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프로젝트 비용을 놓고 고객사와 세 번째 협상을 앞둔 방 과장의 마음이 무겁다. 상대가 방 과장의 설득 논리에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 과장은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이번 마케팅 프로젝트의 효과를 확신한다. 그래서 그에 맞는 비용을 제안했다. 상대를 설득하려고 객관적인 분석 데이터와 다른 기업 사례도 자료로 제시했다. 그런데도 상대는 조금도 넘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몇 번 해봤는데 별 효과가 없더라”라며 비용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상대를 설득하려고 다시 한 번 근거 자료를 모은 방 과장.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가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방 과장의 협상은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협상가가 생각한다. “협상을 통해 상대의 생각을 바꿔 내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겠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은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갖고 상대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래서 협상은 힘들다.
이럴 때 해법이 있다. 바로 ‘내기 걸기’다. 협상에서 내기를 건다니 무슨 뜻인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1997년 미국 프로농구(NBA)팀 시카고 불스와 데니스 로드맨이 연봉 협상을 위해 만났다. 로드맨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자신이 있다며 9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단주는 “더 잘하겠다”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당시 로드맨이 툭하면 경기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욱하는 성격 탓에 경기 중 상대 선수는 물론 심판과도 시비가 붙기 일쑤였다. 그래서 구단주는 로드맨에게 “성실하게 경기에 출장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받고자 했다. 하지만 로드맨은 버티기로 일관했다.
생각을 바꾸지 않는 로드맨 때문에 골머리를 썩던 구단주는 결국 그의 생각을 바꾸는 걸 포기했다. 그리고 이렇게 제안했다.
“연봉은 450만 달러로만 한다. 단,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출장하면 100만 달러, 리바운드 왕을 따낼 경우 50만 달러, 60경기 이상 뛸 경우 경기당 18만5000달러를 주겠다.”
그 시즌, 로드맨의 성적은 놀라웠다. 리바운드왕 타이틀을 따낸 것은 물론, 전체 82경기 중 부상으로 빠진 2경기 외에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그 덕분에 로드맨은 자신이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1010만 달러를 챙겼다. 소속팀인 시카고 불스도 우승을 차지했다.
어떤가. 구단주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로드맨에게 “열심히 뛰라”고 설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건을 협상 이슈에 포함해 해법을 만들어냈다.
방 과장이 이런 방법을 쓰면 어떨까. 프로젝트 성공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대신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이라는 단서를 협상 조건으로 삼으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주로 인수·합병(M·A) 협상에서 많이 사용한다. 기업을 파는 쪽에서는 자산건전성 자료 등을 제시하면서 최대한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반면 기업을 사는 쪽에서는 잠재된 부실자산이 있을 수 있다며 최대한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한다.
이때 자기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며 맞설 필요가 없다. 내기를 거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인수 계약이 끝난 후 부실채권을 발견했을 때 그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조건을 넣는 식(이를 풋백옵션이라 한다)이다. 양측이 각자 주장하는 내용에 자신한다면 이런 조항을 통해 협상에 돌파구가 생긴다.
협상 상대가 절대 양보하지 않는 주장이 있다면, 그걸 바꾸려고 힘 빼지 마라. 그 대신 내기를 걸어라. 그러면 상대가 손해 봤다는 느낌 없이 협상장을 나가도록 만들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
방 과장은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이번 마케팅 프로젝트의 효과를 확신한다. 그래서 그에 맞는 비용을 제안했다. 상대를 설득하려고 객관적인 분석 데이터와 다른 기업 사례도 자료로 제시했다. 그런데도 상대는 조금도 넘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몇 번 해봤는데 별 효과가 없더라”라며 비용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상대를 설득하려고 다시 한 번 근거 자료를 모은 방 과장.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가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방 과장의 협상은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협상가가 생각한다. “협상을 통해 상대의 생각을 바꿔 내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겠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은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갖고 상대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래서 협상은 힘들다.
이럴 때 해법이 있다. 바로 ‘내기 걸기’다. 협상에서 내기를 건다니 무슨 뜻인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1997년 미국 프로농구(NBA)팀 시카고 불스와 데니스 로드맨이 연봉 협상을 위해 만났다. 로드맨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자신이 있다며 9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단주는 “더 잘하겠다”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당시 로드맨이 툭하면 경기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욱하는 성격 탓에 경기 중 상대 선수는 물론 심판과도 시비가 붙기 일쑤였다. 그래서 구단주는 로드맨에게 “성실하게 경기에 출장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받고자 했다. 하지만 로드맨은 버티기로 일관했다.
생각을 바꾸지 않는 로드맨 때문에 골머리를 썩던 구단주는 결국 그의 생각을 바꾸는 걸 포기했다. 그리고 이렇게 제안했다.
“연봉은 450만 달러로만 한다. 단,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출장하면 100만 달러, 리바운드 왕을 따낼 경우 50만 달러, 60경기 이상 뛸 경우 경기당 18만5000달러를 주겠다.”
그 시즌, 로드맨의 성적은 놀라웠다. 리바운드왕 타이틀을 따낸 것은 물론, 전체 82경기 중 부상으로 빠진 2경기 외에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그 덕분에 로드맨은 자신이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1010만 달러를 챙겼다. 소속팀인 시카고 불스도 우승을 차지했다.
어떤가. 구단주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로드맨에게 “열심히 뛰라”고 설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건을 협상 이슈에 포함해 해법을 만들어냈다.
방 과장이 이런 방법을 쓰면 어떨까. 프로젝트 성공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대신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이라는 단서를 협상 조건으로 삼으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주로 인수·합병(M·A) 협상에서 많이 사용한다. 기업을 파는 쪽에서는 자산건전성 자료 등을 제시하면서 최대한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반면 기업을 사는 쪽에서는 잠재된 부실자산이 있을 수 있다며 최대한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한다.
이때 자기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며 맞설 필요가 없다. 내기를 거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인수 계약이 끝난 후 부실채권을 발견했을 때 그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조건을 넣는 식(이를 풋백옵션이라 한다)이다. 양측이 각자 주장하는 내용에 자신한다면 이런 조항을 통해 협상에 돌파구가 생긴다.
협상 상대가 절대 양보하지 않는 주장이 있다면, 그걸 바꾸려고 힘 빼지 마라. 그 대신 내기를 걸어라. 그러면 상대가 손해 봤다는 느낌 없이 협상장을 나가도록 만들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