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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for you

1000년을 이어온 순수한 맛

오스트리아 와이너리 슐로스 고벨스버그

1000년을 이어온 순수한 맛

캄프탈 지역 랑겐로이스 마을에 위치한 슐로스 고벨스버그와 성당.(위)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와인 저장고.(왼쪽) 미하엘 모오스부르거(왼쪽)와 볼프강 츠베틀 수도원장. [사진 제공 · 나루글로벌]

캄프탈 지역 랑겐로이스 마을에 위치한 슐로스 고벨스버그와 성당.(위)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와인 저장고.(왼쪽) 미하엘 모오스부르거(왼쪽)와 볼프강 츠베틀 수도원장. [사진 제공 · 나루글로벌]

오스트리아의 슐로스 고벨스버그(Schloss Gobelsburg)는 1000년을 이어온 와이너리다. 빈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와인산지 캄프탈(Kamptal)에 위치한 이곳이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1074년. 굴곡진 긴 역사를 견뎌낸 고벨스버그의 지하 저장고에서는 지금도 와인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고벨스버그는 여러 주인을 거치다 1740년부터 츠베틀(Zwettl) 수도원이 소유하고 있다. 19세기 초 이곳은 약 10만 병의 와인을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때 포로수용소로 쓰이면서 건물이 훼손됐고 보관하던 와인도 사라지고 말았다. 고벨스버그를 부활시킨 사람은 바우만(Baumann) 수사였다. 그는 미사주를 기반으로 삼아 오스트리아 클래식 와인의 기준을 수립했고 고벨스버그를 최고 와이너리로 끌어올렸다. 

1996년 바우만 수사가 은퇴하자 수도원에는 뒤를 이를 마땅한 인물이 없었다. 이때 수도원을 찾아온 사람이 미하엘 모오스브루거(Michael Moosbrugger)였다. 그는 호텔사업을 하는 집안 출신이지만 와인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자신을 포함해 손자까지 3대가 고벨스버그에서 와인을 생산하기로 수도원 측과 약속하고 총력을 기울였다. 그의 목표는 고벨스버그의 전통과 개성을 살리고 이를 다음 세대로 이어주는 것이었다. 

포도밭은 오래전부터 수사들이 유기농으로 재배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건강했다. 모오스브루거가 바꾼 것은 양조 방식이었다. 숙성 단계에 따라 저장고에서 와인 위치를 바꿀 때 대부분 배럴에서 와인을 퍼 올려 옮기지만, 그는 이 방법 대신 바퀴 달린 판에 배럴을 실어 위치를 바꾼다. 와인의 긴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배럴도 흔히 쓰는 프랑스산이나 미국산 오크 대신 고벨스버그가 자리한 랑겐로이스(Langenlois) 마을에서 자란 참나무로 만든다. 포도와 같은 땅에서 자라고 숨 쉰 나무여야 와인의 맛에 제대로 융화한다고 믿어서다.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랑겐로이스, 람, 스파클링 와인 브뤼 리저브(왼쪽부터). [사진 제공 · 나루글로벌]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랑겐로이스, 람, 스파클링 와인 브뤼 리저브(왼쪽부터). [사진 제공 · 나루글로벌]

고벨스버그 와인에서는 도나우강이 흐르는 캄프탈 지역의 깨끗함이 느껴진다. 마을 이름을 그대로 딴 랑겐로이스를 마시면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오스트리아 토착 품종인 그뤼너 펠틀리너(Gru‥ner Veltliner)로 만든 이 화이트 와인은 구조감이 탄탄하고 향긋한 들꽃과 상큼한 시트러스향이 산뜻하게 어우러져 있다.
람(Lamm)은 고벨스버그의 특등급 밭에서 자란 그뤼너 펠틀리너로 만든 와인이다. 질감이 부드럽고 묵직하며 레몬, 라임, 자몽 등 농익은 과일향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다. 마치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듣는 듯하다. 화이트 와인이지만 레드 와인 잔에 따라 마시면 향이 풍부하게 피어올라 훨씬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도 매력적이다. 그뤼너 펠틀리너, 리슬링(Riesling), 피노 누아(Pinot Noir)를 섞어 만든 브뤼 리저브(Brut Reserve)는 잘 익은 사과향이 감미롭고 신선한 생크림향이 은은하다. 기포가 섬세해 질감도 부드럽다. 식전주로도 좋지만 다양한 음식과도 두루 잘 어울린다. 

1000년을 이어온 맛 슐로스 고벨스버그. 이 와인의 순수함과 우아함은 나를 정화시키는 느낌이다. 고벨스버그 와인은 전국 와인숍과 나루글로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간동아 2018.08.15 1151호 (p78~78)

  •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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