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12월 미국 CBS ‘60분’ 쇼에 출연해 소형 무인기(드론·drone) ‘옥토콥터’를 이용해 가정배달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앞으로 4~5년 내에는 일반 서비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4~5년 안에 미국 연방항공청(FAA) 허가를 받아 드론 배달을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비쳤다.
방송에서 베저스 CEO는 아마존 물류센터 부근 10마일(16km) 이내에서 5파운드(2.27kg) 이하 물건을 배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배달 서비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소개했다. 고객이 아마존닷컴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고른 후 ‘프라임에어 30분 배달’ 버튼을 누르면 드론이 노란색 통에 상품을 담아 소비자 집 앞까지 배달하는 형태다. 그는 “물건 구매 뒤 30분 안에 배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드론은 소형 무인 비행기를 일컫는 용어로, 어른의 고급 장난감이나 방송 촬영 장비로 주로 활용됐다. 이런 드론을 이용해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이 무인 배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소 비용 배달 매력적 수단
언뜻 허황돼 보이는 이 계획은 아마존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기업이 미래 계획으로 세우고 실제로 이를 실현하려고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드론은 과연 유통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면 실현 불가능한 꿈일 뿐일까.
물류기업에게 가장 큰 고민은 비용과 시간이다. 최대한 빨리, 최소 비용으로 고객에게 물건을 배달해야 한다. 아마존 같은 대형 쇼핑몰이나 물류기업에게 드론은 이를 충족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아마존은 날개 8개가 달린 무인기 옥토콥터를 자체 개발했다. 베저스 CEO가 공개한 영상에서 옥토콥터는 물건 하나를 싣고 하늘로 날아올라 목적지로 향한다. 목적지 앞마당에 도착한 옥토콥터는 물건을 내려놓은 뒤 다시 날아 물류창고로 돌아간다.
이 영상만으로는 “실현되겠느냐”며 코웃음을 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실험을 하는 곳이 아마존만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물류회사 UPS도 소형 무인기를 활용한 배송 시스템을 최근 시험했다. 이 회사는 세계 220개 나라에 9만1700대 차량, 500여 대 항공기로 하루 평균 610만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국제 운송기업이다. UPS는 드론으로 자체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나르는 단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주요 공항과 도시에 있는 UPS 픽업센터에서 드론이 물건을 실어 나르는 것이다. 고객에게 직접 배송할 때 드론을 이용하면 물건 분실 위험 등 변수가 많아지지만, 센터와 센터 간 운송은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종합 물류기업 DHL도 마찬가지다. 무인 비행로봇 ‘파켓콥터’를 자체 개발하고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 시험 비행에서 파켓콥터는 독일 DHL 본사에서 라인 강 건너편으로 의약품을 담은 상자를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파켓콥터는 3kg 물건을 싣고 프로펠러 4개로 비행한다. DHL은 먼저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긴급 화물을 배송할 때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HL 홍보담당자 토마스 쿠치는 “무선으로 조종하는 파켓콥터는 50m 상공에 떠서 1km를 단 2분 만에 날아갈 수 있다”면서 “정확한 택배 위치 신호를 위성항법장치(GPS)로 보내는 방식이며 실제 배달에 나설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일어났다. 2013년 12월 30일 미국 FAA가 드론 상용화를 위한 시험비행장을 승인한 것이다. 선정된 곳은 알래스카대와 네바다 주, 뉴욕 그리피스 국제공항, 노스다코타 상무부, 텍사스 A·M대학, 버지니아테크다. FAA 측은 “총 24개 주에서 25건 지원을 받아 지난 10개월간 선정 작업을 벌였다”며 “지리, 기후, 기반기설,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6곳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드론 민간 상용화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기술보다 제도가 더 컸다. 그동안 FAA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정부기관의 공적 임무나 연구기관들의 연구용으로만 무인기 사용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시험비행장 운영에 문제가 없다면 FAA는 상업용 무인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허가를 해줄 개연성이 높다. FAA는 앞으로 5년 안에 무인기 7500대가 미국에서 운용될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에서도 무인 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운영체제(OS)가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항공기 컴퓨터 시스템을 제어하는 독자 OS인 ‘큐플러스 에어’를 개발해 국산 무인 항공기를 통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OS는 안전성 등 테스트를 거쳐 2017년 정도에 한국형 다목적 기동헬기(KUH)인 ‘수리온’에 최초 탑재될 예정이다.
사생활 침해 어떻게 하나
드론이 상용화하는 데는 ‘허가’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드론으로 사생활이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높다. 비디오카드가 담긴 드론은 다른 집 정원이나 고층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
랜드 폴 미 상원의원은 “드론 사용이 증가하면 드론이 뉴욕 상공을 비행하며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고 있는 당신이 도시 규정에 따라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잘하는지도 감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의 한 작은 도시에서는 드론이 나타나면 총으로 쏴버릴 수 있는 사냥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뿐 아니라 많은 사고를 유발할 개연성도 있다. 가장 먼저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드론이 항공기에 부딪히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드론을 이용해 테러를 할 수도 있다. 시스템 조작으로 다른 드론을 납치하는 좀비 드론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게다가 악천후나 고장 탓에 사람 머리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3년 9월 미국 맨해튼에서는 오후 퇴근시간에 드론 한 대가 건물에 부딪힌 뒤 지나가는 한 금융 분석가 앞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아찔한 영상이 방송으로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의 우려를 샀다. 그뿐 아니다. 사용자가 늘면 드론끼리 공중에서 부딪히는 사고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드론이 얼마나 효율적일지에 대한 답은 아직은 구하지 못한 상태다. 아마존에서의 판매량 가운데 5%만 무인기를 이용한다 해도 그 수는 엄청나다. 소음문제를 고려하면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론이 불러일으킬 유통혁명에 업계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실제 상용화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베저스 CEO는 아마존 물류센터 부근 10마일(16km) 이내에서 5파운드(2.27kg) 이하 물건을 배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배달 서비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소개했다. 고객이 아마존닷컴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고른 후 ‘프라임에어 30분 배달’ 버튼을 누르면 드론이 노란색 통에 상품을 담아 소비자 집 앞까지 배달하는 형태다. 그는 “물건 구매 뒤 30분 안에 배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드론은 소형 무인 비행기를 일컫는 용어로, 어른의 고급 장난감이나 방송 촬영 장비로 주로 활용됐다. 이런 드론을 이용해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이 무인 배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소 비용 배달 매력적 수단
언뜻 허황돼 보이는 이 계획은 아마존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기업이 미래 계획으로 세우고 실제로 이를 실현하려고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드론은 과연 유통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면 실현 불가능한 꿈일 뿐일까.
물류기업에게 가장 큰 고민은 비용과 시간이다. 최대한 빨리, 최소 비용으로 고객에게 물건을 배달해야 한다. 아마존 같은 대형 쇼핑몰이나 물류기업에게 드론은 이를 충족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아마존은 날개 8개가 달린 무인기 옥토콥터를 자체 개발했다. 베저스 CEO가 공개한 영상에서 옥토콥터는 물건 하나를 싣고 하늘로 날아올라 목적지로 향한다. 목적지 앞마당에 도착한 옥토콥터는 물건을 내려놓은 뒤 다시 날아 물류창고로 돌아간다.
이 영상만으로는 “실현되겠느냐”며 코웃음을 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실험을 하는 곳이 아마존만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물류회사 UPS도 소형 무인기를 활용한 배송 시스템을 최근 시험했다. 이 회사는 세계 220개 나라에 9만1700대 차량, 500여 대 항공기로 하루 평균 610만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국제 운송기업이다. UPS는 드론으로 자체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나르는 단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주요 공항과 도시에 있는 UPS 픽업센터에서 드론이 물건을 실어 나르는 것이다. 고객에게 직접 배송할 때 드론을 이용하면 물건 분실 위험 등 변수가 많아지지만, 센터와 센터 간 운송은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종합 물류기업 DHL도 마찬가지다. 무인 비행로봇 ‘파켓콥터’를 자체 개발하고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 시험 비행에서 파켓콥터는 독일 DHL 본사에서 라인 강 건너편으로 의약품을 담은 상자를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파켓콥터는 3kg 물건을 싣고 프로펠러 4개로 비행한다. DHL은 먼저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긴급 화물을 배송할 때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HL 홍보담당자 토마스 쿠치는 “무선으로 조종하는 파켓콥터는 50m 상공에 떠서 1km를 단 2분 만에 날아갈 수 있다”면서 “정확한 택배 위치 신호를 위성항법장치(GPS)로 보내는 방식이며 실제 배달에 나설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일어났다. 2013년 12월 30일 미국 FAA가 드론 상용화를 위한 시험비행장을 승인한 것이다. 선정된 곳은 알래스카대와 네바다 주, 뉴욕 그리피스 국제공항, 노스다코타 상무부, 텍사스 A·M대학, 버지니아테크다. FAA 측은 “총 24개 주에서 25건 지원을 받아 지난 10개월간 선정 작업을 벌였다”며 “지리, 기후, 기반기설,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6곳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 운송기업 독일 DHL의 모습(위). DHL은 무인 비행로봇 ‘파켓콥터’를 개발해 약 3kg 물건을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무인 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운영체제(OS)가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항공기 컴퓨터 시스템을 제어하는 독자 OS인 ‘큐플러스 에어’를 개발해 국산 무인 항공기를 통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OS는 안전성 등 테스트를 거쳐 2017년 정도에 한국형 다목적 기동헬기(KUH)인 ‘수리온’에 최초 탑재될 예정이다.
사생활 침해 어떻게 하나
드론이 상용화하는 데는 ‘허가’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드론으로 사생활이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높다. 비디오카드가 담긴 드론은 다른 집 정원이나 고층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
랜드 폴 미 상원의원은 “드론 사용이 증가하면 드론이 뉴욕 상공을 비행하며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고 있는 당신이 도시 규정에 따라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잘하는지도 감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의 한 작은 도시에서는 드론이 나타나면 총으로 쏴버릴 수 있는 사냥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뿐 아니라 많은 사고를 유발할 개연성도 있다. 가장 먼저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드론이 항공기에 부딪히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드론을 이용해 테러를 할 수도 있다. 시스템 조작으로 다른 드론을 납치하는 좀비 드론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게다가 악천후나 고장 탓에 사람 머리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3년 9월 미국 맨해튼에서는 오후 퇴근시간에 드론 한 대가 건물에 부딪힌 뒤 지나가는 한 금융 분석가 앞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아찔한 영상이 방송으로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의 우려를 샀다. 그뿐 아니다. 사용자가 늘면 드론끼리 공중에서 부딪히는 사고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드론이 얼마나 효율적일지에 대한 답은 아직은 구하지 못한 상태다. 아마존에서의 판매량 가운데 5%만 무인기를 이용한다 해도 그 수는 엄청나다. 소음문제를 고려하면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론이 불러일으킬 유통혁명에 업계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실제 상용화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