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이 뜻하는 의미는 지속적으로 확대돼왔다. 과거 기업의 책임은 경제적 책임에 주로 국한됐다.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이 기업이 가진 책임의 전부로 여겨졌다. 현대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경제학자 아치 캐럴(Arch B. Carroll)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의 4단계로 체계화하면서부터다. 기업의 책임 영역에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환경 및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책임도 들어간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경영석학 마이클 포터가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 창출)’ 개념을 주창한 것이 벌써 3년 전이다. 포터는 CSV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가치사슬 확장에 따라 기업과 사회가 동시에 혜택을 볼 수 있는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기업은 응당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캐럴과 포터의 생각
이렇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의는 가장 소극적이고 기본적인 경제적 이윤의 창출에서부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사회적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공유가치 창출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확대돼왔다. 기업의 핵심 기능은 여전히 경제적 이윤 창출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확대된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행이 실제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가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기업은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가장 전문적인 집단이다. 기업의 문제해결 능력은 실제로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은 사실 대부분 기업의 발명품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재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전 세계에 제공한 것은 정부도 미디어도 아닌 구글이었다. 정보 수집과 유통 측면에서 구글은 어떠한 공공서비스보다도 뛰어난 경쟁력을 지녔다.
둘째, 기업은 작은 성공 사례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가장 적절한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은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항상 고민한다. 이윤을 창출하고자 위험을 기꺼이 짊어진다. 그리고 끊임없는 실험과 혁신을 통해 작은 성공을 모색하고, 그러한 성공이 확인되면 이를 누구보다 재빠르게 영향력이 미치는 전 범위로 확장한다. 다국적 운송 기업 TNT는 아이티 대지진 당시 긴급 구호물자를 공급하면서 자사의 유통망을 식량구호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TNT는 이러한 성공을 체계화하고 분석해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 전 세계로 긴급 식량구호 범위를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기업은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유일한 근원이다. 정부, 비영리단체, 비정부기구, 가계는 창출된 부를 순환할 수는 있어도 부 자체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그 대신 기업은 창출된 경제적 가치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후원함으로써 다른 사회 주체들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울 수 있다.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한 97개사의 평균 기부액은 83억2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개인의 기부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기부금이 기업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는 비영리단체가 활동할 수 있는 주요한 원천이 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재무적으로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충실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실증적으로 몇 가지 연구가 존재한다. 글로벌 사회적 책임 및 지속가능성 투자 벤치마크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과 비교해 실제 누적 주가수익률 측면에서 3.6%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는 높은 사회적 책임을 실행한 그룹이 낮은 사회적 책임을 실행한 그룹보다 4.8% 초과 재무성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사회문제 주범에서 신뢰할 만한 주체로
기업의 미래 성과에 사회적 책임 활동이 상당한 재무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믿음’은 꽤 진척을 보이고 있다.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성과의 통합을 지향하는 국제통합보고위원회(International Integrated Reporting Council·IIRC)는 2013년 말 사회적 책임 등 비재무 성과를 포함한 종합 보고 기준인 통합보고 프레임워크 첫 버전을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정보 공시 의무화 법안이 유럽연합(EU)의회를 통과했으며, 인도에서는 아예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이사가 참석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공식적으로 꾸리고 일정 부문을 사회적 책임 활동에 지출할 것을 법제화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사회가 기업에 기대하는 기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 비정부기구, 기업, 미디어의 사회적 평판과 이미지를 글로벌 스케일에서 조사해 발표하는 에델만 신뢰도 조사(Edelman Trust Barometer, 2014) 결과에 따르면, 기업은 평균 58%의 신뢰도를 획득해 64%를 획득한 비정부기구 다음으로 ‘믿을 만한’ 사회 주체로 평가되고 있다. 산업발전기에 기업이 사회문제 발생 주범으로 지목됐던 것을 생각하면 사회 변화가 감지된다. 이러한 인식 개선에는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한 점이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기업은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는 동시에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는 시선과 기대도 바뀌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기업들이 그 성취를 확대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경영석학 마이클 포터가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 창출)’ 개념을 주창한 것이 벌써 3년 전이다. 포터는 CSV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가치사슬 확장에 따라 기업과 사회가 동시에 혜택을 볼 수 있는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기업은 응당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캐럴과 포터의 생각
이렇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의는 가장 소극적이고 기본적인 경제적 이윤의 창출에서부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사회적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공유가치 창출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확대돼왔다. 기업의 핵심 기능은 여전히 경제적 이윤 창출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확대된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행이 실제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가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기업은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가장 전문적인 집단이다. 기업의 문제해결 능력은 실제로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은 사실 대부분 기업의 발명품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재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전 세계에 제공한 것은 정부도 미디어도 아닌 구글이었다. 정보 수집과 유통 측면에서 구글은 어떠한 공공서비스보다도 뛰어난 경쟁력을 지녔다.
둘째, 기업은 작은 성공 사례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가장 적절한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은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항상 고민한다. 이윤을 창출하고자 위험을 기꺼이 짊어진다. 그리고 끊임없는 실험과 혁신을 통해 작은 성공을 모색하고, 그러한 성공이 확인되면 이를 누구보다 재빠르게 영향력이 미치는 전 범위로 확장한다. 다국적 운송 기업 TNT는 아이티 대지진 당시 긴급 구호물자를 공급하면서 자사의 유통망을 식량구호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TNT는 이러한 성공을 체계화하고 분석해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 전 세계로 긴급 식량구호 범위를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기업은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유일한 근원이다. 정부, 비영리단체, 비정부기구, 가계는 창출된 부를 순환할 수는 있어도 부 자체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그 대신 기업은 창출된 경제적 가치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후원함으로써 다른 사회 주체들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울 수 있다.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한 97개사의 평균 기부액은 83억2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개인의 기부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기부금이 기업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는 비영리단체가 활동할 수 있는 주요한 원천이 된다.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2013년 10월 개최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국제 콘퍼런스에 수많은 기업인과 전문가가 참석했다.
사회문제 주범에서 신뢰할 만한 주체로
세계적인 경영석학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이 사회적 공유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사회가 기업에 기대하는 기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 비정부기구, 기업, 미디어의 사회적 평판과 이미지를 글로벌 스케일에서 조사해 발표하는 에델만 신뢰도 조사(Edelman Trust Barometer, 2014) 결과에 따르면, 기업은 평균 58%의 신뢰도를 획득해 64%를 획득한 비정부기구 다음으로 ‘믿을 만한’ 사회 주체로 평가되고 있다. 산업발전기에 기업이 사회문제 발생 주범으로 지목됐던 것을 생각하면 사회 변화가 감지된다. 이러한 인식 개선에는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한 점이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기업은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는 동시에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는 시선과 기대도 바뀌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기업들이 그 성취를 확대해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