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61

2018.10.26

김맹녕의 golf around the world

스윙 시작하면 과감하게 마무리해라

첫 홀 드라이버 증후군

  • 입력2018-10-29 11: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shutterstock]

    [shutterstock]

    영어 단어 ‘지터스(jitters)’는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을 앞두고 느끼는 초조함과 불안함을 의미한다. 골프를 시작하는 첫 홀(스타팅 홀)에서 첫 드라이브 샷을 할 때 겪는 불안함을 ‘First tee jitters’라고 한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첫 홀 티샷 신경과민증’이다.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를 막론하고 첫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여러 명이 지켜보거나 상사 또는 초면의 동반자가 있을 경우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긴장하게 된다. 특히 페어웨이 양편에 OB(Out of Bounds) 말뚝이 있거나, 대형 연못 또는 벙커가 앞에 놓여 있으면 더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압박을 받으면 평소보다 스윙 리듬이 빨라지고,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미스 샷으로 이어진다. 핸디캡 20을 넘는 중하위 골퍼 85%가 첫 홀 티샷 시 매번 중압감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첫 홀 드라이브 샷의 결과가 18홀 내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골프 심리학자들은 이런 증후군에 대해 5가지 클리닉(Five ways to overcome your nerves on the first tee)을 제시한다. 

    첫째, 첫 홀 불안 현상은 다른 골퍼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지 못해 발생하는데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이 ‘집중(concentration)’이다.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접고 무심한 상태로 티샷하기 위해 공에만 초점을 맞춘다. 

    둘째, ‘신념(confidence)’이다. 평소대로 하면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강한 신념은 오랜 연습과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셋째, 리듬과 템포, 그리고 컨트롤(control)이다. 스윙을 시작했으면 과감하게 끝내야 하는데 결과가 두려워 머뭇거릴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난다. 공을 때리려 하지 말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 듯이 공을 지나가는 스윙을 하면서 일정한 템포와 리듬을 지킨다. 

    넷째, 첫 샷에 실패해도 18홀 내내 치는 샷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 OB가 나면 내 실력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토핑이 나면 잘 맞을 것이라는 징조로 보고, 스카이 볼이 나오면 1타 손해 봤다고 여기면서 ‘3온 1퍼트’로 파를 잡는다고 믿는다. 

    다섯째, 가벼운 운동과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샷에 들어가기 전 들숨과 날숨을 크게 쉬고,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 허리, 손목 등을 가볍게 푼다. 이를 통해 근육이 풀어지면 긴장감도 상당 부분 완화된다. 스웨덴 여성 골퍼 안니카 소렌스탐은 “풀스윙보다 4분의 3 스윙으로 티샷을 해 공을 페어웨이에만 보낸다는 생각으로 평소보다 스윙 스피드를 천천히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미국 골프 고수들이 흔히 말하는 “Well begun is half done(시작이 좋으면 반이 끝난 것과 다름없다)”는 명언을 기억하고 첫 홀 드라이버 증후군을 날려버려야 한다(get rid of first tee jitters).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