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야 최고수로 등극한 신철호 씨(왼쪽)가 11월 5일 이준기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있다.
이거야 다들 아는 얘기니 시시하다. 밥 먹고 공만 치는 프로 선수 빼고 일반 아마추어 선수 중에서 고수를 따지자면 과연 누구일까.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하고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김남훈일까. 아니면 여자부 금메달을 딴 박결? 글쎄, 그들 역시 프로가 되려고 준비하는 선수들이니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자.
그래서 “일반 골퍼 가운데, 그러니까 재야 최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이제야 현실감이 든다. 보통 25세 이상의 프로가 아닌 이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찾아보자. 25세에서 55세까지는 미드아마추어, 55세에서 65세는 시니어아마추어, 그 이상은 그랜드시니어에 속한다. 그걸 주관하는 곳이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KMAGF·www.kmagf.co.kr)이다. 2009년 9월 KMAGF 발족 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듬해 6월 정식 창립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아마추어 랭킹 산정을 위해 1년의 시즌 스케줄을 만들어 운영한다. 여기에는 각 골프장의 클럽챔피언도 있고, 시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골퍼도 포함된다. 그야말로 일반 골퍼 중에 최고수는 모두 모여 있다.
KMAGF를 이끄는 이준기 회장은 72세지만 1995년 미드아마추어선수권 우승을 포함해 전국 단위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만 30승을 한 아마추어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07년에는 세계시니어선수권에서 우승도 했다. 이 밖에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일반인 고수들이 KMAGF에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그리고 전국에 산재하던 대회들이 하나의 시즌으로 묶이면서 각각의 포인트를 부여받았다.
시즌을 시작한 첫해인 2011년에는 11개 대회가 열렸으나 이듬해부터는 스폰서가 추가되면서 시즌 12개 대회가 진행된다. 이 중 메이저 대회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KGA(대한골프협회) 미드아마선수권, 볼빅배, KMAGF 회장배 한국미드아마챔피언십 등 3개이며 우승자에게는 400포인트를 부여한다. 그다음으로 배점 300포인트의 승주CC배, 브리지스톤골프배, 동원배가 있으며, 부산MBC배와 시티파크배는 배점 200포인트이고 나머지 카스코배, KGA 클럽대항전, KGA 한국시니어, 골프버디배는 우승 포인트가 100이다.
올해 최고수는 11월 5일 결정됐다. 경주 블루원 보문CC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메이저인 KMAGF 회장배 한국미드아마챔피언십에서 신철호 씨가 대회 이틀째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종합 3언더파 141타를 기록했다. 신씨는 정환 씨와 연장전에 들어간 뒤 6번의 연장 홀 승부 끝에 우승했다.
신씨는 한 달 전 열린 브리지스톤골프배 미드아마최강전(우승 포인트 300점)에서 3번의 연장전 끝에 이상수 씨에 이어 2위에 머물며 240포인트를 적립했고, 또 다른 메이저인 볼빅배와 KGA 미드아마선수권에서 각각 8위로 216포인트씩을 쌓으며 총점 1462포인트로 올해의 아마추어 최고수에 올랐다.
아마추어 랭킹 2위는 지난해 랭킹 1위였던 김양권 씨다. 올해 클럽대항전에서 우승하고 부산MBC 2위를 포함해 12개 대회 중 8개에서 톱10에 올랐으나, 대부분 포인트가 적은 대회였던 탓에 1418포인트에 그쳤다.
시즌은 4년째에 이르지만 점차 외연을 확대중이다. 올해부터는 미드아마선수권 우승자가 한국오픈에 출전했고, 내년부터는 미드아마 랭킹 1위가 매경오픈 출전 자격을 얻는다. 올해 재야 최고수 신철호 씨가 내년에 젊은 프로 선수들과 맞붙을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