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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당도, 초반엔 산지 태양광 과도하다고 여겼다”

김재현 전 산림청장, “국토부·산업부·지자체가 산림 개발 허가하면 산림청이 막을 도리 없어”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청와대와 여당도, 초반엔 산지 태양광 과도하다고 여겼다”

김재현 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 [지호영 기자]

김재현 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 [지호영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산림청장을 지낸 김재현(55) 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산사태를 겪었다. 2017년 7월 내린 폭우로 충북 청주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당시 산사태에 쏠린 관심은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이하 산지 태양광)로 옮겨졌다. 

역사는 반복된다. 14일 기준 52일간의 기록적인 장마로 전국에서 산사태가 1548건(6월12일~8월12일) 발생했다. 산림청은 전체 산사태 중 산지 태양광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12건(0.78%)이라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복잡하다. 산림 면적(2015년 기준) 대비 산지 태양광 면적은 0.1%에 불과한 탓이다. 이번 전체 산사태 면적(627ha) 대비 산지 태양광 피해 면적(1.2ha)은 0.2%다. 14일 오전 ‘주간동아’ 인터뷰에 응한 김 교수는 “산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을 기준으로 그 전과 이후에 인허가된 태양광에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 본인의 임기 기간 중 태양광발전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산림청장 재임(2017년 7월~2019년 12월) 시절 전국 지역자치단체(지자체)가 태양광발전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허가해줘서 문제라고 생각했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산지의 평균 경사도가 25도를 넘지 않으면 태양광 설치를 허용했다. 배수관리 등에 문제가 생기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 지자체는 왜 태양광 허가에 관대했나. 

“지자체와 산지 소유자 모두 개발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었다. 지자체장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개발을 선호한다. 특히 한국 사회는 산지를 단기적으로 재산을 증식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산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훼손된 산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자체의 무분별한 개발주의가 원인

- 많이 답답했겠다. 

“자자체가 태양광 설치 인허가권을 갖고 있어 중앙정부가 통제가 어렵다. 너무 무분별하게 인허가가 이뤄지다보니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2019년부터 태양광 설치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20년 간 사용을 마친 후에는 산지를 원상태로 복구해야 하고, 설치하려는 곳의 평균 경사도도 15도 이하로 제한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현 정부의 관심 분야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규제 강화를 마뜩치 않게 여기진 않았나. 

“산지 태양광은 다들 과도하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와 여당, 산업통상자원부 모두.”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 기간 동안 산사태가 발생한 12곳의 산지 태양광은 모두 2019년 규제 강화하기 이전에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전체 태양광 설치 면적 중 83.6%가 이 12곳과 마찬가지로 규제 강화 이전에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 김 교수는 추가적인 태양광 설치로 인한 산사태 위험이 “이제는 제도적으로 차단이 된 상태”라면서도 “낮은 기준을 적용받아 설치된 태양광을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관대한’ 여건에서 허용된 산지 태양광 비중이 매우 높은 현실인데. 

“2018년 초부터 개선을 시도했다. 빠른 속도를 내고 싶었지만 의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다. 특히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얘기가 돌자 2018년 초반부터 인허가가 어마어마하게 이뤄졌다. 심지어 2019년 제도 개선 이후에도 그 전에 ‘신청’한 사업에 대해서는 과거 기준을 적용해줘야 한다는 것이 지자체 입장이었다. 아무래도 민원에 시달려서 그랬던 것 같다.” 

실제로 산림청에 따르면 산지 태양광 허가 건수는 2018년 5553건으로 2017년(2384건)과 2019년(2129건) 대비 2배 이상 많았다. 

- 당시 태양광 투기 열풍이 사회 문제로도 거론됐다. 

“태양광은 사업 초기에 일정 금액을 투자하면 월세처럼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상당히 많은 브로커가 태양광 사업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산을 가진 사람들을 꼬드겼다. ‘수익이 이 정도 발생하니 태양광을 하자’는 식으로 권하고 대가를 받은 식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주어진 절차에 따라 사업을 신청하면 불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2곳에 불과? 피해 예방 대책 절실”

2017년 7월 19일 김재현 당시 산림청장(왼쪽 두 번째)이 산사태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일대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17년 7월 19일 김재현 당시 산림청장(왼쪽 두 번째)이 산사태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일대 현장을 살피고 있다.

- 인허가 권한 없는 산림청으로서는 책임만 지는 구조로 여겼을 것 같다. 

“산지 태양광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는 산지 관리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무분별한 산림 개발을 막기 위해 산림청이 지자체를 일정 부분 제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의 산림 관련 법률만으로는 이게 불가능하다. 산업부와 국토교통부가 개발을 허락하면 산림청이 이를 막을 근거가 없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의 협력이 필요하다.” 

13일 산림청은 장마 기간 산사태 피해액을 993억 원으로 산정했다. 김 교수는 현재 발생한 피해만 보지 말고, 산지 태양광으로 인한 산사태 피해 예방을 중심으로 정책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사태 위험지역이 산림청에서 조사를 하면 할수록 늘어난다. 전국 산지 전체에 대한 조사는 예산과 인력의 한계로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실제 산사태 위험지역은 더 많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1000억 원 가까운 피해액이 발생했는데, 산사태 예방 예산을 늘려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주간동아 1253호 (p28~30)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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