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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민 열망 지켜봤지 않은가 안철수 나서야 정권교체”

안철수 진심캠프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국민 열망 지켜봤지 않은가 안철수 나서야 정권교체”

“국민 열망 지켜봤지 않은가 안철수 나서야 정권교체”
11월 8일로 안철수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무소속 후보가 9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진심캠프를 꾸린 지 50일이 지났다. 안 후보의 ‘진심’에 국민은 ‘지지율’로 화답하고 있다. 그러나 다자 대결구도에서 2위에 머무는 안 후보 지지율에는 ‘안 후보 혼자서는 정치혁신도, 정권교체도 어렵다’는 국민의 속 깊은 뜻이 담겼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뜻과 요구에 화답하려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1월 6일 단일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누가 더 많은 국민의 마음을 얻어 야권 단일후보로 본선에 나설 것인지에 모아진다.

‘국민 앵무새’ 표현 맘에 들어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첫 회동을 가진 다음 날인 11월 7일, 박선숙 진심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빌딩 6층 캠프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본부장은 캠프사무실 입구 대기실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여기서 (인터뷰) 하자”고 말했다.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박 본부장의 태도는 수평적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캠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듯했다. 인터뷰는 전날의 안철수, 문재인 후보의 단일화 회동 얘기로 시작했다.

▼ 야권 후보 단일화에 임하는 안 후보 견해는 뭔가.



“정치를 혁신하지 않고서는 국민에게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단일화 과정은)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 동의를 얻는 과정이 돼야 한다. 안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 이후 박근혜 대세론은 깨졌고, 박 후보조차 정치혁신을 언급할 만큼 이번 대선은 처음으로 정치혁신이 주요 의제가 됐다. (안 후보가) ‘정치혁신과 새 정치에 대해 국민 앞에 약속하자’고 문재인 후보에게 제안했고, 문 후보가 받아들여 (단일화 회동이) 성사됐다. 단일화는 새 정치에 대해 국민에게 약속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정치공동선언이 중요하다.”

▼ 새정치공동선언에는 어떤 내용을 담게 되나.

“정치혁신에 대한 가치와 철학, 시대적 과제에 대한 안 후보와 문 후보의 공동약속을 담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약속에 국민이 동의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기존 단일화 논의가 방법론에 치우친 공학적 논의였다면, 이번에는 가치와 철학에 대한 공유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안 후보 측은 새정치공동선언이 ‘명분 있는 단일화’라는 점을 국민으로부터 추인받는 과정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안 후보 측에서 새정치공동선언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단일화를 통과해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는 국민이 잘 안다. 우리가 매번 ‘국민’을 앞세우니까 일부에서는 비난조로 ‘국민 앵무새’라고 얘기하는데, 나는 오히려 그 표현이 맘에 든다. 우리는 진심으로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가’를 기준으로 사고한다. 선거 때만 국민을 앞세우는 것은 낡은 정치다. (안 후보는) 선거과정에서부터 국민 기준에 맞추겠다고 약속했고, 실천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출마선언에서 밝힌 대로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을 안 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고 있다. 안 후보와 진심캠프는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다. (안 후보가) 지금까지 국민 열망을 대변하고 전달하는 구실을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국민 열망을 실천하는 일이 남았다.”

▼ 새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이 더 컸다면 안 후보가 단독으로 박근혜 후보를 앞서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 정치 현실은 보수 진영에 맞서 삼자 대결로는 이길 수 없다. 1970년대식 낡은 정치에 누가 이길 수 있느냐에 대해 국민이 지금까지 보여줬다. (야권이) 힘을 합해 이기는 것에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비전, 정치개혁에 대한 프로그램이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지가 문제다. 국민은 이미 양자대결을 기다린다. 국민이 (안철수, 문재인 후보에게) 지지를 나눠주고 있지만, 양자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조금 앞선다. 그렇지만 실제 투표율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간단치 않다. (단일화로) 1+1을 2로 만드는 것이 1차고, 거기서 3까지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정치혁신에 동의하는 국민연대로 정권교체를 향한 힘을 결집해야 이길 수 있다.”

▼ 결국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무엇을 위해 (두 후보가) 손을 잡는지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는 과정이 먼저다. (후보등록일까지) 남은 20일 동안 거의 2년에 해당할 만큼 수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 선거에서 은메달(2등)은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안철수 후보가 승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혁신을 이뤄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한데, 둘 다 이룰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안 후보다.”

정치 정상화가 정치혁신

▼ 국민적 기대가 신뢰로 이어지려면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안 후보에 대해 아직 미덥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

“(대선 출마선언 이후) 지난 50일간 지지율이 유지된다는 것이 답이다. 국민이 안 후보에게 보여주는 기대와 신뢰 외에는 (우리가 노력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까지 온 것도 기적 같은 일이다. (안철수 현상이 생긴 이후) 1년 동안 국민이 기다려줬고, 출마선언 이후 50일 동안 버텨준 것이다. (안 후보에게) 네거티브가 쏟아질 때도 캠프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유일하게 대응한 것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대변인 논평과 금태섭 상황실장의 ‘사실이 아니다’라는 자료 제시뿐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낸 자료보다 훨씬 풍성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많은 국민이 대신 싸워줬다.”

▼ 안 후보가 그토록 강조하는 정치혁신의 요체는 뭔가.

“정치 정상화다. 국민주권과 삼권분립의 원칙으로 돌아가 정도를 지키고 기본에 충실해야 진심의 정치가 실현된다. 기성 정치권에서는 답을 구할 수 없어 국민이 만들어낸 것이 ‘안철수 현상’ 아닌가. (정치가) 국민을 대변하고 민생을 우선시하면 죽어라 편 갈라서 싸울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낡은 기득권 세력은 한데 뭉쳐서 거꾸로 가려 한다. 또 재벌과 부자만 챙기려 든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지난 5년과 같지 않겠다’는 의지가 승리하는 것과 같다. 또 좀 더 광범위한 지지 속에서 승리를 일궈내면 보수 기득권 세력이 훨씬 약해져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해진다.”

▼ 안 후보가 밝힌 정치혁신안에 대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판 여론도 없지 않다.

“(안 후보가 밝힌) 여러 정치혁신안 가운데 국회의원 정수 줄이자는 얘기만 기억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작 안 후보가 강조한 것은 ‘대통령 권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국회를 존중하고 국회와 협의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군림하는 통치가 아니라 국민 의견을 경청하는, 그래서 국회와 늘 의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민주주의 기본 원칙인 삼권분립이 헌법이나 교과서에만 있는 얘기여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대통령이 청와대에 앉아서 장관임명권을 앞세워 정당을 줄 세우고, 정당에 지침을 내리면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돌격대가 되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 대통령 권한 축소가 정치혁신과 어떻게 연결되나.

“우리 헌법에는 국민 권리와 의무 다음에 국회, 그다음에 정부와 대통령이 나온다. 대통령 앞에 국회가 나와 있는 게 헌법 정신이다. (안 후보는) 대통령 권한을 축소해 감사원장을 국회로부터 추천받고, 사면권도 국회 동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현행법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국회 동의를 얻어 의석수를 줄인 바 있다. 국회의 헌신을 바탕으로 국회 동의를 받아 공적자금을 집행해 위기를 넘겼다. 당시도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내년에는 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각각의 권력기관이 헌법적 가치대로 정상화하고 고통을 분담하려면 대통령 권한 축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안 후보의 견해다. 대통령 권한을 축소할 테니, 재벌과 대기업, 검찰도 권한을 함께 줄이자는 취지다. 국회 의석 축소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 안 후보에게 국정운영을 법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국회의원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단일화하면 최소한 민주통합당이 정치혁신 방향에 공감하는 협력 정당이 된다.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을 민주통합당과 잘 합의해야 한다. 국회를 어떻게 운영할지, 대통령은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상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다.”

▼ 짧은 기간에 캠프에 참여한 인원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정치혁신과 새 정치에 동의해서 온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캠프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안철수다. 내 경우는 공직과 정치에 몸담았던 시간에 대한 부채를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

진심캠프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스펙’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 박 본부장을 돕는 윤형선 비서도 조그마한 정보기술(IT)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라고 했다. 그는 잠시 생업을 미루고 진심캠프에 합류해 타이프라이터 구실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변인실에서 근무하는 박소령 씨는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과정을 밟다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진심캠프에 합류한 경우다. 그는 얼마 전 케네디스쿨에서 함께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함께 ‘속지 않는 국민이 거짓 없는 대통령을 만든다’라는 책도 펴냈다. 독일 대문호 괴테는 “진심은 마음을 움직인다”고 말했다. 스펙이 뛰어난 이들을 진심캠프로 모여들게 만든 힘은 ‘안철수의 진심’일까, 아니면 ‘안철수 현상’을 만든 국민의 진심일까.

세상 바꾸려고 자발적 참여

▼ 네트워크형 캠프의 장단점은 뭔가.

“50여 일 동안 기존 당 조직을 바탕으로 한 선거캠프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게 일해왔다는 것 자체가 네트워크형 캠프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상하개념이 없는 실무적인 조직, 일과 소통 구조가 네트워크 캠프의 실제 모습이다. 기존 문법을 네트워크 캠프에 적용하면 불안하고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는 상식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기존 체계와 비교해 미숙함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인하대에서 존 로크의 말을 소개한 구절을 인용하자면, ‘새로운 의견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언제나 의심받고 대부분 반대에 부닥친다’.”

▼ 무소속 후보가 갖는 현실적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엄청난 핸디캡을 안고 있다. 캠프 사무실 외벽에 내건 플래카드 외에는 우리 정책과 비전을 담은 플래카드 하나도 내걸지 못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캠프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심을 다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안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후보에게 그랬던 것처럼 단일화 과정에 다시 한 번 ‘아름다운 양보’를 재연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국민과 함께 승리할 것이다.”

박 본부장과 인터뷰를 한 날 안 후보 캠프 곳곳엔 ‘D-42’라는 시간표가 붙어 있었다. 단일화를 향한 주사위는 던져졌고, 본선을 향한 안 후보와 진심캠프의 운명 초침도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은 것은 국민 선택뿐이다.



주간동아 862호 (p28~30)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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