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을 잘 관리해 여전히 젊은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속마음은 세상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남성으로 살아가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국 사회의 남성이 같은 나이 대 여성보다 더 젊어 보이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가을은 남자가 자신의 남성성을 발산하기 유리한 계절이다. 기온이 서늘해 옷으로 몸의 단점을 가리기에 좋으면서도, 계절 자체의 분위기까지 그러하다.
얼마 전 파이터 출신의 한 유명 남성 방송인은 패션의 완성은 옷이 아니라 ‘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40대 중년 남성에게 스타일의 완성을 몸에서 찾으라고 한다면 여간 불리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필자는 이 글을 쓰게 됐다. 몇 년 전부터 미디어의 영향으로 한국 남성은 딱 두 부류로 나뉜다. ‘식스팩이 있는 남성과 없는 남성.’ 필자는 이 건강하지 못한 명제의 함정에서 중년 남성이 어서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마흔 넘은 남자가 식스팩이 있다 한들 과연 ‘오빠’가 될 수 있을까. 마흔 넘은 중년에게는 닭가슴살로 연명하며 겨우 얻은 비정상적인 ‘식스팩’보다 건강한 ‘원팩’이 더 당당하고 멋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생각해보라. 식스팩을 고집해 수분 부족으로 얼굴이 급격히 노화하고 피부가 건조해져 자기 나이보다 열 살이나 더 들어 보이기보다 소위 말하는 ‘슈트빨’이 설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원팩을 유지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고 생화학적으로도 건강한 선택일 것이다.
일주일에 세 번, 20분씩 땀이 날 정도로 유산소운동을 하고 스쿼트(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와 레그 레이즈(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뻗어 들어 올리는 동작)를 3세트씩만 꾸준히 해도 3개월 안에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부럽지 않은 건강한 원팩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원팩이 준비됐다면 다음 몇 가지를 시도해보자.
미니멀한 윈드브레이커 필수
이번 가을·겨울 시즌 남성복 화두는 ‘고급스럽게 비격식화’다. 또 최근 수년간 사회 전반적으로 불고 있는 스포티즘의 영향으로 스포츠와 스트리트 웨어의 약진이 주목할 만한 요소가 됐다. 그렇다고 40대 이상 중년이 ‘비격식화’와 ‘스포티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자, 즉 젊어 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이 경향을 무작정 따라 했다가는 오히려 나잇값도 못하는 주책 맞은 이모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윈드브레이커 하나만 갖춘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원래 가을 같은 간절기에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 입기가 참 애매하다. 이런 경우 지난해까지 보통 카디건이나 조끼를 많이 권했지만 올가을에는 단연 윈드브레이커를 추천한다. 특히 스포티즘과 미니멀리즘의 경향으로 현란하게 여기저기 절개가 들어간 기존 등산복 스타일의 ‘알록이 달록이’ 바람막이가 아닌, 단색으로 시크한 멋을 내면서도 초경량인 하이브리드 윈드브레이커를 권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살로몬’이 이번 시즌 내놓은 블랙 윈드브레이커는 허리에 두꺼운 밴드 처리를 해 바람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기능성과 엄청나게 슬림해 보이는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결정체다. 기존 바람막이 점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슬랙스와 믹스 매치가 가능하고, 데님 진을 입으면 캐주얼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런 클래식하면서도 미니멀한 윈드브레이커를 찾기란 힘들다. 40대 남성에게 이런 윈드브레이커는 젊은 감성과 클래식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올가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잘생긴 나만의 아이코닉 재킷 찾기
가을 남자의 필수 아이템은 당연히 재킷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남자의 곁을 지키며 사랑받아온 브랜드에는 반드시 상징적인 재킷이 존재한다. 바로 아이코닉 재킷이다. 예를 들어 ‘브룩스 브라더스’의 감미로운 저지 재킷, ‘보기(Boggi)’의 실용적인 트래블 재킷, ‘톰브라운’의 트렌디하고 깡총한 스쿨 유니폼 재킷, ‘버버리’의 딱 떨어져 완고한 테일러드 재킷, 목 뒷부분에 펠트가 덧대어져 양복 깃을 분위기 있게 세울 수 있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하운드투스 재킷 등이 바로 대표적인 아이코닉 재킷이다.
올가을엔 ‘볼리올리’의 K재킷도 눈길이 간다. 이탈리아 정통 남성 정장 브랜드 ‘볼리올리’는 4대에 걸쳐 슈트를 만들고 있는 테일러 집안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2007년 K재킷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K재킷은 ‘가먼트 염색 공법’을 적용했는데, 염색한 원단으로 재단하는 전통 방식이 아니라 재킷을 다 만든 뒤 염색하는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 아주 오랫동안 즐겨 입었던 재킷 같은 매력이 묻어난다. 이 재킷은 또 남성 재킷이 주는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바꾼 혁신적 개념의 클래식 재킷이다. 남성의 자존심을 세우는 클래식한 재킷을 입고도 여전히 경쾌할 수 있는 K재킷을 입는다면 올가을, 싹쓸이다.
재킷을 갖췄다면 전체적인 느낌을 완성하는 세부 조정에 들어가자. 먼저 백팩이다. 메고 다닌다고 중고교생 학교가방을 떠올려선 안 된다. 최근에는 사회 초년생은 물론 30, 40대 남성에게도 어필하는 백팩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뉴요커처럼 신사복 정장에도 백팩을 메는 남성이 늘고 있다.
외관 디자인의 경우 사각형으로 더 단순해져 비즈니스 룩과 캐주얼 룩에 모두 어울린다. 심플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좀 더 복잡해졌다. 노트북PC 같은 IT(정보기술) 기기 수납을 돕는 크고 작은 주머니가 내외부에 많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팩을 양쪽 어깨에 메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요즘, 숄더백으로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백팩 제품을 추천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김수현의 백팩으로도 유명한 ‘쌤소나이트 레드’의 새 모델 올비도(Olvido)를 볼리올리 K재킷과 함께 매치한다면 차분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남자의 뒤태를 완성하기에 충분하다.
한때 나이 지긋한 중년 신사의 상징이던 페도라(fedora)! 최근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스타일의 자존감을 세우는 화룡점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절모의 일종인 페도라는 길이 6∼7cm 챙이 약간 말려 올라가고, 모자 상단인 크라운 중앙이 움푹 파인 디자인으로, 보온과 개성 연출을 겸한 가을 남성 패션의 주요 품목으로 최고다. 전통적인 모직 페도라 외에도 벨벳, 니트, 스웨이드 등 소재가 다양하고, 색상은 물론 챙 크기와 크라운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배우 소지섭과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처럼 젊은 남자 배우들이 페도라를 착용하면서 젊은이 사이에 유행하게 됐다. 탈모와 흰머리 등 헤어스타일 관리가 어려운 40대 이상 남성에게 페도라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패션 소품 아닐까.
얼마 전 파이터 출신의 한 유명 남성 방송인은 패션의 완성은 옷이 아니라 ‘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40대 중년 남성에게 스타일의 완성을 몸에서 찾으라고 한다면 여간 불리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필자는 이 글을 쓰게 됐다. 몇 년 전부터 미디어의 영향으로 한국 남성은 딱 두 부류로 나뉜다. ‘식스팩이 있는 남성과 없는 남성.’ 필자는 이 건강하지 못한 명제의 함정에서 중년 남성이 어서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마흔 넘은 남자가 식스팩이 있다 한들 과연 ‘오빠’가 될 수 있을까. 마흔 넘은 중년에게는 닭가슴살로 연명하며 겨우 얻은 비정상적인 ‘식스팩’보다 건강한 ‘원팩’이 더 당당하고 멋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생각해보라. 식스팩을 고집해 수분 부족으로 얼굴이 급격히 노화하고 피부가 건조해져 자기 나이보다 열 살이나 더 들어 보이기보다 소위 말하는 ‘슈트빨’이 설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원팩을 유지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고 생화학적으로도 건강한 선택일 것이다.
일주일에 세 번, 20분씩 땀이 날 정도로 유산소운동을 하고 스쿼트(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와 레그 레이즈(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뻗어 들어 올리는 동작)를 3세트씩만 꾸준히 해도 3개월 안에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부럽지 않은 건강한 원팩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원팩이 준비됐다면 다음 몇 가지를 시도해보자.
미니멀한 윈드브레이커 필수
이번 가을·겨울 시즌 남성복 화두는 ‘고급스럽게 비격식화’다. 또 최근 수년간 사회 전반적으로 불고 있는 스포티즘의 영향으로 스포츠와 스트리트 웨어의 약진이 주목할 만한 요소가 됐다. 그렇다고 40대 이상 중년이 ‘비격식화’와 ‘스포티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자, 즉 젊어 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이 경향을 무작정 따라 했다가는 오히려 나잇값도 못하는 주책 맞은 이모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윈드브레이커 하나만 갖춘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원래 가을 같은 간절기에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 입기가 참 애매하다. 이런 경우 지난해까지 보통 카디건이나 조끼를 많이 권했지만 올가을에는 단연 윈드브레이커를 추천한다. 특히 스포티즘과 미니멀리즘의 경향으로 현란하게 여기저기 절개가 들어간 기존 등산복 스타일의 ‘알록이 달록이’ 바람막이가 아닌, 단색으로 시크한 멋을 내면서도 초경량인 하이브리드 윈드브레이커를 권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살로몬’이 이번 시즌 내놓은 블랙 윈드브레이커는 허리에 두꺼운 밴드 처리를 해 바람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기능성과 엄청나게 슬림해 보이는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결정체다. 기존 바람막이 점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슬랙스와 믹스 매치가 가능하고, 데님 진을 입으면 캐주얼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런 클래식하면서도 미니멀한 윈드브레이커를 찾기란 힘들다. 40대 남성에게 이런 윈드브레이커는 젊은 감성과 클래식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올가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잘생긴 나만의 아이코닉 재킷 찾기
올가을 남성복 화두는 ‘고급스러운 비격식화’다. 이에 따라 정장 차림에 백팩을 메는 남성이 늘고 있다.
올가을엔 ‘볼리올리’의 K재킷도 눈길이 간다. 이탈리아 정통 남성 정장 브랜드 ‘볼리올리’는 4대에 걸쳐 슈트를 만들고 있는 테일러 집안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2007년 K재킷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K재킷은 ‘가먼트 염색 공법’을 적용했는데, 염색한 원단으로 재단하는 전통 방식이 아니라 재킷을 다 만든 뒤 염색하는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 아주 오랫동안 즐겨 입었던 재킷 같은 매력이 묻어난다. 이 재킷은 또 남성 재킷이 주는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바꾼 혁신적 개념의 클래식 재킷이다. 남성의 자존심을 세우는 클래식한 재킷을 입고도 여전히 경쾌할 수 있는 K재킷을 입는다면 올가을, 싹쓸이다.
재킷을 갖췄다면 전체적인 느낌을 완성하는 세부 조정에 들어가자. 먼저 백팩이다. 메고 다닌다고 중고교생 학교가방을 떠올려선 안 된다. 최근에는 사회 초년생은 물론 30, 40대 남성에게도 어필하는 백팩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뉴요커처럼 신사복 정장에도 백팩을 메는 남성이 늘고 있다.
외관 디자인의 경우 사각형으로 더 단순해져 비즈니스 룩과 캐주얼 룩에 모두 어울린다. 심플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좀 더 복잡해졌다. 노트북PC 같은 IT(정보기술) 기기 수납을 돕는 크고 작은 주머니가 내외부에 많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팩을 양쪽 어깨에 메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요즘, 숄더백으로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백팩 제품을 추천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김수현의 백팩으로도 유명한 ‘쌤소나이트 레드’의 새 모델 올비도(Olvido)를 볼리올리 K재킷과 함께 매치한다면 차분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남자의 뒤태를 완성하기에 충분하다.
한때 나이 지긋한 중년 신사의 상징이던 페도라(fedora)! 최근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스타일의 자존감을 세우는 화룡점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절모의 일종인 페도라는 길이 6∼7cm 챙이 약간 말려 올라가고, 모자 상단인 크라운 중앙이 움푹 파인 디자인으로, 보온과 개성 연출을 겸한 가을 남성 패션의 주요 품목으로 최고다. 전통적인 모직 페도라 외에도 벨벳, 니트, 스웨이드 등 소재가 다양하고, 색상은 물론 챙 크기와 크라운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배우 소지섭과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처럼 젊은 남자 배우들이 페도라를 착용하면서 젊은이 사이에 유행하게 됐다. 탈모와 흰머리 등 헤어스타일 관리가 어려운 40대 이상 남성에게 페도라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패션 소품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