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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AZ 백신 덕분에 맘 편히 친구 만난다

英 성인 69.4% 백신 접종, 이르면 6월 21일 봉쇄 해제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영국, AZ 백신 덕분에 맘 편히 친구 만난다

봉쇄 완화 조치 첫날인 5월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한 레스토랑에 시민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왼쪽). 5월 15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레스터 시티 FC와 첼시 FC의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이 열린 가운데 각 팀 팬들이 경기장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GETTYIMAGES, 뉴시스]

봉쇄 완화 조치 첫날인 5월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한 레스토랑에 시민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왼쪽). 5월 15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레스터 시티 FC와 첼시 FC의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이 열린 가운데 각 팀 팬들이 경기장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GETTYIMAGES, 뉴시스]

“그동안 병원과 약국, 마트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가게는 영업을 금지했다. 음식점도 야외석에서만 6명까지 모일 수 있었다. 4월 중순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내일부터 실내 식사도 제한적으로 허용돼 기대가 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록다운(lockdown)이 풀린 것 같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쉐어 리(33)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를 하루 앞둔 5월 16일(이하 현지 시각) 이 같은 기대를 전했다. 영국 정부는 5월 17일부터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대부분 지역에서 6인 이내 모임을 허용했다. 박물관, 영화관, 콘서트장 등 대규모 영업장도 손님을 받는다. 리 씨는 “백신 부작용도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오히려 백신 접종 후 마음 편히 외출해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4월 27일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한 후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일상을 되찾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월 17일 봉쇄 조치 완화를 알리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단계에서 우리는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 모든 사람이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새로운 자유를 즐겨야 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런던 시내 식당에서 식사하거나 포옹을 나누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그동안 금지되던 행동이다. 잉글랜드의 경우 ‘중등학교 내 마스크 착용’도 더는 권고되지 않는다.

넉 달 사이 사망자 99.7% 급감

문재인 대통령이 4월 30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월 30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모범적인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극복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은 ‘백신 선도국’으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8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적극 활용해 집단면역 형성에 박차를 가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5월 16일 기준 성인 인구의 69.4%에 달하는 3657만 명이 백신을 맞았다. 2차 접종을 마친 인구도 2010만 명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7월 31일까지 자국 성인 전체가 백신 1차 접종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초 하루 1800명을 넘겼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백신 접종과 함께 급감했다. 5월 17일 사망자 수는 5명이다. 넉 달 사이 사망자 수가 99.7% 감소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5월 14일 백신이 1만2000명 이상 사망자 발생과 3만 명 이상 고령층 입원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백신 접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실험적 시도도 이어졌다. 대규모 행사를 재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5월 15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 FC와 첼시 FC의 잉글랜드 FA컵(Football Association Cup) 결승전이 대표적 예다. 사전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온 사람만 입장시킨 대신, 경기장 안에서 2m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이날 2만1000여 명의 축구 팬이 경기장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장 안에서 코로나19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1년 만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스크를 내린 채 때로는 서로를 얼싸안으며 저마다 자신의 팀을 응원했다. 목말을 탄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응원 열기는 레스터 시티가 창단 137년 만에 FA컵 우승을 차지하자 정점에 달했다. 경기장을 찾은 야시 나이크 씨는 “레스터 시티가 마침내 FA컵에서 우승했다. 최근 7~8년간 축구 대회 결과 중 가장 놀랍다. 레스터 시티 팬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전했다. 나이크 씨는 경기장에서 레스터 시티 팬들과 함께 목청껏 “레스터 시티 챔피언”을 외쳐댔다.

축구 팬들만 마스크를 벗은 것은 아니다. 같은 날 런던 외곽 켐튼 공원에는 2000여 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였다. 5㎞ 달리기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노 마스크’로 달리기 코스를 완주하며 일상의 회복을 기원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실험을 통해 대규모 행사를 안전하게 개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인구 절반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자신감이 바탕을 이뤘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나이 많을수록 백신 접종 이익 크다”

시장에서도 ‘백신 효과’가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구인광고 검색엔진 아드주나의 5월 7일 일자리 광고 수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지난해 2월 대비 107%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높아진 4월 초 이후 46%p 상승하며 일자리 수 증가를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5월 17일 음식점 등 실내 영업이 허용되는 만큼 고용 회복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발(撥) 변이바이러스 등장에 혼란도 겪었지만 영국 당국은 백신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5월 17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백신이 변이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믿을 만한 연구 결과가 있다”며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분은 꼭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정부는 6월 21일 봉쇄 조치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발 변이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6월 14일 봉쇄 조치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에 따른 기대편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영국의 모습을 볼 때 백신 효과를 부정할 수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희귀 혈전증을 유발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고령일수록 백신 접종으로 얻는 사망 예방 효과, 집단면역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290호 (p54~5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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