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최신형 무인공격기 MQ-9A. [사진 제공 · 제너럴 아토믹스]
“北 양보 없이 제재 완화 없다”
북한은 미국 측에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즉각 던졌다.3월 16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발표했다. “4년간 발 편히 뻗고 잠자고 싶은 게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다른 제재·압박에 나설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미국을 피곤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위협(threat)의 사전적 정의는 ‘힘으로 으르고 협박하는 것’이다.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위협하는 것이 통례다. 반대의 경우 위협은 때로는 매를 버는 일이 되기도 한다.
북한의 ‘위협’이 있고 이틀 후 미국은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소스라치게 놀랄 조치를 발표했다. 3월 18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해군·해병대 관계자를 소환해 이른바 ‘배틀 포스 2045’(Battle Force 2045: 2045년까지 미 해군 전력 증강 계획)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여기서 해병대 고위 관계자는 인도·태평양지역에 최신형 무인공격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릭 스미스 미국 해병대 전투개발사령부 사령관은 하원에 “현재 중부사령부(서아시아·중앙아시아 담당 미군 통합전투사령부)에 배속된 해병대는 MQ-9A 리퍼(Reaper) 무인공격기 2대를 운용하고 있다. 향후 16대를 추가 조달해 각각 6대로 구성된 3개 편대를 편성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최신 무인공격기 운용 방침에 관해선 “미국과 괌, 하와이는 물론 동맹국과 우방국 기지에서 운용할 것이다. ‘해상 기반의 킬 체인(Maritime Based Kill Chian)’ 등 태평양지역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아시아·중앙아시아에 무인공격기 전력을 강화하고 이를 인도·태평양지역에도 전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MQ-9 계열 무인공격기의 인도·태평양지역 배치는 일견 놀랍지 않을 수 있다. 2001년 초도 비행한 오래된 기종이라 미 공군은 후속 기종을 알아보고 있다. 미 해병대가 배치하려는 최신 모델 MQ-9A의 제원과 기능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미스 사령관은 청문회에서 “새로 조달할 MQ-9A는 기존 모델보다 비행 거리가 개선됐다. 다만 탑재할 무기체계는 기밀이어서 공개적으로 언급할 순 없다”고 말했다.
中 칭다오도 작전 구역 안
전북 군산시 주한미군 공군기지. [뉴시스]
미국이 MQ-9A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곳은 한국 군산기지다. 군산기지는 무인기 운용에 특화된 곳으로, 미 육군의 MQ-1C 그레이 이글 무인정찰기 12대가 전개돼 있다.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군산기지에서 출격한 MQ-9A가 백령도 서북방 공해상에 나타나면 북한은 초긴장할 것이다. 평양이 공격 사정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무인공격기 초계가 시작되면 북한은 방공망을 완전 가동해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게 그 자체로 부담이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MQ-9A를 군산기지에 배치하면 산둥반도 칭다오가 작전 구역에 포함된다. 중국 해군의 주력 북해함대가 주둔한 곳이다. 또한 서해상 중국 군함의 움직임을 실시간 파악해 유사시 미국 해병대 대함미사일 부대와 폭격기 부대를 지원할 수 있다.
미 해병대는 올해 안으로 MQ-9A 18대를 전력화해 일선 부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아시아지역 배치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계속 ‘발편잠’(근심이나 걱정이 없어져 마음 놓고 편안히 자는 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하고 싶다면 미국을 자극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