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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안 돼 골칫덩이 될 수도” 호텔 부지 럭셔리 오피스텔 신축 붐

“부동산 규제 틈타 몸값 올라 … 매매가 대비 투자수익률 따져봐야”

  • 윤혜진 칼럼니스트 imyunhj@naver.com

“처분 안 돼 골칫덩이 될 수도” 호텔 부지 럭셔리 오피스텔 신축 붐

중국·일본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투숙객을 주 타깃으로 하던 서울 시내 3·4성급 호텔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휴업하거나 매각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매각된 동대문구 장안동 경남관광호텔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현대건설이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로 재개발 중이다.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도 매각이 완료돼 고급 주거 시설로 바뀐다. 이외에도 홍대 앞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은 현대자산운용과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종로구 아벤트리 호텔은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5월 입찰에 들어간다. 강남구 프리마 호텔과 포레힐 호텔, 명동 티마크 그랜드 호텔 등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은 지난해 9월 매각돼 고급 주거 시설로 바뀐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서울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은 지난해 9월 매각돼 고급 주거 시설로 바뀐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현대자산운용과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홍대.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홍대]

현대자산운용과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홍대.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홍대]

영 앤드 리치와 신혼부부에게 각광

쏟아지는 호텔 매각에 관심을 갖는 곳은 대부분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다. 매입가가 높다 보니 수익성 전략을 짜는 디벨로퍼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용도를 변경해 주거형 오피스텔로 분양하는 것이 최선으로 꼽힌다. 특히 강남, 여의도는 신규로 공급되는 주택 물량이 거의 없다. 그에 반해 1~2인 가구는 증가세라 수요는 보장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강남 최초 5성급 호텔인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의 경우 지난해 9월 매각 입찰에 여러 디벨로퍼가 몰렸다. 서울지하철 3·7·9호선이 만나는 고속터미널역 인근 교통요지인 데다, 부지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자리해 별도로 토지용도 변경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 서주산업개발로부터 3501억 원에 호텔을 매입한 더랜드 측은 “강남권에서 대규모 개발지를 찾기 어렵고 핵심 주거지인 반포라는 상징성도 있어 나섰다”며 “하이엔드 주거시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고급’ 주거형 오피스텔일까. 통상적으로 디벨로퍼는 미분양이 적고 분양 가격이 높을수록 이익이 급격히 커진다. 황종규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디벨로퍼 입장에선 다른 주거상품은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수익을 내기 힘들다. 분양가를 더 많이 받으려고 오피스텔을 고급화하는 것”이라며 “신규 공급이 안 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고급 오피스텔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고급 오피스텔은 구조나 완성도 면에서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츠 논현’ ‘파크텐 삼성’ 등 최근 완판에 성공한 강남권 고급 오피스텔 분양을 살펴보면 풀옵션의 업그레이드판인 ‘풀퍼니시드’ 시스템과 보안 서비스는 기본이고 청소·세탁·발레파킹 등 컨시어지 서비스, 옥상 인피니트풀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곳들은 전용면적에 따라 최초 분양가가 10억~20억 원대에 이른다.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결코 저렴하지 않은, 더 비싸기까지 한 고급 오피스텔에 수요자가 몰리는 이유는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대부분 직주근접을 찾는 고소득 1인 가구나 주변 인프라를 누리고 싶어 하는 ‘영 앤드 리치’다. 또 청약을 생각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려는 신혼부부, ‘초피’(초기 분양권 프리미엄)를 노리는 단기투자족도 고급 오피스텔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청약 점수가 낮은 1인 가구와 신혼부부에게 입지 좋은 곳에 위치한 고급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은 훌륭한 대안이다. 오피스텔은 청약 시 주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장만을 위한 징검다리용으로 적당하다. 시세와 관계없이 최대 70%까지 대출되는 것도 장점이다.
게다가 주거 대안으로 떠오른 중대형 고급 오피스텔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세차익과 월수입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도 유용하다. 이러한 장점을 고려해 고급 오피스텔을 자녀 증여 수단으로 이용하는 자산가도 늘고 있다. 부동산 규제지역에 주택을 구입하려면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 제출이 의무지만 오피스텔은 해당되지 않는다. 다주택자여도 오피스텔을 구입하면 일반 아파트에 비해 취득세가 덜 나온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보유 주택 유무와 상관없이 4.6% 단일세율이다.

청약 시 주택 수 미포함, 취득세엔 포함

오피스텔 투자에서 중요한 부분은 수익률이다. 연수익률은 ‘(월세 임대료×12개월-대출 이자 비용, 중개 보수 등)÷투자금’으로 계산한다. 4월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평균 5%대, 41~60㎡는 4.54%, 60~85㎡는 3.93% 수준이다. 정기예금이나 국고채보다 높은 수치다.

‘옛 ◯◯부지’ ‘하이엔드’라는 수식어에 현혹돼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8월 12일부터 시가표준액 1억 원 이상 오피스텔을 구매해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주택 수에 포함돼 이후 주택을 추가로 취득할 때 취득세가 중과된다. 따라서 향후 아파트를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취득 순서를 잘 따져봐야 한다. 또 오피스텔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리는 단기투자자라면 1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전매제한에 걸릴 수 있으므로 투자 시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부상은 부동산정책과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생긴 풍선효과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종합 부동산 포털 부동산114의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은 일반 오피스텔에 비해 임대수익이 높게 책정될 수는 있겠지만 임대수익률만 따져선 안 된다”며 “워낙 매매가가 고가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매매가 대비 투자수익률을 따져봤을 수익률이 높은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워낙 고가라 처분하고 싶어도 제때 처분이 안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286호 (p26~27)

윤혜진 칼럼니스트 imyun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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