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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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매매’만 호황인 나라

2012년 대한민국 성매매 실태 보고서… 1시간 이내 어디서나 가능

  • 글 |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smkoo87@daum.net

    입력2012-09-24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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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性매매’만 호황인 나라

    여전히 성업중인 서울 영등포의 집창촌.

    대한민국에는 나라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전 세계에 한류문화를 퍼뜨리며 승승장구하는 문화·정보기술(IT) 강국이고, 다른 하나는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성매매를 할 수 있는 ‘성매매공화국’이다. 지나친 과장이라고? 조금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우리 주변에 성매매 인프라가 얼마나 강력하게 형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비록 그 세가 많이 위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건재한 사창가에서부터 동네 구석구석까지 침투한 휴게텔, 키스방, 전화방, 그리고 불법 성매매를 일삼는 안마시술소, 룸살롱과 연계한 모텔, 거기에 고급 오피스텔까지…. 곳곳에서 성매매가 일상다반사로 벌어진다. 어디 그뿐인가. 인터넷을 통한 랜덤 채팅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성매매에 출장마사지, 조건만남, 일부 연예기획사를 매개로 한 스폰 성매매 등 그 형식도 무궁무진하다.

    성매매 특별법, 성매매 패러다임 바꿔

    성매매를 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1시간 이내에 완전히 낯선 여성을 만나 성매매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지금의 경제를 이룩했다는데, 대한민국 성매매 시장을 키운 것도 이 ‘빨리빨리’ 문화다.

    한국 성매매 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뒤바뀐 계기는 2004년 9월 23일 본격 시행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성매매 특별법이다. 그 전까지는 사창가라고 부르던 특정 지역과 룸살롱, ‘즉석 불고기’라고 부르던 서민 대상 유흥주점에서 성매매가 주로 이뤄졌다. 성매매 특별법은 그 같은 성매매를 막으려고 제정한 것으로 당시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관계당국은 공권력을 앞세워 사창가를 집중 단속했다. 아예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는 단속 의지만 보면 한국의 모든 성매매를 없앨 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성매매 업주나 성매매 여성은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이미 성매매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성매매 업소가 전멸하다시피하자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가 기존 오프라인보다 더 크고 광활하게 시장을 형성했다. 인터넷과 결합한 신종 퇴폐업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업소와 고객을 연결하는 성매매 사이트도 성행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성매매 업주들은 지금 같은 불경기에도 ‘대박’이라고 할 만한 수익을 낸다. 최근 경찰에 잡힌 한 업주는 외제차 2대를 몰고 다닐 정도로 적잖은 부를 축적했다. 성매매 특별법의 사실상 실패와 대한민국 성매매의 ‘불패신화’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사례다.

    한 성매매 업주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나 성매매 시장이 위축될 것에 대한 우려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그에게는 어떻게 하면 지금의 첨단 디지털 서비스와 성매매를 연결해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사업적 고민만 있었다. 그의 이야기다.

    ‘性매매’만 호황인 나라

    학생들이 오가는 길목까지 점령한 음란 광고지.

    “성매매 특별법이 없었다면 성매매 시장이 지금처럼 커지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에 인터넷 발달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당시 특별법은 성매매 업주들에게 ‘다른 길’을 고민하게 했고, 그 결과 지금 같은 새로우면서도 거대한 성매매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앞으로 성매매는 점점 더 음성화할 테고 단속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나친 자신감일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단속기관이 성매매 업주들의 네트워크 활용 능력을 따라오기 힘들다. 업주들은 돈을 들여 최고의 능력을 지닌 IT 엔지니어들을 고용해 일한다. 누가 이기겠는가. 물론 단속을 당하는 업주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 새 발의 피,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남성이 성매매를 한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오피스텔 성매매는 성매매 특별법이 만들어낸 최고 ‘히트작’이 아닐 수 없다. 오피스텔이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강력한 홍보수단을 갖췄다. 이제 더는 전화로 예약할 필요가 없다. 이메일이나 쪽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언제든 예약하고 성매매를 할 수 있다. 디지털을 활용해 성매매를 자주 한다는 김모 씨의 이야기다.

    최고 히트작은 오피스텔 성매매

    “예전에 사창가를 드나들 때는 아무리 술에 취해도 (사창가에) 들어가고 나올 때 뭔가 찜찜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그런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오피스텔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 민망함이 없을뿐더러 일부 오프라인 (성매매) 업소도 겉으로는 일반적인 바(Bar)나 카페 분위기를 하고 있어 아무런 심리적 부담이 없다. 예약 방법도 무척 간편하다. 요즘은 컴퓨터도 필요 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충분하다. 시간 맞춰 가면 나를 위한 모든 것이 세팅돼 있다. 심지어 여성의 스타일, 여성이 입는 옷까지 선택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맞춤 서비스’가 어디 있겠는가.”

    여기에 요즘 성매매 시장은 점점 더 ‘페티시’화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과거처럼 단순한 삽입 위주의 성매매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페티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다. 페티시에는 무엇보다 복장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 포르노 동영상에서나 볼 수 있는 섹시하고 화려한, 그리고 남성의 성욕을 자극할 수 있는 복장을 이용하는 것. 남성들은 사전에 업소에 연락해 자기 취향대로 여성 복장을 요구한다.

    ‘性매매’만 호황인 나라

    성매매 단속에 적발된 강남의 한 오피스텔.

    그 결과 이제는 속칭 ‘SM’까지 서슴없이 행해진다. SM은 사디즘(sadism)과 마조히즘(masochism)의 약자인 SM은 가학·피학행위로 성적 쾌감을 느끼는 행위를 가리킨다. 여성이 남성을 노예처럼 부리고, 남성은 거기서 성적 쾌감을 얻는다. 과거 성매매업소에서는 이런 SM 취향의 성적 행위가 거의 없었다. SM을 위주로 하는 업소가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매매 스타일이 다양화했다는 의미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SM 마니아’라고 부르는 한 남성의 이야기다.

    “페티시적 성향은 점점 발전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SM 마니아가 아니었다. 사소한 페티시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SM까지 온 것이다. 아마도 페티시 성향을 가진 많은 남성은 스스로 자신의 성향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느낄 것이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SM 성향의 남성이 생겨나고, 그와 동시에 관련 업소도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매매 시장 확대와 함께 가장 큰 문제는 성매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일반 여성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창녀’라고 부르는 특정 여성만 성매매를 했다. 그들은 남성의 성욕구를 해소해주고 돈을 버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여성이면 누구나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성매매에 나설 수 있는데, 특히 아름다운 20대 여대생이 성매매 공급자 상위 순위로 떠올랐다.

    일반 여성의 성매매 시장 유입 급증

    ‘性매매’만 호황인 나라
    그들이 벌어들이는 돈도 상상을 초월한다. 정상적인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한 달에 100만 원 남짓이고, 좋은 회사에 취직한다 해도 200만 원 정도 받는다. 하지만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면 하루에만 30만~40만 원, 한 달에 600만~800만 원을 번다. 그 또래가 그만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은 성매매 업소가 유일하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여성이 이런 큰돈에 초연할 수 있을까. 여성 대부분이 그렇지 않지만 이런 유혹에 넘어가는 여성도 생각보다 많다.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는 한 여대생을 어렵게 만났다. 그는 원래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연예인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 생계에 쪼들리던 그는 결국 성매매에 나섰다.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800만 원 정도. 매일 남성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힘들지만, 고급스러운 오피스텔에 머물면서 월 800만 원 가까운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불경기라도 성매매에 쓰는 돈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손님은 끝이 없고, 나는 돈을 긁어모은다. 내가 지금 어디에 가서 한 달에 800만 원을 벌 수 있겠나. 그래서 지금은 휴학하고 이 일에 올인한다. 남들은 내가 부도덕한 일을 한다고 지탄하겠지만, 나는 만족한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건 나한텐 즐거운 일이다.”

    여대생뿐 아니라 직장인, 심지어 가정주부까지도 성매매에 나선다. 자녀 학비를 벌기 위해, 혹은 ‘투잡’ 차원에서 성매매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특히 노래방 도우미는 가정주부가 성매매와 가장 확실하게 연결되는 직종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구나 보도방에 등록만 하면 그날부터 도우미 일을 할 수 있다. 도우미는 업소와의 연결고리가 약해서 얼마든지 남성 고객과 따로 만나 성매매를 할 수 있다. 이른바 ‘사적 관계의 성매매 여성’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찰 단속망에도 잡히지 않아 더 큰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남녀가 휴대전화로 연락해 장소를 정하니 경찰은 어디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지 파악할 길이 없다. 기존 단속망을 완벽하게 피해가는 새로운 유형의 성매매가 탄생한 셈이다. 한 남성의 이야기다.

    확산되는 성매매, 대안은 공창제?

    ‘性매매’만 호황인 나라
    “노래방 도우미는 대부분 30대 이상이다. 결혼 유경험자가 많아 그들도 어느 정도는 성적 욕구를 갖고 있다. 어떻게 해줘야 남성이 만족하는지도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도우미가 편하다.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도우미만 5명 정도다. 언제든 필요할 때 연락하면 만날 수 있고, 밥 먹고 술 먹고 성관계까지 즐길 수 있다.”

    일반 여성이 성매매에 나서면서 때로는 일반인으로, 때로는 창녀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사회 건전성 측면에서 치명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토록 광범위하게 퍼진 성매매를 막을 대책은 없을까. 현재는‘단속’ 외에 뚜렷한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다. 지금보다 더 체계적인 전담 단속반을 구성하고, 이 단속반에 과감하게 인적, 물적 투자를 해 성매매에 대응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일각에서는 제한된 지역에서 ‘공창제’를 시행하는 식으로 성매매 특별법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2004년 ‘미아리 집창촌’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던 김강자 전 총경이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공창제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공창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했다. 직장인 이모 씨의 이야기다.

    “오죽했으면 김 전 총경이 공창제를 주장했겠는가. 하다하다 더는 방법이 없으니 공창제를 주장하지 않았겠는가. 결국 단속만 해서는 절대 성매매를 뿌리 뽑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제라도 음성적인 성매매를 방치하지 말고 공창제를 시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지금의 불법 성매매에 대한 단속도 멈춰선 안 된다. 이렇게 양동작전을 펴면 성매매가 줄어들지 않을까. 외국의 경우 공창제를 시행한 이후 성범죄가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이제 공창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여성계의 목소리가 워낙 큰 지금 공창제가 시행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여성계가 공창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곧바로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성매매 문제를 뿌리 뽑으려면 단속을 더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강력범죄들이 잇따르면서 경찰력이 성매매 단속에 집중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매매를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어느 트위터리언의 표현을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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