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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우린 저마다 성향이 다를 뿐이에요[SynchroniCITY]

사람을 이해하는 틀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MBTI? 우린 저마다 성향이 다를 뿐이에요[SynchroniCITY]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MBTI. [GETTYIMAGES]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MBTI. [GETTYIMAGES]

영대 강원도 잘 다녀오셨어요?

현모 너무너무 좋았어요. 친구랑 요가하고 명상도 하며 쉴 수 있는 숙소에서 보냈는데, 그곳을 ‘인프피를 위한 젊은 요양원’이라고 별명 붙였잖아요. ㅋㅋㅋ

영대 인프피가 뭐예요?

현모 INFP(중재자)요. ㅋㅋㅋㅋ 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마이어스와 브리그스가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가 INFP-T거든요.



영대 우리가 잘 통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저는 맨 앞 글자만 다른 ENFP-T(활동가)거든요.

현모 오, 저도 4년 전 처음 했을 땐 ENFP-T가 나왔었어요!

영대 인터넷에 MBTI 궁합표라는 게 있는데, 이걸 보면 현모 님과 저는 ‘아주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음!’이랍니다.

현모 오 마이 갓!!!!! 남편은 ESTJ(경영자)인데 남편이랑 저랑 ‘궁합 최악! 다시 생각해보자’로 나오네요. ㅎㅎㅎ

영대 ㅎㅎㅎ 두 분이 완전 정반대로군요. MBTI는 꽤 정확하답니다. ㅎㅎ 참고로 제 아내는 INFJ(옹호가)라서 저희는 ‘니 맘이 내 맘! 천생연분’이 나온다는….

현모 대박이네요. 진짜 신기하긴 한 게 이번에 저랑 정선에 같이 다녀온 친구 있잖아요.

영대 아, 그때 ‘소울’도 같이 봤던 제일 친한 친구분?

현모 맞아요. 맞아요. ㅋㅋㅋ 그 친구랑 저랑 서로를 ‘감쌍’이라고 부르거든요. ‘감정 쌍둥이’의 줄임말인데, 한마디로 솔메이트 같은 거예요.

영대 뭘 보면 같은 기분을 느끼는구나.

현모
네! 근데 제가 그 친구한테 MBTI를 테스트해보라고 했더니, 세상에!

영대 설마 똑같??

현모
정확히 마지막 알파벳까지 다섯 글자가 완벽히 일치했어요! 카페에서 둘 다 ‘입틀막’ 하고 소리 질렀잖아요.

영대 MBTI 신뢰도가 팍 올라가는군요. ㅎㅎㅎ

현모
사실 아무리 친해도 매사 다 똑같진 않으니까, 영대 님처럼 저랑 비스무레한 언저리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00%라니!

영대 감정 쌍둥이가 알고 보니 MBTI 쌍둥이었네요.

현모 네,ㅎㅎ ‘엠쌍’이에요.

영대 저는 MBTI를 알게 된 이후 기분 좋았던 부분이 있어요.

현모 되게 철 지난 유행을 뒷북치는 느낌이지만…. ㅋ

[GETTYIMAGES]

[GETTYIMAGES]

영대 살다 보면 자신과 다르거나 선호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걸 고유의 성격적 특성으로 인정하지 않고 “넌 대체 왜 그래?”라고 지적하거나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든 적도 있고요. 하지만 MBTI를 알고 나니 그런 게 다 성향이더라는 거죠. 뭐가 더 낫거나 모자란 게 아니라요.

현모 당연하죠. 뭔가 일을 그르쳤거나 실수해 꾸지람을 할 수는 있어도, 어떻게 성격 갖고 뭐라고 해요?

영대 어휴, 그런 사람 많아요. 대놓고 말하진 않아도 속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꽤 있고요. 가령 저는 성향적으로 계획을 세우거나 정리를 안 해도 잘 사는 사람인데, 그걸 하나의 능력으로 여겨 평가하거나 무안을 주거나 한다니까요.

현모 에이~. 꼭 MBTI가 아니더라도 ‘나는(당신은) 이러한 성격적 특성이 있고, 이런 강점이 있는 대신, 이런 취약점이 있다’라고 양면을 모두 말할 수 있어야죠.

영대 물론 그게 이상적이지만, 현실에선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현모 그렇게 판단하고 평가하는 사람은 아마 MBTI를 보여줘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영대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그것과 상관없이 이미 의기소침해 있거나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MBTI가 위안을 주더라고요. ‘나는 원래 이런 성향의 사람이구나’ 깨닫게 되는 거죠.

현모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아요. ‘나는 왜 이런 게 안 될까, 이런 걸 못할까’ 했던 부분들이 결국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성향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편해진다는 뜻이죠?

영대 바로 그거예요. 게다가 막연하게 너는 혈액형이 A형이라서 소심해! 혹은 B형이라서 불같아! 이런 게 아니라서 더 납득이 가요.

현모 저는 혈액형 이야기에는 단 한 번도 귀기울여본 적이 없어요. 피의 성분이 성격이랑 무슨 상관이라고요.

영대 물론이죠.

현모 그런 면에선 MBTI도 좀 무서운 거 같아요. 상대를 충분히 겪어보거나 다각도로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MBTI만으로도 전부 파악했다고 착각하거나 관계를 결론 내버리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는요.

영대 저는 어떤 개인을 MBTI로 정의 내리는 건 불가능하고, 다만 ‘유형화’해 이해의 틀을 제공할 수는 있다고 봐요. 우리는 이런 유사점이 있고 이런 차이점이 있다 정도로요.

현모 그죠. 사람마다 각자 개성이 있는데, 어떻게 16가지 혹은 32가지로 나누겠어요.

영대 제가 이용한 검사 사이트에 따르면 저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방탄소년단 RM과 같은 유형이라고 해서 그건 설득력이 있더라고요. ㅋㅋㅋ

현모 RM도 처음엔 저처럼 INFP 나왔대요. ㅋㅎ

영대 저는 그리고 좀 사소한 깨달음이 하나 있었는데, 현모 님이 보기엔 제가 외향적인 것 같아요, 내향적인 것 같아요?

현모 저랑 비슷하게 보여요. 반반.

영대 사실 남들은 저를 외향적이라고 보지만. 저는 평소 스스로를 내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MBTI에선 외향에 더 치우친 결과가 나온 거예요. 그래서 알았죠. 아, 나는 외향성이 강하긴 한데 나 스스로 내향적인 걸 편해하는 성향인지도 모르겠다.

현모 저는 기질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요. 그 결과를 봐도 저는 내향과 외향이 섞여 있더라고요. 그런데 단순하게 겉으로 활발해 보이거나 말을 많이 한다고 외향, 말수가 없고 조용하다고 내향, 이렇게 짐작하는 건 잘못된 접근법이에요. 제가 직업상 혹은 사회생활을 위해 말을 많이 하듯이,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영대 현모 님은 정말 INFP 특징대로 내면 탐구에 관심이 많은 거 같아요. ㅋ 기질검사는 유료인가요? 갑자기 궁금해요.

현모 KTCA 기질검사라고 유료인데, 남편이랑 같이 받았더니 아주 도움이 됐어요. 우리는 누가 봐도 너무나 상반된 부부고 그게 엄연한 사실인데도 서로를 바꾸려 애썼거든요. 하지만 객관적으로 딱 분석해주면서 이건 죽을 때까지 절대 안 바뀌는 기질이라고 말해주니까 받아들이게 됐고, 무엇보다 상대방 기질에 맞는 대응법, 말과 행동 요령도 알려줘요.

영대 흠…. MBTI나 기질검사가 부부싸움을 줄여준다면 보람이 있겠네요.

현모 5월은 ‘부부의 날’도 있고, 가정의 달이기도 한데 어쩌다 보니 참 시의적절한 대화였군요.

영대 우리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 중계도 얼마 안 남았어요!

현모 그러고 보니 지난해 중계 때 우리 처음 만났는데, 그사이 ‘사막사’가 됐으니 이번엔 더욱 맘이 놓입니다~!

영대 ‘사막사’…? 뭐죠?

현모 사적으로 막국수 먹는 사이요. ㅋㅋㅋ

영대 으악! 야밤에 막국수 얘기 들으니까 급 배고파요.

현모 저는 강원도에서 이틀 연속 막국수 먹었는데…. 그나저나 ‘사막사’는 대단한 사이라고요! 저에겐 열손가락 안에 드는 가까운 사이임!!

영대 어떡하죠. 집에 레토르트 막국수 있는 거라도 끓여 먹어야겠어요.

현모 ‘사막사’ 한 명 잘 키운 것 같아 뿌듯하네요. ^__^ 헉, 가만! MBTI 잘 맞는다고 식성도 같은 건가요?? ㅎㅎ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290호 (p60~62)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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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00호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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