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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EV 화재 리콜에서 현대차가 LG에 통 크게 양보한 까닭

1조 원 규모 비용 분담 ‘30 대 70 합의’ 이면에는…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코나EV 화재 리콜에서 현대차가 LG에 통 크게 양보한 까닭

지난해 6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지난해 6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3월 4일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코나 전기차(EV)를 비롯한 8만2000대의 리콜 부담에 합의했다. 현대차 30%, LG에너지솔루션 70% 비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통 큰 합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2월 24일 현대차는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EV(7만5680대)와 아이오닉EV(5716대), 일렉시티 버스(305대) 등 8만1701대를 자발적으로 전 세계에서 리콜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리콜 대상은 코나EV 2만5083대, 아이오닉EV 1314대, 일렉시티 버스 302대 등 2만6699대. 리콜 사유는 ‘배터리셀 제조 불량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다. 이들 3개 차종에 사용된 배터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공장에서 초기(2017년 9월∼2019년 7월) 생산한 고전압 배터리의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에 따른 내부 합선으로 불이 날 가능성이 확인된 것. 리콜 예상 비용은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더 낸 현대차, 시간 끌지 않은 LG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당초 업계에서는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면 거액의 리콜 비용을 두고 두 회사가 분담금 협상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더욱이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업체가 리콜을 놓고 협상하는 첫 사례인 만큼 분담금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화재 원인과 관련해 베터리 제조 불량에 무게를 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할 리콜 분담 비율이 최대 90%까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국토부는 코나EV 화재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배터리셀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충전맵 로직 오적용이 확인됐으나 화재 발생과의 연관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터리셀 제조는 LG에너지솔루션이, BMS 설계와 운영은 현대차가 맡았다. 

국토부 발표 직후 LG에너지솔루션은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국토부가 지목한 음극탭 접힘과 관련해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고, 현대차의 BMS 문제는 간접적으로 언급됐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럼에도 양사는 순조롭게 합의에 이르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종 결과 발표까지 시간을 끌지 않고 비용의 70% 수준을 내기로 했고, 현대차 역시 업계 예상보다 많은 30%를 부담하기로 했다. 리콜에 따른 품질 비용은 양사 모두 리콜 분담률과 기존 충당금을 고려해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현대차는 3월 4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종전 2조7813억 원에서 2조3947억 원으로 3866억 원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사 직전 법인인 LG화학이 재무제표에 이익 감소분을 반영했다. 같은 날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736억 원에서 1186억 원으로 줄었다고 정정 공시했다. 리콜 비용으로 5550억 원가량이 빠진 셈이다.


비온 뒤 땅 굳나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책임 공방’ 대신 ‘양보’를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 모두 전기차·배터리 협업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분석한다. 양사가 내세운 합의 배경은 ‘고객 불편 최소화’. 이면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공통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신차를 출시한다. 완성차와 배터리제조사 간 협업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충돌은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다.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용과 관련해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EV 책임 문제에 따른 갈등 때문일 것”으로 점쳤다. 그로부터 넉 달 뒤인 올해 2월 18일 양사는 정부 참여 하에 ‘배터리 대여·재사용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따라서 이번 합의 이후 양사의 ‘배터리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대규모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은 현대차·기아차 E-GMP 3차 물량을 따냈다. 단, 이 중에서 핵심 모델로 꼽히던 아이오닉7 글로벌 물량은 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물량을 2019년 말부터 추진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이 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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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80호 (p42~43)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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