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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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노마드 퍼갤 올리리

세계 100대 코스 최연소 여행자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5-11-23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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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노마드 퍼갤 올리리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라운드한 뒤 손을 들어 환호하는 퍼갤 올리리.

    올해 32세인 퍼갤 올리리(Fergal O’Leary)는 8월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동쪽 해안에 자리 잡은 더반컨트리클럽(CC)에서 라운드를 마친 후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우승을 해서가 아니다. ‘세계 100대 코스’를 모두 도는 대장정을 마친 기쁨을 참지 못해 소리를 지른 것이다.

    전 세계 골프장 정보를 담은 영국 인터넷사이트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uk)에 따르면 전 세계 26명 골퍼가 ‘세계 100대 코스 마스터’로 집계되는데 올리리는 그중 최연소로 등재됐다. 올리리는 현재 미국 보스턴에 살고 있으며 양대 골프잡지 ‘골프매거진’과 ‘골프다이제스트’의 코스 패널이자 ‘톱100골프코스’ 미국 통신원이다. 100대 코스 마스터 대부분이 여유 넘치고 돈도 많은 중년 골퍼지만, 올리리는 젊은 데다 부자도 아니다. 그보다 골프여행이 삶의 큰 축을 이루는 여행광, 이른바 ‘골프 노마드(nomad)’란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올리리는 일찍부터 골프를 접했다. 포트마녹 골프장(세계 44위) 인근에 살면서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골프 여행가들을 보며 자랐다. 6세 때 아버지에게 선물받은 어린이용 클럽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세계 100대 코스 여행 계획은 2007년 세웠다. ‘골프매거진’에 나온 세계 100대 코스를 대상으로 정했는데, 그중 절반이 미국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올리리는 대학 시절 여름방학을 이용해 미국 명문 코스인 더컨트리클럽(세계 41위)에서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며 인맥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해 미국 50대 코스를 섭렵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어려운 건 프라이빗 클럽 부킹이었다. 전통 깊은 명문 회원제 골프장들은 갖은 인맥을 통해야 라운드가 가능했다. 다행히 캐디를 하면서 소개받은 회원과 골프장 관계자 가운데 일부가 그의 목표를 듣고 관대하게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주거나 부킹을 도와줬다. 인맥의 이너 서클(Inner Circle)로 일단 들어간 뒤로는 부킹이 쉽게 풀리기도 했다. 사이프러스포인트, 샌드힐스, 시네콕힐스,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GC) 등과 같이 회원 초청이 아니면 라운드가 불가능한 명문 코스를 인맥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다. 28세이던 2011년 올리리는 사우스다코다 서턴베이GC를 라운드하면서 ‘미국 100대 코스’를 마스터했다.

    올리리는 보스턴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는 일 때문에 자주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도 매번 골프와 연계했다. 출장 일정을 마친 뒤엔 시간을 내 주변 코스를 찾아다녔다. 각 나라의 문화와 생활 차이를 골프장에서 익혔다. 호주 태즈메이니아에 있는 반부글듄스에서는 캥거루가 페어웨이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중국 하이난섬 샹킹베이를 찾았을 땐 그늘집에서조차 코스요리 3개를 내는 중국인의 호사(豪奢)에 놀랐다. 일본에선 전반 홀이 끝나면 의무적으로 점심을 먹고 후반 홀에 나서야 했다. 돌아본 코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 조성된 세계 1위 코스 사이프러스포인트였다.



    3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세계 100대 코스를 마스터한 골프광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아직 세계 100대 코스에는 빠져 있거나 들지 않은 신설 베스트 코스가 수없이 많다. 호주 엘러스톤, 최근 개장한 케이프 위컴, 타라 이티, 야요디아링크스 등 앞으로 가야 할 코스가 많다.” 골프 노마드 올리리에게 ‘세상은 넓고 코스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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