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곳이 넘는 국내 골프장 중 가장 은밀한 곳은 어디일까. 분양 회원권이 25억 원으로 역대 최고가라는 신세계 트리니티클럽이나,운영위원회와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회원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클럽 문화를 중시한다는 나인브릿지를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은밀함의 정도를 따질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골프장은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다. 300명이 넘지 않는 회원에 1년에 6개월만 운영하고, 억만금을 가졌다 해도 기존 회원이 사망하지 않으면 신규 회원이 될 수 없는 곳이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세계 최고 갑부들이 회원이다. 이곳이 은밀함의 대명사가 된 배경은 골프장 탄생 비화에 숨어 있다. 아마추어 골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보비 존스가 친구들과 조용히 즐기고자 만든 코스기 때문이다. 세계적 선수였던 존스는 개장 후 아는 선수 몇몇만 초청한 ‘오거스타 내셔널 인비테이셔널’을 연다. 이는 나중에 최고 선수들만 초청받는다고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오거스타 내셔널 이상의 은밀한 스토리를 가진 골프장이 영국 스윈리 포레스트(Swinley Forest)다. 런던 도심 서쪽 스윈리 숲에 만들어진 이곳은 영국 코스 설계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리 콜트가 디자인했다. 개장 연도는 1909년. 지금도 코스에 들어서면 마치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코스는 넓지 않아 파68의 전장 6019야드(약 5500m)에 불과하다. 아담한 넓이에 태고의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소나무 한 그루마다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20~30m나 되는 높이와 위용을 자랑한다. 2014년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 54위에 올랐고, 3년 전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도 42위에 올랐다.
골프장의 폐쇄성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100년이 지났지만 골프장 대표도 없고, 스코어카드도 최근에야 만들어졌다. 진입로에 골프장이란 걸 알 수 있는 문패가 조그맣게 붙어 있을 뿐이다. 얼마나 은밀한지는 만들어진 배경을 알면 이해된다.
이 지역 영주였던 더비 백작이 서닝데일에서 골프를 치다 국왕 에드워드 7세와의 약속에 늦자, 국왕이 “백작 정도 되면 자기만의 골프장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핀잔을 줬고, 그에 압박을 받은 백작이 자기 영지에 코스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골프장을 만들고 싶은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왕의 압박으로 억지로 만든 코스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골프장 개장 이후 더비 백작은 친구들만 이용하게 했다. 그 전통이 오늘날에도 이어져 최근까지 극소수 회원과 그들에게 초청받은 선택된 소수 외에는 이곳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클럽하우스도 마치 가정집 거실 같다. 벽에는 더비 백작 사진만 걸려 있다.
전장은 짧아도 코스는 명품이다. 직선처럼 길게 이어진 2개의 오르막 파4 홀인 6번, 7번 홀은 챌린징하며, 후반에는 뱀처럼 휘어 내려가는 가장 긴 파4 12번 홀이 인상적이다. 파5 홀은 5번 홀 하나뿐이고 블루 티에서도 497야드(약 454m)에 불과하다. 반면 파3 홀은 후반 3개를 포함해 5개나 된다. 그린이 엄청 빨라 스코어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5개의 파3 홀이 하나같이 해리 콜트 특유의 유쾌하고도 난해한 도전을 안겨준다.
라운드를 마치면 감칠맛 같은 여운이 남고, 다시 돌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은밀한 정원 같은 코스니 말이다. 진달래가 곳곳에 피어 있고 5번 홀 티잉그라운드 옆으로는 개를 데리고 라운드를 하는 골퍼가 개에게 물을 먹일 수 있도록 조그만 수도꼭지도 조성해놓았다. 회원은 극소수이며, 왕궁이 가까워서인지 에딘버러 공작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 공, 그리고 차남인 요크 공작 앤드루 왕자까지 포함돼 있다. 엄격한 폐쇄정책을 지켜왔지만 최근엔 일반인에게도 라운드를 가끔 허용한다(office@swinleyfgc.co.uk).
하지만 은밀함의 정도를 따질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골프장은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다. 300명이 넘지 않는 회원에 1년에 6개월만 운영하고, 억만금을 가졌다 해도 기존 회원이 사망하지 않으면 신규 회원이 될 수 없는 곳이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세계 최고 갑부들이 회원이다. 이곳이 은밀함의 대명사가 된 배경은 골프장 탄생 비화에 숨어 있다. 아마추어 골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보비 존스가 친구들과 조용히 즐기고자 만든 코스기 때문이다. 세계적 선수였던 존스는 개장 후 아는 선수 몇몇만 초청한 ‘오거스타 내셔널 인비테이셔널’을 연다. 이는 나중에 최고 선수들만 초청받는다고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오거스타 내셔널 이상의 은밀한 스토리를 가진 골프장이 영국 스윈리 포레스트(Swinley Forest)다. 런던 도심 서쪽 스윈리 숲에 만들어진 이곳은 영국 코스 설계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리 콜트가 디자인했다. 개장 연도는 1909년. 지금도 코스에 들어서면 마치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코스는 넓지 않아 파68의 전장 6019야드(약 5500m)에 불과하다. 아담한 넓이에 태고의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소나무 한 그루마다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20~30m나 되는 높이와 위용을 자랑한다. 2014년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 54위에 올랐고, 3년 전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도 42위에 올랐다.
골프장의 폐쇄성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100년이 지났지만 골프장 대표도 없고, 스코어카드도 최근에야 만들어졌다. 진입로에 골프장이란 걸 알 수 있는 문패가 조그맣게 붙어 있을 뿐이다. 얼마나 은밀한지는 만들어진 배경을 알면 이해된다.
이 지역 영주였던 더비 백작이 서닝데일에서 골프를 치다 국왕 에드워드 7세와의 약속에 늦자, 국왕이 “백작 정도 되면 자기만의 골프장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핀잔을 줬고, 그에 압박을 받은 백작이 자기 영지에 코스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골프장을 만들고 싶은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왕의 압박으로 억지로 만든 코스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골프장 개장 이후 더비 백작은 친구들만 이용하게 했다. 그 전통이 오늘날에도 이어져 최근까지 극소수 회원과 그들에게 초청받은 선택된 소수 외에는 이곳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클럽하우스도 마치 가정집 거실 같다. 벽에는 더비 백작 사진만 걸려 있다.
전장은 짧아도 코스는 명품이다. 직선처럼 길게 이어진 2개의 오르막 파4 홀인 6번, 7번 홀은 챌린징하며, 후반에는 뱀처럼 휘어 내려가는 가장 긴 파4 12번 홀이 인상적이다. 파5 홀은 5번 홀 하나뿐이고 블루 티에서도 497야드(약 454m)에 불과하다. 반면 파3 홀은 후반 3개를 포함해 5개나 된다. 그린이 엄청 빨라 스코어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5개의 파3 홀이 하나같이 해리 콜트 특유의 유쾌하고도 난해한 도전을 안겨준다.
라운드를 마치면 감칠맛 같은 여운이 남고, 다시 돌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은밀한 정원 같은 코스니 말이다. 진달래가 곳곳에 피어 있고 5번 홀 티잉그라운드 옆으로는 개를 데리고 라운드를 하는 골퍼가 개에게 물을 먹일 수 있도록 조그만 수도꼭지도 조성해놓았다. 회원은 극소수이며, 왕궁이 가까워서인지 에딘버러 공작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 공, 그리고 차남인 요크 공작 앤드루 왕자까지 포함돼 있다. 엄격한 폐쇄정책을 지켜왔지만 최근엔 일반인에게도 라운드를 가끔 허용한다(office@swinleyfgc.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