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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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거문고 한 채

  • 정진규

    입력2013-02-01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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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덕사 거문고 한 채

    송지원이 지은 ‘한국 음악의 거장들’에 수록된 풍속화가 성협이 그린 ‘탄금’. 선비가 거문고를 타는 모습은 옛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백반 가루 붉은색 주머니 하나 기저귀처럼 사타구니에 차고 있는 옹골찬 오동나무 수덕사(修德寺) 거문고 한 채 아직도 싱싱하다 아직도 상하지 않고 울고 앉았다 그때 그대로다 눈길 헤치고 그 밤에 보러 간 고려 공민왕의 거문고 다정불심(多情佛心) 나도 백반 가루 붉은색 주머니 하나 한 채 내 노래의 사타구니에 차고 있다 그날부터! 꼭 거기여야만 효험이 있다

    노래 부르는 시인은 악기를 보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우리 악기에 대한 마음은 더 각별하다. 거문고를 통해 공민왕과 고려의 마음을 보는 선생 마음이 붉은색 주머니를 만들어 중심을 잡는다. 사타구니가 아니면 어떤가. 오늘 이렇게 따뜻한 노래주머니 하나 몸에 지니면 하루가 다정해 내일이 평화롭다. ─ 원재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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