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6

2014.12.08

상큼한 스파클링, 파티 분위기에 딱!

스페인 카바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입력2014-12-08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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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큼한 스파클링, 파티 분위기에 딱!

    코도르뉴 카바 와인. 롯데호텔서울의 레이디스 셀레브레이션 이벤트. 프레시넷 카바 와인(왼쪽부터).

    “각자 와인 한 병씩 들고 오는 걸로 하죠.” 요즘 와인 애호가들의 와인 파티는 주로 이렇게 이뤄진다. 정해진 가격 선에 맞춰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을 한 병씩 가져와 다양하게 시음하면서 즐기는 모임이 유행이다. 그런데 가져오는 와인을 보면 레드 와인이 대부분이다. 한국인이 특히 레드 와인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분위기를 띄우고 싶거나 살짝 튀고 싶다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가져가 보는 것은 어떨까.

    스파클링 와인 하면 가장 먼저 샴페인이 떠오르지만 샴페인은 가격이 대체로 비싼 편이라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이럴 때 딱 맞는 와인이 있다. 바로 스페인산 카바(Cava)다. 카바는 카탈루냐 말로 셀라(cellar)를 뜻하는데, 1870년대 초 호세 라벤토스(Jose Raventos)가 프랑스 샴페인을 본떠 개발한 와인이다. 스페인 토착 포도 품종인 마카베오(Macabeo), 사렐로(Xarel-lo), 파레야다(Parellada)를 블렌딩해서 화이트 와인을 먼저 만들고, 이를 일일이 병에 담아 설탕과 이스트를 넣은 뒤 병 안에서 2차 발효시켜 거품을 생성하는 샴페인 제조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샴페인의 고급스러운 풍미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좋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카바가 만들어진 지 140여 년이 지난 지금 스페인에서는 여러 회사가 카바를 생산하는데, 그중에서도 코도르뉴(Codorniu)와 프레시넷(Freixenet)이 양대 산맥으로 인정받고 있다. 코도르뉴는 1551년부터 와인을 생산해온 와이너리로 카바 창시자인 호세 라벤토스가 이 집안 출신이다. 코도르뉴는 스페인에서 부동의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데, 특히 클라시코 세코(Classico Seco)는 토착 품종이 주는 상큼한 사과향과 이스트 발효에서 오는 토스트향의 균형이 뛰어난 와인으로, 국제적인 카바 스테디셀러에 그 이름이 올라 있다.

    한편 프레시넷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바 브랜드다. 프레시넷 또한 1861년 설립한 와이너리로 스페인 카바 수출량의 56%를 차지하는데, 대표 카바로는 코든 네그로(Cordon Negro)와 카르타 네바다(Carta Nevada)가 있다. 고급스러운 검은 병에 담긴 코든 네그로는 미국 판매 1위 카바로, 저온 발효에서 오는 풍부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여운이 돋보인다. 유명 모델이 패션쇼 무대 뒤에서 200ml 작은 병에 빨대를 꽂아 마셨다는 일화 때문에 빨대 와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코든 네그로가 드라이한 반면, 카르타 네바다는 달콤한 카바로 반투명한 하얀 병에 담겨 있다. 독일에서 특히 인기인 카르타 네바다는 밝은 황금색이 매력적이며, 사과와 레몬 같은 산뜻한 과일향과 우아한 꽃향을 내뿜어 달콤한 여운을 선사한다.

    카바는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린다. 우리 안주 중에는 맵거나 짠 것이 많은데, 카바의 거품이 입안을 상쾌하게 씻어주기 때문에 너무 매운 음식이나 비릿한 건어물만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카바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코도르뉴와 프레시넷 모두 2만~3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카바로 연말 파티를 장식해보는 것은 어떨까. 풍부한 거품과 향이 분위기를 한층 북돋아줄 것이며 부담 없는 가격인 만큼 즐거움 또한 2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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