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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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모바일 퍼스트’ 전략 통했다!

모바일 2채널 ·  텐텐프로모션  ·  간편결제로 고객 유인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7-10-17 1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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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홈쇼핑 업계에 파란이 일고 있다. 2011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으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홈앤쇼핑’이 개국 5년 만에 모바일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 중심축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홈앤쇼핑의 ‘모바일 선점’은 업계를 긴장케 하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월 이미 50%를 넘어섰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보다 20.5% 늘어난 64조91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34조7031억 원으로 2015년보다 41.9% 늘어났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 6조5600억 원을 기록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3년 새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현재 홈앤쇼핑의 월 평균 주문 건수에서 모바일의 비중은 77%에 달한다. 주문 10건 가운데 7~8건은 모바일에서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는 동종 업계인 GS홈쇼핑이 35%, CJ오쇼핑·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이 3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이다. 또한 홈앤쇼핑은 홈쇼핑 업계를 넘어 유통업계 전체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웹사이트 순위 분석업체 코리안클릭이 최근 발표한 8월 자료에 따르면 홈앤쇼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자사 순이용자 수 순위에서 홈쇼핑 업계 1위, 종합 순위 7위(11번가→쿠팡→위메프→G마켓→티몬→옥션 순)를 기록했다. 특히 홈앤쇼핑 앱만 사용하는 수치를 나타내는 단독 이용률은 14.2%로 종합 쇼핑몰 업계 1위, 전체 커머스 업계 3위(11번가→쿠팡 순)에 올랐다. 고객 충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홈앤쇼핑은 2013년 첫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시작했고, 2년 만인 2015년 이후 홈쇼핑 앱 부문 순이용자 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앱 설치 이용자 수는 지난해 기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홈앤쇼핑이 모바일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이유는 업계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함이었다. 최근에는 모바일 사업부에 모바일 상품본부를 신설하고 모바일 전담 MD를 배속했다. 상품 경쟁력과 쇼핑 편의성을 함께 끌어올려 모바일 모객 효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영업본부는 서비스 전략, 서비스 기획, 정보 보안 등 모바일 홈쇼핑 사업을 지원한다. e커머스 ‘쿠팡’ 출신인 최재훈 본부장이 2015년부터 조직을 지휘하고 있다.

    이 같은 ‘모바일 퍼스트’ 전략 덕에 홈앤쇼핑은 지난해 취급액 2조 원을 넘어섰다. 2012년 1월 영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이다. 개국 첫해 취급액 7068억 원으로 시작해 2013년 1조 원, 2014년 1조4300억 원, 2015년 1조7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시장에서 TV와 온라인 쇼핑의 경계가 무너질 것으로 판단하고 모바일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모바일 사업에 집중한 덕분인 거 같다. 처음 모바일 쇼핑을 시작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홈쇼핑의 주요 고객인 40, 50대를 모바일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앱 디자인도 최대한 단순하게 바꿨다. 또한 모바일로 주문하면 10%를 할인해주고 10%를 별도로 적립해주는 ‘텐텐프로모션’도 모바일 비중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모바일 전략 주요 키워드

    1. 방송시간 줄이고 노출 상품 늘려라!
    홈앤쇼핑은 지난해 11월부터 기존 1시간 내외로 고정돼 있던 제품 방송시간을 ‘40분’으로 대폭 줄였다. 보통 홈쇼핑은 20시간 생방송, 4시간 재방송으로 편성돼 하루 20개 내외 상품만 생방송으로 소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40분으로 줄이면 상품 수가 30개로 늘어나게 된다. 24시간이라는 유한한 방송시간 안에 더 많은 상품을 취급하려는 전략으로 생방송 시간을 단축한 것.

    그 결과 TV를 통한 주문량은 물론, 모바일 상시 판매 수요도 늘어났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이 충동구매를 부추긴다는 건 옛말이다. 오랫동안 방송을 시청한다고 물건을 다 사는 건 아니다. 오히려 홈쇼핑은 제품 정보를 얻는 창구로만 이용하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 오픈마켓이나 모바일로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홈앤쇼핑은 가격대가 비교적 낮은 중소기업 제품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 대신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소개한다는 전략이다.

    2. 방송 2개를 같이 본다?!

    홈앤쇼핑의 ‘프로그램 40분 편성’이 가능했던 건 그 뒤에 모바일 플랫폼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TV 생방송을 VOD(주문형 비디오)로 만들어 바로바로 모바일에 올림으로써 TV와 모바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것. 방송되는 상품 수가 증가한 만큼 히트 상품도 늘어났다.

    홈앤쇼핑은 7월부터 모바일 전용 방송 서비스인 ‘모바일 2채널’을 시행 중이다. 홈쇼핑 업계에서 모바일 전용 방송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홈앤쇼핑이 유일하다.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모바일에 동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메인 화면에 등장하는 건 1~2개에 불과하다. 반면 홈앤쇼핑은 모든 상품 설명이 동영상으로 구현된다.

    모바일 2채널은 상품 두 종류를 동시에 방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홈쇼핑의 경우 TV 생방송을 그대로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상품이 1개인 반면, 홈앤쇼핑은 라이브 방송(40분짜리) 1개와 재방송(40분짜리)   1개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이는 TV에서 방송된 상품을 또 한 번 모바일을 통해 동일한 조건으로 노출한다는 점에서 입점 업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셈이다. 재방송도 TV 쇼핑과 동일한 조건으로 쇼호스트의 안내에 따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 2채널에는 신규 론칭 상품을 우선적으로 편성해 중소협력사의 안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3. ‘길어야 1분’ 비디오 커머스

    홈앤쇼핑은 사진이나 텍스트를 이용한 상품 소개에서 벗어나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비디오 커머스 ‘길어야 1분’으로 고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모바일 앱의 ‘TV플러스’ 매장에서 이용 가능하며 영상 길이가 1분을 넘지 않는다.

    ‘길어야 1분’의 가장 큰 포인트는 ‘재미’다. TV 방송과 달리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상품 관련 정보를 영상에 담았다. 고객이 궁금해하는 상품의 특·장점만 쏙 뽑아 짧은 영상으로 만들기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보통 경쾌한 리듬의 배경음악(BGM)이 흐르고 쇼호스트 한 명이 나와 제품을 설명하는 식이다. 음식의 경우 쇼호스트도 없이 심플한 배경의 테이블에서 음식이 조리되는 과정만 보여주기도 한다.

    홈앤쇼핑 모바일을 자주 이용하는 주부 김서영(42) 씨는 “제품 설명이 동영상으로 돼 있어 이해하기 편하고, 쇼호스트의 요란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돼 ‘길어야 1분’ 영상을 자주 본다. 실제로 그 방송을 보고 구매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영상에 나온 제품을 클릭 몇 번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홈앤쇼핑은 은행통장계좌 등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팡팡데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처음 딱 한 번만 본인 명의의 은행통장계좌를 등록하면 계좌 잔액 내에서 상품 금액이 인출되는 방식이다. 공인인증서 저장과 갱신이 필요 없어 신용카드 등록, 개인인증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홈앤쇼핑은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직접 본 상품, 관련 있는 상품, 관심이 있을 것 같은 상품을 추천·제안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4. 10%대 수수료가 가능한 이유

    상품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은 개국 당시부터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와 소비자 권익 실현을 목표로 내세운 만큼 상품의 80% 이상이 중소기업 물건이다. 상품기획자들이 전국을 돌며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하는 ‘찾아가는 MD 설명회’도 해가 거듭될수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62번 설명회를 열었고, 2020년까지 매회 80회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홈앤쇼핑은 상품 공급자들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 이유 역시 모바일 판매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수수료는 판매대금의 30%가량인 반면 모바일 수수료는 10%대로 낮다. 이 둘을 합쳤을 때 ‘실제수수료율’은 지난해 기준 18.3%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대기업 상품의 경우 시간당 정해진 금액(정액제)이 있고, 또 물건이 팔릴 때마다 내는 수수료(보통 물품대금의 20%)도 있는데, 중소기업 상품은 수수료를 정액제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기업 상품에 비해 수수료가 조금 비싼 편이다. 하지만 홈앤쇼핑은 TV보다 모바일 이용객이 훨씬 많아 전체 수수료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홈앤쇼핑은 소비자와 소통에도 공을 많이 들인다. ‘모바일 고객평가단’(고객평가단)을 운영해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 월 1회 운영되는 고객평가단은 주 고객층인 40, 50대 여성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모바일 앱 사용 시 불편함은 없는지, 새로 시도한 마케팅은 만족하는지 등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를 반영한다. 새로 도입할 서비스의 검증 절차도 고객평가단을 통해 먼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객평가단은 동종 업계의 동향 파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고객평가단은 2015년 1기를 시작으로 현재 5기가 활동 중이며, 6개월마다 새로운 기수를 선발한다.  
     

    5. 모바일이 毒이 될 수 있다?



    홈앤쇼핑의 모바일 강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아마존, 이베이 등 글로벌 모바일 커머스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과연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모아져 있다.

    관세청이 5월 ‘2017 관세행정 수출지원 종합대책’에서 ‘글로벌 인터넷 쇼핑몰의 아시아 물류센터를 인천국제공항에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배송센터’를 짓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최근 아마존이 채용 사이트를 통해 한국 온라인 쇼핑 전문인력 채용을 알리면서 아마존의 ‘2018년 한국 진출설’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설이 현실로 이뤄지면 TV 방송에서 모바일로 중심축을 이동한 홈앤쇼핑이 자칫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전자IT미디어공학과 교수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는 부가통신서비스에 해당돼 홈쇼핑처럼 방송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으로는 규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아무런 방패막이 없이 같은 조건에서 정면승부를 벌여야 한다면 국내 오픈마켓은 물론이고, 홈쇼핑 모바일에도 분명 불리한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 교수는 롯데·CJ·현대 등 대형 홈쇼핑 업체가 재빨리 모바일로 전환하지 않는 데는 이러한 판단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마존의 국내 입성으로 업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진다면 홈쇼핑의 전통적인 사업 방식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모바일 시장은 대형마켓을 모바일 화면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가상오픈마켓으로 변해갈 것이 분명하다. 향후 홈앤쇼핑이 이러한 기술까지 접목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모바일 강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앤쇼핑은 T-커머스와 경쟁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대형 홈쇼핑이 겸영하는 T-커머스까지 포함해 국내 T-커머스 채널은 10개에 달한다. T-커머스도 녹화 영상, 즉 VOD를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홈앤쇼핑의 모바일 플랫폼과 비슷한 점이 많다. 현재 홈쇼핑 업체 가운데 T-커머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은 홈앤쇼핑이 유일하다. 최 교수는 “롯데홈쇼핑이 모바일 홈쇼핑과 T-커머스를 통합한 옴니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홈앤쇼핑이 지금 같은 모바일 강세를 이어가려면 지속적인 혁신과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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