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는 하는 일이 다양하다 보니 그만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은 휴식과 운동요법, 물리치료로 치유할 수 있다.
인체의 자연치유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흔하게 생기는 요통은 2~3일 휴식으로도 호전되며,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역시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자연치유력도 노화가 시작되면 점점 쇠퇴한다. 노령기의 척추질환도 마찬가지. 이 시기가 되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의 효과가 떨어져 수술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절 전문 나누리병원 척추연구소 하성일 소장은 “퇴행성 척추질환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노년기에 주로 발병하며 서서히 진행돼 피해가기 어렵다. 노년기 척추질환은 활동을 제한하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노년의 삶을 위축시킨다”고 말한다.
퇴행성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 협착증,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퇴행성 디스크, 척추 전방전위증 등 다양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이 대표적이다.
노인이나 전신 질환자도 거뜬히 수술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내에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를 통해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척추관은 앞쪽 디스크와 뒤쪽 추궁, 후관절 등으로 싸여 있는데(사진 참조) 그 중앙으로 온몸으로 뻗어나가는 굵은 신경이 지나간다. 척추관이 좁아진다는 의미는 디스크 뒤쪽에 자리잡은 후관절이 두꺼워지거나 척추관 속에 있는 황색인대가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진다는 것.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허리나 다리의 통증, 저림과 무감각, 엉덩이 통증과 하지근력 약화 등이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은 걸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지만, 쪼그려 앉아 쉴 때는 증상이 좋아진다는 것. 처음에는 20~30분을 걸어야 다리가 저리고 아프던 것이 점점 심해지면 몇십m도 못 가서 쉬어가야 한다. 오래 서 있거나 걷기가 힘들어지고 허리를 앞으로 구부릴 때 더 편안한 게 특징이다.
하 소장은 “단순한 요통이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시행하지만 다리 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린 상태라면 수술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신경이 눌리면 신경으로 가는 혈관이 막혀 신경이 붓기 시작하며, 이것이 다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신경을 더 붓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따라서 치료가 늦어져 증상이 발까지 내려온 환자는 근력 약화, 마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척추관 협착증엔 전신마취를 하고 등 쪽을 10cm 정도 짼 후 신경을 누르는 척추뼈를 제거하는 척추고정술을 주로 시행해왔다.
척추뼈를 제거한 자리에 다른 뼈를 이식하고 나사못을 박아 고정함으로써 흔들리는 척추를 붙들어주는 것. 수술이 오래 걸리고 뼈가 완전히 고정되는 데만도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가 체력 부담을 느끼는 대수술이다.
문제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대부분이 노인인 데다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같은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당연히 대수술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수술법이 ‘미세현미경 감압술’이다.
말 그대로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척추신경을 누르는 부위를 정밀하게 깎아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방법. 등 절개 부위가 1.5~ 2cm로 작고, 현미경을 보면서 문제 부위만 긁어내므로 수혈이 필요 없다.
부위 마취로 30~ 40분이면 수술이 끝나는 데다 회복이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술할 때 뼈를 나사로 고정할 일이 없어 뼈가 아물어 붙는 과정이 필요 없으며, 수술 후 보조기 없이 활동할 수 있다.
부위 마취는 척추신경을 감싸고 있는 경막 바깥의 통증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주로 산부인과에서 분만통증 완화를 위해 사용한다. 마취를 해도 정신이 멀쩡하고 사지를 움직이는 데도 지장이 없지만 수술 부위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여기에다 위장 내시경검사 때 사용하는 수면 유도제를 쓰면 환자는 호흡을 유지하면서 전신에 부담감을 느끼는 일 없이 자고 일어나면 수술이 끝나 있다. 따라서 전신질환이 있거나 고령의 환자도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다. 부위 마취의 특장점은 수술 후 통증이 매우 적다는 점. 그만큼 회복도 빠르다.
척추수술의 진화는 무죄
미세현미경 감압술은 미세수술현미경이나 내시경, 초고속 수술용 드릴 같은 특수 장비를 사용하고 정교한 시술기법이 요구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시술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시술이 최근 환자의 부담을 더욱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됐다. UBF(Uniportal Bilateral Foraminotomy) 수술법이 바로 그것. 기존의 미세현미경 감압술이 양쪽 추궁(척추 뒷부분)에 구멍을 뚫어 치료했다면 UBF는 한쪽에만 구멍을 뚫어 그 사이로 현미경과 특수 장비를 넣은 뒤 신경을 누르고 있는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법(일측감압술)이다. 한쪽에만 구멍을 뚫으니 수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만큼 근육, 뼈, 관절 등의 손상도 적다.
미세현미경 감압술과 마찬가지로 수면 부위 마취로 수술이 가능해 당뇨, 고혈압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도 편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수술 당일부터 정상적으로 거동할 수 있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 소장은 “UBF 수술법은, 양쪽을 뚫어 수술하는 미세현미경 감압술과 비교했을 때 결과는 비슷하지만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거의 없으며, 절개에 따른 척추근육이나 척추관절의 손상이 적다”면서 “그만큼 척추수술 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수술 부위 통증이 적으며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속도가 빨라 몸이 약하고 합병증이 생기기 쉬운 초고령층 환자에게 특히 적당한 수술”이라고 말한다.
인체의 자연치유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흔하게 생기는 요통은 2~3일 휴식으로도 호전되며,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역시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자연치유력도 노화가 시작되면 점점 쇠퇴한다. 노령기의 척추질환도 마찬가지. 이 시기가 되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의 효과가 떨어져 수술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절 전문 나누리병원 척추연구소 하성일 소장은 “퇴행성 척추질환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노년기에 주로 발병하며 서서히 진행돼 피해가기 어렵다. 노년기 척추질환은 활동을 제한하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노년의 삶을 위축시킨다”고 말한다.
퇴행성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 협착증,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퇴행성 디스크, 척추 전방전위증 등 다양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이 대표적이다.
노인이나 전신 질환자도 거뜬히 수술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내에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를 통해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척추관은 앞쪽 디스크와 뒤쪽 추궁, 후관절 등으로 싸여 있는데(사진 참조) 그 중앙으로 온몸으로 뻗어나가는 굵은 신경이 지나간다. 척추관이 좁아진다는 의미는 디스크 뒤쪽에 자리잡은 후관절이 두꺼워지거나 척추관 속에 있는 황색인대가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진다는 것.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허리나 다리의 통증, 저림과 무감각, 엉덩이 통증과 하지근력 약화 등이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은 걸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지만, 쪼그려 앉아 쉴 때는 증상이 좋아진다는 것. 처음에는 20~30분을 걸어야 다리가 저리고 아프던 것이 점점 심해지면 몇십m도 못 가서 쉬어가야 한다. 오래 서 있거나 걷기가 힘들어지고 허리를 앞으로 구부릴 때 더 편안한 게 특징이다.
하 소장은 “단순한 요통이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시행하지만 다리 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린 상태라면 수술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신경이 눌리면 신경으로 가는 혈관이 막혀 신경이 붓기 시작하며, 이것이 다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신경을 더 붓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따라서 치료가 늦어져 증상이 발까지 내려온 환자는 근력 약화, 마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척추관 협착증엔 전신마취를 하고 등 쪽을 10cm 정도 짼 후 신경을 누르는 척추뼈를 제거하는 척추고정술을 주로 시행해왔다.
척추뼈를 제거한 자리에 다른 뼈를 이식하고 나사못을 박아 고정함으로써 흔들리는 척추를 붙들어주는 것. 수술이 오래 걸리고 뼈가 완전히 고정되는 데만도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가 체력 부담을 느끼는 대수술이다.
문제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대부분이 노인인 데다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같은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당연히 대수술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수술법이 ‘미세현미경 감압술’이다.
말 그대로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척추신경을 누르는 부위를 정밀하게 깎아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방법. 등 절개 부위가 1.5~ 2cm로 작고, 현미경을 보면서 문제 부위만 긁어내므로 수혈이 필요 없다.
부위 마취로 30~ 40분이면 수술이 끝나는 데다 회복이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술할 때 뼈를 나사로 고정할 일이 없어 뼈가 아물어 붙는 과정이 필요 없으며, 수술 후 보조기 없이 활동할 수 있다.
나누리병원 척추연구소 하성일 소장이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UBF 수술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위장 내시경검사 때 사용하는 수면 유도제를 쓰면 환자는 호흡을 유지하면서 전신에 부담감을 느끼는 일 없이 자고 일어나면 수술이 끝나 있다. 따라서 전신질환이 있거나 고령의 환자도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다. 부위 마취의 특장점은 수술 후 통증이 매우 적다는 점. 그만큼 회복도 빠르다.
척추수술의 진화는 무죄
미세현미경 감압술은 미세수술현미경이나 내시경, 초고속 수술용 드릴 같은 특수 장비를 사용하고 정교한 시술기법이 요구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시술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시술이 최근 환자의 부담을 더욱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됐다. UBF(Uniportal Bilateral Foraminotomy) 수술법이 바로 그것. 기존의 미세현미경 감압술이 양쪽 추궁(척추 뒷부분)에 구멍을 뚫어 치료했다면 UBF는 한쪽에만 구멍을 뚫어 그 사이로 현미경과 특수 장비를 넣은 뒤 신경을 누르고 있는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법(일측감압술)이다. 한쪽에만 구멍을 뚫으니 수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만큼 근육, 뼈, 관절 등의 손상도 적다.
미세현미경 감압술과 마찬가지로 수면 부위 마취로 수술이 가능해 당뇨, 고혈압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도 편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수술 당일부터 정상적으로 거동할 수 있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 소장은 “UBF 수술법은, 양쪽을 뚫어 수술하는 미세현미경 감압술과 비교했을 때 결과는 비슷하지만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거의 없으며, 절개에 따른 척추근육이나 척추관절의 손상이 적다”면서 “그만큼 척추수술 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수술 부위 통증이 적으며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속도가 빨라 몸이 약하고 합병증이 생기기 쉬운 초고령층 환자에게 특히 적당한 수술”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