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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속 터지는 ‘아이돌봄서비스’

필요할 땐 없거나 자질 부족한 도우미, 홈페이지는 잦은 오류로 짜증 유발…여성부 “개선 중”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속 터지는 ‘아이돌봄서비스’

속 터지는 ‘아이돌봄서비스’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면 집으로 돌봄도우미가 파견돼 육아를 도와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동아일보]

최근 4개월간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결정한 경기 수원시의 김모(33·여) 씨는 아이를 맡기는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가족 중에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고, 사설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려니 시간당 1만 원 넘는 비용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주위 주부들로부터 추천받은 것이 여성가족부(여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다. 그러나 막상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려니 망설여졌다. 홈페이지 이용후기에 탐탁잖은 내용들이 있는 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 김씨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사소한 문제라도 있으면 꺼려진다”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돌봄도우미

아이돌봄서비스는 정부가 직장 여성의 육아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사설 베이비시터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육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이 서비스를 이용한 부모들에게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여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는 맞벌이가정이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잠시 아이를 맡겨야 하는 가정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아이돌봄서비스는 △시간제(일반형) 돌봄 △종합형 돌봄 △영아종일제 돌봄 △보육교사형 돌봄 등 4가지다.

시간제 돌봄은 만 3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돌봄도우미를 파견하는 것으로, 비용은 시간당 6500원이다. 종합형 돌봄은 시간제 돌봄과 지원 대상은 같으나 비용과 서비스가 조금 다르다. 아이돌봄에 가사서비스가 포함되며 비용은 시간당 8450원이다. 그러나 두 서비스는 모두 소득분위에 따라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실제 가정이 부담하는 비용은 책정된 것보다 적다. 영아종일제 돌봄과 보육교사형 돌봄은 만 3~24개월 영아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다. 영아종일제 돌봄은 월 200시간 기준으로 영아 인당 130만 원, 보육교사형 돌봄은 보육교사자격증을 가진 돌봄도우미를 파견하며 월 200시간 기준으로 영아 인당 156만 원이다. 두 서비스 역시 소득분위에 따라 월 120~200시간까지 정부가 비용을 지원한다. 사설 베이비시터 비용이 시간당 1만 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여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는 상당히 저렴하다.



이처럼 합리적인 비용에 정부가 공인한 돌봄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정책 도입 단계에는 맞벌이부부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문제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청한 뒤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맞벌이부부인 경기 성남시의 최모(30·여) 씨는 “영아종일제 돌봄서비스 신청을 1월 초에 했는데 선생님(돌봄도우미)이 부족해 5월 중순에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다”면서 “나는 운 좋게 4개월 만에 배정받았지만 주위 엄마들 말을 들어보니 6개월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며 아이돌봄서비스의 아쉬운 점을 밝혔다. 영아종일제가 아닌 시간제 돌봄서비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경기 부천시의 정모(33) 씨는 “아내가 병원 진료를 갑자기 받아야 해 일주일 전 시간제 돌봄서비스를 신청했지만 2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내가) 회사에 휴가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사설 베이비시터를 고용했다”고 했다.

이렇듯 돌봄도우미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서비스를 신청하는 가구에 비해 돌봄도우미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구는 2014년 5만4362가구에서 2015년에는 5만7687가구로 소폭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만5334가구로 급증했다. 그러나 돌봄도우미는 1만7089명으로 신청 가구의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도우미가 부족하니 대기자도 많다. 6월 기준 영아종일제 돌봄도우미를 배정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가정은 총 567가구. 같은 기간 영아종일제 돌봄서비스를 신청한 가정이 4066가구임을 감안하면 10가구 중 1가구는 돌봄도우미가 충원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아종일제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월 130만~156만 원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영아종일제 돌봄서비스는 사설 베이비시터에 비해 저렴하다. 사설 베이비시터는 월 170만~180만 원을 지불해야 고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돌봄도우미와 사설 베이비시터가 하는 일의 범위가 다르다. 사설 베이비시터는 육아 외에도 간단한 집안일까지 도와주지만 돌봄도우미는 육아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지난해 말까지 영아종일제 돌봄서비스를 이용한 서울 관악구의 안모(30·여) 씨는 “돌봄도우미의 육아서비스는 만족스러웠지만 아침마다 도우미의 점심식사까지 준비해야 해 좀 불편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여성부는 아이돌봄서비스 지출액에 대한 이용자 소득공제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아이돌봄서비스 더 저렴해야

속 터지는 ‘아이돌봄서비스’

여성가족부(여성부)의 아이돌봄서비스 홈페이지. 여성부에 따르면 최근 관리 업체와 로그인 방식을 바꿔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일 예정이다. [사진 제공 · 아이돌봄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그간 아이돌봄서비스는 홈페이지에도 문제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 과정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하고 4번의 홈페이지 서버점검을 거치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돌봄서비스 신청자의 불만이 많았다. 경기 군포시의 이모(29·여) 씨는 “올해 초 복직을 앞두고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고자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가입하는 데만 며칠 걸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돌봄서비스 홈페이지의 지속적인 오류는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업체의 경영 상태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이모(27) 씨는 “6월부터 직원이 줄기 시작하더니 8월부터는 급기야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다”며 “업계에서는 S사가 파산을 준비 중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S사 관계자는 “회사가 경영난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파산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아이돌봄서비스를 둘러싼 불만과 관련해 여성부 관계자는 “돌봄도우미 인력의 지속적인 확충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홈페이지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8월 홈페이지 관리 업체의 재무 상황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10월 업체를 교체했다. 교체 이후로는 홈페이지 관련 민원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11월 말까지 모바일 신청도 가능하게 해 좀 더 편리하게 돌봄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이돌봄서비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아이돌봄 시스템 변경안내 팝업창에 2016년 11월 8일부터 로그인 방식이 변경된다는 내용이 뜬다. 공지사항에는 ‘공인인증서 사용이 폐지됨에 따라 아이디가 없는 아이돌보미 및 기관파견 사용자는 아이디를 등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돼 있다. 여성부가 계속 말썽을 일으키던 공인인증서 사용을 포기하고 회원가입 한 번으로 간단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입 방식을 개편한 것이다. 






주간동아 2016.11.16 1063호 (p42~43)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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