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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감성 탑재한 싸이월드의 귀환!

복고 마케팅과 메타버스 기술의 만남

  •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2000년대 감성 탑재한 싸이월드의 귀환!

싸이월드와 연동되는 메타버스 ‘싸이타운’. [싸이월드Z 홈페이지]

싸이월드와 연동되는 메타버스 ‘싸이타운’. [싸이월드Z 홈페이지]

추억의 1990년대 가요가 역주행하고, 거리에는 세기말 패션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16년 만에 재등장한 포켓몬빵 열풍도 거세다. 2000년대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 감성이 복고 마케팅을 성공시키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IT(정보기술)업계에도 과거 서비스가 소환되고 있다. 버디버디, 세이클럽 등이 다시 회자되는 가운데 싸이월드가 부활하면서 본격적인 레트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촌맺기, 미니홈피, 미니미, 도토리 등으로 한때 대한민국을 지배한 싸이월드가 새롭게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됐다. 싸이월드 앱은 4월 출시 후 앱마켓 소셜 부문 인기 1위를 달성했으며, 출시 한 달 만에 설치 횟수 300만 회를 돌파했다. 싸이월드 운영사 싸이월드Z는 6월 1일 기준 휴면 해제를 신청한 회원이 약 597만 명이며 이 중 593만 명이 사진첩 업로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매타버스 요소 도입한 싸이월드 앱 개발

싸이월드는 1999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출신 학생들이 모여 만든 1세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이다. 인기의 시작은 ‘랜선 친구’를 만드는 재미에서 비롯됐다. ‘페친’이나 ‘팔로어’처럼 친한 사용자끼리 ‘일촌’ 관계를 맺는데, 서로 별칭을 지어주고 관계 정도에 따라 게시물을 보는 권한도 부여할 수 있다. 나만의 가상공간인 ‘미니홈피’를 가꾸는 재미도 쏠쏠했다. 작은 화면의 다이어리와 사진첩은 블로그와는 또 다른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바꾸거나 홈피를 예쁘게 꾸미는 아이템을 구입하는 데는 사이버 머니인 ‘도토리’가 필요하다. 도토리는 2000년대 중반 하루 평균 수익 3억 원, 연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많이 소비됐다.

싸이월드는 가입자 수가 3200만 명에 달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모바일 기술이 급속히 진화하면서 오히려 위기를 맞았다. PC 기반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페이스북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해외 SNS에 밀려나고 말았다.

싸이월드가 부활하기까지는 복고 마케팅과 함께 메타버스 등장도 한몫했다. 최근 메타버스가 떠오르면서 싸이월드가 한 번씩 언급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는 ‘meta(초월)’와 ‘universe(세계)’의 합성어로, 인터넷 공간의 3D(3차원) 버전이다. 요즘 등장한 용어지만, 실제 개념은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가 시초나 다름없다.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서 타인과 교류한다는 점에서다.



부활한 싸이월드는 실제로 메타버스 요소를 도입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싸이월드Z는 한컴과 손잡고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 앱을 개발 중이다. 이 앱에서는 3D 버전의 미니미 아바타로 소통할 수 있다. 또 싸이월드 ‘도토리’에도 암호화폐 개념이 도입된다. 싸이타운의 메타버스 생태계에 제휴 기업들이 입점하면 각 매장에서 암호화폐인 도토리로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사진이나 미니미를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화해서 판매할 수도 있다.

버디버디 서비스 재개 앞둬

홈페이지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버디버디. [버디버디 홈페이지]

홈페이지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버디버디. [버디버디 홈페이지]

레트로 감성이 부흥하면서 싸이월드를 필두로 버디버디, 세이클럽, 아이러브스쿨, 하두리 등 당시 큰 인기를 누리다 사라진 추억의 IT 서비스가 잇따라 소환되고 있다. 버디버디는 2000년 출시돼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메신저다. 메신저, 미니홈피, 클럽, 버디 뮤직 같은 서비스를 통해 회원 4000만 명을 모으며 국내 대표 SNS로 활약했다. 버디버디는 최근 홈페이지 리뉴얼과 서비스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운영사 위메이드는 신개념의 메타버스 플랫폼 소셜미디어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9년 출시된 세이클럽. [세이클럽 홈페이지]

1999년 출시된 세이클럽. [세이클럽 홈페이지]

하지만 레트로 IT 서비스들이 추억 마케팅만으로 재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999년 출범한 세이클럽은 익명 채팅을 기반으로 즉석만남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전성기 때는 4000만 명까지 회원을 유치했으나, 유료화 벽을 넘지 못한 채 싸이월드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현재까지 사이트는 유지되고 있으나 이렇다 할 부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 음원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리바다는 상장 20년 만에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사용자끼리 음원 파일을 공유하는 P2P 서비스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저작권 등 불법 논란을 해결하지 못해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P2P 공유 문제가 불거진 초기에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점을 실패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초기 디지털 문화에 대한 동경

부활한 싸이월드도 완벽하게 재기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여타 메타버스 서비스에 비해 차별성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싸이월드 앱은 사진첩과 다이어리 외에 사용자를 붙잡아둘 기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분석에 따르면 싸이월드 앱의 월 평균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9.69시간), 페이스북(8.97시간)에 크게 뒤처진 0.35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싸이월드와 버디버디 등 과거 IT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꺼지지 않는 이유는 ‘디지털 향수’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마케팅 컨설팅 회사 크림슨 커넥션 설립자인 마이클 판코브스키는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통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인터넷이 우리를 완전히 지배하기 이전 시대”라면서 “디지털 향수는 인터넷 기술이 세계를 재편하기 전 초기 디지털 문화에 대한 동경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도 단순한 이모티콘을 쓰면서 소통하던 MSN이나 ICQ 같은 초기 메신저 프로그램을 그리워하는 사용자가 많다. 싸이월드가 향후 인스타그램, 틱톡처럼 SNS에서도 특화된 기능을 원하거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성을 기대하는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성공적일 것이다. 해외 매체 ‘윈도 센트럴’은 “MSN이 월 3억 명 활성사용자를 거느리며 최고 인기를 누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면서 “최신 SNS에 비해 현대적 기능이 부족했음에도 소통에 집중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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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47호 (p32~34)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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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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