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008년 이후 대졸 공채에서 여성인력을 20% 선으로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분기별 1회씩 갖는 ‘멘토링데이’.
철강기업의 특성상 남성 중심 인력구조를 구축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포스코에는 여성의 소임이 적지 않다. 2008년 이후 대졸 공채 여성인력 채용 비율을 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또 앞으로 여성 엔지니어 인력을 확충하려고 이공계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별도의 홍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물론, 면접관의 여성 비율도 일정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이는 사무직에 비해 아직 비율이 낮은 현장직 여성인력을 적극 늘려나가기 위한 방안이다.
여성인력 채용장려 정책은 신입뿐 아니라 경력직에도 폭넓게 적용된다. 포스코는 2007년 국내 대기업으로선 최초로 생산직 주부사원을 채용한 이래 매년 기혼여성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힘써왔다. 지금까지 포스코의 제철소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주부사원은 40여 명.
올해도 포스코는 7월 8일부터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직업훈련교육을 시작했다. 훈련 과정을 거친 여성은 향후 제철소 생산직으로 근무할 것에 대비해 포항 미래창조아카데미에서 4주간 집합교육을 받은 후 배치 예정인 현장 부서에서 9주간 개별 직무훈련에 들어간다.
기혼여성 대상으로 직업훈련
험하고 고될 것 같은 제철소 현장에서 여성이 잘 적응하고 제대로 된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해 포스코 직업훈련생 교육과정을 통해 포스코에 입사한 김수진 씨는 입사 당시 세 자녀를 둔 주부였다. 현재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직원으로 근무하는 그는 “제철소 현장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4조 2교대인 근무환경이 가사노동과 직장업무를 동시에 해낼 수 있게 운영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포항제철소 제선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차주영 씨는 “고로는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아기처럼 돌봐주고 관리해야 한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관리하고 확인하는 측면에선 오히려 여성의 강점을 확실히 살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은지 씨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친언니처럼 도와주는 좋은 선배들 덕에 별다른 문제없이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개발에 더 노력해 원료·소결·고로 설비의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가족 중심의 건강한 기업문화 이끌어
포스코는 여성인력의 리더십 향상을 위해 그들과 그들의 롤모델이 교류하는 ‘멘토링데이(mentoring day)’를 운영하는 한편, 사내 온라인학습 동아리 ‘Women Leadership(여성 리더십)’을 지원하며, 사외 여성리더십 프로그램을 장려하는 등 여성인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성장의 기회를 갖도록 돕는다.
포스코의 여성인력 지원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남성인력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초기에는 남자끼리만 있던 작업공간에서 여성 동료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낯설어하는 분위기였고, 여성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이 오히려 “역차별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긍정적인 공감대가 남성인력 사이에 형성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성인력의 근무환경이 좋아지면서 남성인력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 전체적인 업무환경과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장 큰 성과는 가족친화적인 문화가 뿌리내린 점이다. 대표적인 가족친화인증기업인 포스코는 가족 단위의 주말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 등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회사에서 더 안정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포스코는 또 포항과 광양, 서울에 각각 10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편, 수유할 수 있는 여직원 휴게실도 운영한다. 법률로 정한 육아휴식 기간 1년을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는 보육지원 정책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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