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민주화 운동시절 투쟁의 대상이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참배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전하는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판세다. 실제로 언론계나 정가에선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손학규 대통령 후보-김두관 당대표 설’이 실현 가능한 구도로 그럴듯하게 번지고 있다. 따라서 문 의원이 대승적 차원이라며 결선투표를 전격 수용한 것에 대해 ‘정권교체를 앞둔 야권의 결정적 패착’이라는 분석까지 나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측은 ‘손학규의 본선 경쟁력’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왜? 손 상임고문이 바로 한나라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출신이 대선후보가 되는 게 싫은 것이다. 손 상임고문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보수 쪽이 아닌 진보진영과 친노(친노무현)세력에서 ‘트위터 낙인찍기 전쟁’을 벌인다.
@ond** : 한나라당 출신 박근혜와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가 대선후보가 된다는 건… 정말 끔찍하다…. “민주화세력이 세계화, 시장화 과제를 옳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70, 80년대식 좁은 민족주의와 하향평준화 시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 손학규가 민평련 지지를 구걸하고 있다.
@ond** : 한나라당에서 옮겨온 손학규가 민주당 후보가 된다는 건 친일파가 가면만 바꿔 대대손손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2007년 손 상임고문은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탈당이라는 것이 아주 커다란 멍에고 우리 정치에서는 일종의 천형과 같이 짊어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012년 5월 23일 대선 출마에 앞서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내 마음의 책임면제철’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한나라당 전력이 지금에 와서는 ‘주홍글씨’가 돼 내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그 ‘주홍글씨’가 자주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고 고백하면서 “유신체제가 끝날 때까지 나의 삶은 온통 박정희 독재와 정면으로 맞서 싸운 고난의 길이었다. …20대와 30대의 모든 청춘을 오직 민주주의에 바쳤는데 어쩌다 ‘한나라당’이라는 원죄에 갇혀 꼼짝을 못하는 것일까”라고 한탄했다.
그러나 진보, 친노세력은 날이 갈수록 그의 천형을 달궈진 조각칼로 후벼 판다. 대표적 진보 트위터 이용자인 레인메이커(@mettayoon)는 “손학규 후보가 7년 전 박정희 무덤에 가서 업적을 칭송했든, 최근에 갔든 그게 무에 대수인가. 뉴라이트 1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지독히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괴롭히던 일, 민주당을 무능하게 이끌었던 일들이 그의 과거인데”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대표적 진보 논객인 문성호 님(@jlpyungdad), 임현석 님(@imhyunsuk1)도 “손학규, 박정희 묘 참배 ‘박정희 대통령 역사적 업적 높이 평가’ http://pic.twitter.com/ZsQOgUKe” “손학규 멘붕? 참 나 어이가 없네. 그냥 그네랑 합작하지?”라고 조롱했다. 이들이 첨부해 리트위트한 사진은 손 상임고문이 경기도지사 시절인 2005년 10월 26일 ‘10·26’을 기해 박정희 묘를 참배하며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적 업적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한 신문기사 내용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며 “이제 손학규가 여러분을 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한 손 상임고문의 대척점에 “손 후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은” 진보층의 단단한 벽이 딱 가로막고 있다. 박정희를 고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