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4

2013.02.04

설에도 그놈의 정치 입씨름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입력2013-02-04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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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에도 그놈의 정치 입씨름
    설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어떤 이슈가 떠올랐을까. 세뱃돈? 때때옷? 고향? 귀경 전쟁? 명절 선물? 아니다. TV 프로그램이다. 하긴 연휴와 TV를 어떻게 뗄 수 있겠는가. 요는 SNS에서 거론되는 TV 프로그램이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나 배꼽 빠지는 개그 및 오락, 불후의 영화가 아닌 ‘정치 이슈의 재생산’이라는 점이다. 어휴…. 그놈의 정치! 설조차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더러운 세상(?)’이다!

    먼저 정치와 관련 없는 프로그램 하나. 설 연휴기간 MBC에서 방송키로 한 영화 ‘세 얼간이’가 SNS 상위를 점했다. ryuscall 님(@ryuscall)은 “구정 연휴 특선으로 MBC에서 ‘세 얼간이’를 방송할 예정입니다. 좋은 영화죠. 일단 배우들의 열렬 팬이라 더빙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분들이 적겠네요. 인도영화니까요”(리트위트 61건)라고 소개했다. MBC 공채 16기 성우 정재헌 씨(@jaeheony)도 적극 추천했다(리트위트 33건). 이 영화는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의 세 얼간이(천재 공학도 란초, 파르한, 라주)가 벌이는 ‘유쾌한 세상 뒤집기 한판’이다. “입시, 취업, 경쟁! 1등만 강요하는 세상이 아닌 진정한 꿈을 향해 레이스를 시작하라!”는 좌충우돌 감동 스토리라는 소개말!

    그러나 정작 SNS를 선도한 이슈는 따로 있다. “‘민주주의의 통로’에서 일하는 ‘정직한 감시자’/ 투표, 정보공개청구, SNS/ 사견(Personal Opinion)/ 개념 지향/ #GoodApps #taxre #gumiwater #희망승합차 #뉴스타파 #시민방송RTV”라고 자신을 길게 소개한 박대용 씨(@biguse)가 쓴 “기쁜 소식 하나. 구정 전에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이 시민방송 RTV를 통해 방송될 것 같습니다…”라는 트위트다. 리트위트 297건으로 1위다. 참고로 박씨는 한겨레 허재현 기자, YTN 해직기자 노종면 씨, 위키프레스 정영진 편집장, MBC 해직기자 이상호 씨 등 진보인사가 주요 폴로어다. 그의 트위트는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actormoon)이 리트위트했다.

    ‘한국의 흑역사’라고도 부르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역사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은 이승만(1부), 박정희 전 대통령(2부) 등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다룬 44부작으로 ‘좌우세력 간 목숨 건 정치투쟁’을 다룬 기록이다.

    이에 맞서 극우논객 지만원 씨(@jmw6422)는 “‘솔로몬’은 2주 정치·사회 분야 1위, ‘12·12와 5·18’은 5위, 유지타가 12위 되었습니다. 그만큼 진실이 널리 퍼지겠지요. 모든 분의 덕분입니다. 구정에 가족 모이면 5·18꽃 피웠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고군분투한다. 지씨는 ‘솔로몬 앞에 선 5.18’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이 2주간 정치·사회 분야 1위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이 트위트는 100건이 리트위트됐다.



    이렇듯 SNS는 설을 앞두고 치열한 이념전쟁 중인데, 대한민국 청와대(@bluehousekorea)는 “설 연휴 귀성 열차표, 미리 예매하세요~. 코레일은 구정 연휴 승차권을 1월 15일부터 이틀간 코레일 홈페이지와 전국 각역 창구에서 판매한다고 합니다”라며 독야청청이다. 한가하다. 다양한 이념의 대한민국! 가히 역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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