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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단일화 셈법

준비된 여성 대통령 ‘마이 웨이’

새누리당, 야권 단일화 ‘이벤트’ 맞서 국정운영 능력 보여주기

  • 동정민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itto@donga.com

준비된 여성 대통령 ‘마이 웨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에 대한 기본 전략은 ‘마이웨이’다. 박 후보는 문재인(민주통합당), 안철수(무소속) 두 후보가 회동을 통해 단일화 협상을 선언한 다음 날 첫 번째 대응 메시지로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단일화 이벤트에 깜짝 대형 이슈로 맞불을 놓기보다 경제위기 극복과 글로벌 리더십을 통해 국정운영 능력을 극대화하고, 그와 동시에 여성 대통령 리더십을 통해 2040 젊은 여성층을 공략할 계획임을 밝힌 셈이다. 묵묵히 내 갈 길을 간다는 전략이다.

# 개헌 카드 끝내 내려놔

박 후보 측근들은 11월 6일 정치쇄신안 발표 이전에 여러 통로로 박 후보에게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했다. 4년 중임제로 개헌하면서 대선과 총선 임기를 맞추기 위해 다음 대선 날짜를 1년 6개월 정도 앞당기는 임기단축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울 경우, 이번 대선이 보궐선거 개념으로 가 안정적인 박 후보가 유리하리라고 계산한 것이다. 특히 아버지 영향으로 생긴 박 후보의 ‘독재’ 이미지를 희석하는 ‘권력 내려놓기’의 상징이 되리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임기단축 개헌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임기 시작 1년 내 개헌이나 2014년 지방선거 때 동시 개헌 투표 정도라도 내걸어 개헌을 이슈화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임기단축 개헌을 해야 한다는 보고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고보다 박 후보에게 더 많이 올라갔다”면서 “단일화 이슈에 맞대응하기 위해 2주 정도 끌고 갈 수 있는 대형 이슈로 개헌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끝내 이 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라고 왜 고민하지 않았겠느냐”며 “그러나 개헌은 대형 이슈 카드지만 국민이 원하는 이슈는 아니라고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좀 더 구체적인 개헌 공약을 건의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정치쇄신안 발표 전날 만나서 본인 구상을 밝히고 설득했다. 결국 박 후보는 원론적인 개헌 추진 의사는 밝히되 “대통령 선거용의 정략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 경제위기 극복과 여성 대통령론 투 트랙

박 후보는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일 뿐 아니라, 한중일 영토분쟁 등 외교·안보 차원에서도 격변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는 국정경험 능력을 앞세워 국정경험이 없고 단일화라는 이벤트에만 몰두하는 야권 후보와 이미지를 차별화하려는 전략인 것.

박 후보는 ‘경제위기 현장에서 답을 찾다’ 시리즈로 중소기업, 자영업자, 구직자, 서민금융, 대기업 현장을 방문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1월 9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지역 경제를 살피는 행보를 시작했다.

그동안 준비해온 각종 경제정책도 쏟아낼 전망이다. 특히 박 후보가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 투 트랙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 실천전략으로 경제민주화정책, 일자리와 경제성장정책, 가계부채대책 등 굵직굵직한 대책을 발표한다. 또 하나의 핵심인 교육정책을 선보이며 주거대책도 추가로 발표한다.

여성 대통령론도 주요 콘셉트다. 박 후보는 최근 연일 여성유권자연맹, 서울여대 등을 방문해 “여성 대통령이야말로 정치쇄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도 미국이 흑인 대통령이라면, 우리는 여성 대통령이라는 콘셉트로 연결 짓고 있다. 이는 수도권 2040 젊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기에 효과적이라는 전략에 따른 것. 곧 발표할 여성 및 보육정책은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내용으로 꾸릴 계획이다.

# ‘사회적 대타협 호소’로 “함께 갑시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 ‘마이 웨이’

11월 6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전국 수산인 한마음 전진대회에서 만났다.

박 후보의 숨겨진 핵심 포인트는 사회 대타협이다. 박 후보는 구체적인 정책 공약을 발표한 뒤 이달 안에 국민에게 고통 분담과 사회적 대타협을 호소할 계획이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한 관계자는 “대타협의 근본적인 고민 지점은 향후 예상되는 장기적인 L자형 저성장 기조라는 경제인식과 이를 국가가 모두 풀어줄 수 없다는 국가 한계론에서 비롯된다”며 “후보 등록 이전에 국민을 향해 고통을 분담하면서 함께 가자고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 측 한 관계자도 “처음에는 국민이 생각하는 ‘복지’ 수준과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재정’의 간극을 메우려고 대타협을 고민했지만 점점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대기업-중소기업, 기업-노조-비정규직, 나아가 대학-교사-학부모가 얽힌 대학입시까지로 대타협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11월 8일 경제 5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고통을 분담하려면 더 여유 있는 분들의 양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근로자 처지를 고려해 구조조정 차원의 해고를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후보는 노동계를 비롯한 각 경제주체도 만나 대타협을 호소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박 후보는 정치권이 먼저 고통 분담에 앞장서야 국민에게 대타협을 호소할 명분이 생긴다고 여기고, 11월 5일 대통령 후보인 자신뿐 아니라 정치권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조만간 노조단체를 찾아가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자제와 잡셰어링, 임금피크제 수용 등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10월 31일 한 특강에서 “제가 국정을 책임진다면 가장 먼저 사회적 대타협기구부터 만들어 온 국민이 위기극복에 힘을 모으도록 할 것”이라며 “사회적 대타협은 경제 주체 간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며, 신뢰를 보증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정부의 구실이자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 측은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사실상 최고 정책결정기구로 두는 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 노사정위원회와 달리, 국가 재정문제를 대타협의 핵심에 두면서 갈등을 빚는 이해관계 당사자 간 자율적인 조정이 아닌, 정부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합의를 도출, 새로운 국가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 측 한 관계자는 “대타협은 박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인 ‘신뢰와 실천’을 부각할 수 있는 동시에 야권의 포퓰리즘 공약과도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어젠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동안 제시한 공약의 재원인 27조 원을 마련할 방법과 사용처에 대해서도 발표할 계획이다.

# 총리 러닝메이트도 고심

야권 단일화의 대응 카드로 총리 러닝메이트는 계속 고심 중이다. 두 후보의 단일화에 맞춰 본인 임기와 같이할 총리를 미리 밝히고 정·부통령 러닝메이트처럼 활용한다는 것이 이 카드의 핵심 내용이다. 실무진에서 찾는 인재는 박 후보를 보완할 수 있는 호남 출신의 40~50대 참신한 인사다. 그러나 이번 총리의 경우 세종시에 내려가 내치를 주도해야 하는 만큼 국정운영 능력이 중요하다. 젊고 참신하면서 국정운영 능력까지 갖춘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비(非)영남이나 관료 출신 등 범위를 조금씩 넓히고는 있지만 아직 적합한 후보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동아 862호 (p26~27)

동정민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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