잘못한 거죠. 지금 주식이 -20%인데, -10%인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굉장히 많이 물어오거든요. 현시점에서 그 종목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를 자문해보세요. 지금 실적이 마이너스, 플러스인 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돈이 있다면 그 종목이나 업종에 투자하고 싶은지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해요.

제 가족이 카카오 주식을 샀다 손실을 많이 봤거든요. 저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묻기에 ‘지금 100만 원이 생기면 카카오 주식을 살 거 같으냐’고 하니까 ‘안 살 것 같다’고 대답하더라고요. 그런 주식이라면 얼른 정리해야죠. 중요한 건 현 기준에서 앞으로 성과를 위해 투자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에요. 앞으로도 투자할 거 같지 않다면 당장 매도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계속 괴로운 나날이 지속되거든요.”

한국 맞춤형 K-올웨더 전략

결단을 내려 기존 자산을 정리했다면 어떤 투자 방법이 대안일까요. K-올웨더 전략인가요.

“올웨더 전략은 레이 달리오가 유행시킨 말인데요.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이 각각 기대보다 높을 때와 낮을 때, 총 네 가지 상황에서 분산투자로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에요.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매번 자산을 옮길 필요가 없고, 시장은 예측이 어렵기에 위험을 미리 분산해서 가자는 관점이라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단점은 미국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접근 방식이라 한국에서 그대로 따라 하면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환까지 포함해서 짠 게 K-올웨더 전략이에요. 한국에서 투자하는 큰 장점 중 하나는 위기가 생길 때마다 달러가 오르기에 달러자산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K-올웨더 전략은 자산을 주식, 국채, 대체투자로 나눕니다. 주식과 국채는 다시 미국 등 선진국과 한국 주식, 대체투자는 금과 현금성 자산을 가져갑니다.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짜니 달리오가 언급했던 개인투자자용 포트폴리오보다 성과가 좋았어요. 앞서 말한 환노출 효과 덕이죠. 현재도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 손실(-11~15%)보다 K-올웨더 포트폴리오의 손실(-4%)이 적습니다(8월 22일 기준).”

K-올웨더 전략은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K-올웨더 전략을 비롯한 어떤 전략도 무조건 따라 하는 걸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전략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했다면 실행은 바로 하세요. 자산배분 투자의 장점 중 하나가 매매 시점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장기적 우상향을 추구하기에 현재가 가장 싼 구간, 진입하기 좋은 구간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하반기 투자자들이 살펴야 할 이슈가 있을까요.

“전문가들도 미래 예측은 잘 못 해요. 러시아랑 우크라이나가 전쟁할 거라는 사실과 그 전쟁이 이렇게 길어지리라는 것, 그 탓에 인플레이션이 역대 급으로 커지리라는 것을 대다수가 예측하지 못했듯이 말이죠. 그래서 저는 개인투자자가 어떤 이슈를 통해 주가를 가늠하기보다 자신의 투자 철학을 고민하고 검토해보는 편이 낫다고 말씀드려요. 다음에 어떤 시장이 펼쳐질지 모르니 그 새로운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죠.”

지금 투자하기엔 ‘NG’인 종목이나 업종이 있을까요.

“종목 추천 질문도 굉장히 많이 받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늘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은 ‘주식, 국채, 달러 등’이라고 말하거든요(웃음). 다만 피해야 할 건 있어요. 요즘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 사이에서 ‘태·조·이·방·원’이라는 말이 뜨더라고요. 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자력의 앞 글자를 딴 말인데, 이런 신조어가 나왔을 때는 피하는 게 좋아요.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일 개연성이 크거든요. 가격이 올라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거고, 그렇기에 신조어까지 나온 거죠. 그 시점에 개인투자자가 접근하면 이미 굉장히 비싼 경우가 많아서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해요.”

신조어 생긴 종목은 피해야

세간에서 화제인 분야는 개인이 접근할 때 가격이 이미 높아진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GETTYIMAGES]

세간에서 화제인 분야는 개인이 접근할 때 가격이 이미 높아진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GETTYIMAGES]

기자들이 알아서 기사에 쓸 정도면 이미 끝난 게임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기자들이 알 정도면 이미 끝난 게임이죠(웃음). 그런 기자들이 쓴 기사를 보고 그 시점에 투자 판단을 하면 더 위험하겠고요.”

최근 유튜브에서 TDF ETF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TDF 자체가 펀드로, 은퇴 시점을 타깃 데이트로 삼아 가입하는 상품이에요. 그래서 앞이나 뒤에 연도가 들어가 있어요. 2050년쯤 퇴직할 거라면 2050 TDF 펀드에 가입하라는 식의 상품명이죠. 자산배분을 알아서 해주고,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따라 은퇴 시점에 맞춰 안전자산을 점점 늘여가는 콘셉트라 미국에서도 굉장히 유행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투자하고 있어요.

국내에도 TDF 펀드가 꽤 많이 있거든요. 그걸 다 데이터 분석해봤는데, TDF 펀드마다 성과가 많이 다르기에 그걸 분석해서 유튜브에서 다뤘어요. 최근에는 TDF ETF도 나왔는데요. 그 펀드를 ETF로 만든 거예요. 이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최소 6개월 이상은 지켜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수년간 운영한 TDF 펀드도 성과가 제각각인 만큼 새로 나온 TDF ETF라면 더더욱 숙고가 필요합니다.”

투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어떤 전략도 모든 구간에서 다 플러스를 낼 수는 없어요. 백테스트를 해보면 과거에도 1~2년 마이너스인 구간이 매우 많았고, 지금도 그런 구간 중 하나예요.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하다 보면 마이너스 구간이 나올 수 있다는 걸 감안하고 가야 해요. 자산 리밸런싱을 할 때는 지금 마이너스냐 플러스냐 말고, 균형이 잘 잡혀 있느냐를 보세요.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합니다. 시장이 문제가 아니고 자신 문제라는 생각으로, 시장은 원래 이렇다는 걸 전제로 시장과 심리 공부를 같이하면 좋겠습니다.”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자산배분 투자 전문가 김성일 씨의 투자 노하우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54호 (p8~11)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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