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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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여행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국내외 8곳 … 취향·여건 따라 “골라 골라”

  • 입력2005-06-30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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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1. 산과 바다 어우러진 강원도 동해안 최미선/ 여행칼럼니스트대관령자연휴양림(1박)-울릉도(3박)-동해시(2박)-영월(2박)

    8박9일로 여유 있게 휴가를 떠난다면 동해안과 울릉도를 차분히 둘러보는 일정을 추천한다. 첫날은 대관령자연휴양림에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들어간다. 울릉도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3박4일 일정은 잡아야 한다. 울릉도에서 나오면 동해시로 이동, 오토캠핑장이 있는 망상해수욕장에서 해수욕도 즐기고 무릉계곡·천곡동굴 등을 돌아본다. 그리고 영월로 가 래프팅도 즐기고 폐교를 활용한 비산체험학교에서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색적인 체험을 하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첫날 머무를 대관령자연휴양림(033-641-9990)은 대관령 기슭에 자리한 곳으로, 숲이 울창하고 멋진 굴곡을 이루며 흐르는 휴양림 내 계곡물은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차다. 계곡 옆으로 통나무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이 있어 조용히 쉬기에 그만이다. 또한 숲 체험로, 야생화정원, 황토초가집, 물레방아 등도 마련돼 있어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하기에 좋다(7월은 이미 휴양림 내 숙박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8월에 이용하려면 6월28일부터 7월5일 사이에 예약해야 한다).

    다음날 아침, 묵호항(여객선터미널 033-531-5891)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울릉도행 배를 탄다(2시간20분 소요).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울릉도는 ‘신비의 섬’이라 불리는 명성만큼, 좌우로 우뚝 솟아 있는 기암절벽을 통과해 부두에 닿는 맛부터 독특하다.

    울릉도를 돌아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버스나 택시를 타고 섬 안을 둘러보는 육상관광(4시간 소요),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해상관광(3시간 소요), 천천히 걸으며 울릉도의 자연을 음미하는 트레킹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일반버스를 타고 가다 마음에 드는 경치가 나타나면 내려서 정처 없이 걷는 것도 좋다. 일반버스 1일권을 사면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어 버스 시간만 잘 맞추면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 도동을 기점으로 하여 출발하므로 숙소는 도동항 주변에 잡는 것이 편리하다.

    울릉도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도동항 좌우로 나 있는 해안산책로를 걷는 것이 좋다. 폭 1m가량의 좁은 길이 해안 절경을 따라 길게 이어진 모습이 아주 이색적이다. 해안산책로 끝까지 가면 행남등대로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행남등대는 울릉군청 뒤편에서 시작되는 길목에서 오르는 것이 더 운치 있다. 도동항 주변에서 묵는다면 해 질 무렵 망향봉전망대에 올라보는 것도 좋을 듯.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이곳은 특히 여름 밤이면 수많은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울릉도에서 나오면 동해시로 들어와 다음날 동틀 무렵 추암해수욕장에서 촛대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을 맞이한 뒤, 일명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무릉계곡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계곡 입구에서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4km 구간은 부담 없는 트레킹 코스로, 길 중간 중간에 볼거리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계곡 들머리에 있는 무릉반석은 수백명이 앉아도 끄떡없을 만큼 거대한 암반이 펼쳐져 여름 피서지로 그만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전용캠프장이 있는 망상해수욕장은 낭만적인 해변의 여름 밤을 보내는 데 금상첨화인 곳.

    또한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이라 칭할 만큼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영월 동강에서 즐기는 래프팅은 언제나 스릴이 넘친다. 고무보트를 타고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강줄기를 따라 내려오면 아름다운 자연 절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문산나루에서 출발하여 두꺼비 바위-어라연-만지-거운교에 도착(12km, 2시간 소요)하는 것이 기본 코스.

    영월군 주천면에 위치한 비산체험학교(033-374-1251)는 폐교를 활용해 만든 곳이어선지 들어서는 순간부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주변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맛도 좋고, 저녁에는 운동장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얘기 꽃을 피우기에도 그만이다. 이곳에서는 말린 들꽃으로 목걸이·열쇠고리·엽서 등을 만드는 ‘꽃누르미 체험’을 할 수 있고 직접 만든 작품들은 여행 기념 선물로도 훌륭하다.

    기본 경비>> 대관령자연휴양림 입장료 1000원, 숙박료는 규모에 따라 4만4000원에서 9만원, 울릉도 여객선 왕복료 8만5000원, 울릉도 내 관광버스 이용료 1인당 1만5000원, 택시 관광료 1대당 8만원, 일반버스 1일권 1만3000원, 민박요금 3만~5만원, 케이블카 이용료 9000원, 무릉계곡 입장료 1000원, 캠핑카 이용료 주중 4만원 주말 10만원, 비산체험학교 1박2일 프로그램(꽃누르미 작품 만들기, 고추 따기, 숙박, 3식 제공에 1인당 3만원), 동강래프팅 2만~2만5000원

    2. 산 많고 물 많은 땅, 중국 김재훈·정재희 부부중국 윈난성 7박8일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윈난성의 리장.

    생명보험협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각각 근무하는 우리 부부는 1995년부터 매년 동남아 지역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매번 아들 도연이도 함께 여행했지만, 중학생이 되자 혼자 배낭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해 7월25일부터 우리 부부만 중국 윈난성으로 7박8일의 여행을 했다.

    비행기로 4시간10분이 걸려 쿤밍에 도착했다. 2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있는 쿤밍의 날씨는 1년 내내 선선하다.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가서 리장행 침대버스를 예약했다. 그리고 시내버스를 타고 소수민족촌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윈난성에 사는 다양한 소수민족의 생활상과 문화를 한곳에 재현해놓고 있다. 덕분에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산족들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상업성이 가미되다 보니 어딘지 부자연스러워 아쉬움이 남는다. 2시간쯤 민족촌을 둘러보고 터미널로 돌아와 리장행 버스에 올랐다. 달리는 버스 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여행경비: 항공권은 70~9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현지 물가가 매우 싸기 때문에 20만원이면 일주일 동안의 숙박비와 식비, 교통비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 몇 천원 수준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한다. 지역과 지역 사이를 이동하는 기차와 버스의 요금도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 및 기차시간표 등의 정보는 민병규의 인도엿보기(indiascent.com)에서 얻을 수 있다.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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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를 일주하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일부만 여행하는 코스라면 7박9일로도 가능하다. 아프리카에서 2년간 살면서 르완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여행칼럼니스트이자 씨아이애드 기획팀장 권기정 씨가 제안하는 7박9일의 아프리카 배낭여행.

    ① 동아프리카 케냐

    ·일정

    1일 서울-뭄바이-나이로비2일 새벽에 나이로비에 도착, 이곳에서 그레이트 리프트밸리(세계 최대의 지구대)를 경유해 나쿠루로 이동, 플라밍고로 유명한 나쿠루호 국립공원 사파리 관광, 나이바샤로 이동3일 나이바샤 호수 관광, 헬스 게이트 관광, 호주 주변 자전거 하이킹4일 나이로비로 이동, 나이로비 시내 관광, 야간버스를 타고 말린디로 이동5일 새벽에 말린디에 도착, 동아프리카 최대의 수풀지대 소코케 포레스트와 새 서식지인 미다크릭 관광6일 이슬람 향기 가득한 라무섬으로 이동, 야간버스를 타고 나이로비로 이동7일 나이로비 시내 관광, 보마스 오브 케냐(민속촌)·카렌블릭센 박물관·지라프센터 등 관광8일 나이로비 출발9일 서울 도착

    ·항공 및 현지 교통편: 대한항공이나 케냐항공을 이용해 나이로비로 이동한다. 현지 교통편은 현지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이용해 확보한다.

    ·예상경비: 7월 성수기 기준으로 약 240만원(항공료 133만원, 비자 50달러, 관광비 500달러, 숙박료 75달러, 교통비 40달러 등). 샤워시설을 갖춘 호텔 숙박료는 평균 10~15달러며 식사값은 4~6달러 수준이다. 나이로비에서 말란디로 가는 버스는 편도 10달러이며, 나이로비 시티 투어는 50달러 수준

    ② 남아프리카공화국+짐바브웨+보츠와나

    ·일정

    1일 서울 출발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도착, 비행기로 빅토리아 폭포로 이동해 관광3일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110m에서의 번지점프와 잠베지강 래프팅4일 보츠와나 초베 사파리 관광5일 항공편으로 요하네스버그로 이동6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를 타고 케이프타운으로 이동해 펭귄섬과 테이블 마운틴 등 관광7일 다시 요하네스버그로 이동8일 홍콩으로 이동9일 서울 도착

    ·항공편: 남아프리카항공사에서 홍콩을 경유해 요하네스버그 및 빅토리아 폭포로 가는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예상경비: 7월 성수기 기준으로 290만원(항공료 170만원, 비자 60달러, 관광비 50달러, 교통비 100달러, 숙박료 75달러, 기타 비용 등)

    밤새 달려 리장에 도착하니 아침 7시. 숙소에 짐을 풀고 리장 시내를 구경하러 나왔다. 리장은 전통가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전통가옥 사이로 빙하물이 흐르고 개천가에 늘어서 있는 노천카페가 참으로 낭만적이다. 다음날 리장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옥룡설산(玉龍雪山) 등정에 나섰다. 세계 최대의 협곡 호도협(號跳峽) 트레킹은 날씨와 등산 준비 미비로 하지 못했다. 옥룡설산은 버스로 3380m까지 올라가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4000m 이상으로 올라간다. 갑자기 높은 산을 올라가니 고산 증세가 나타난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으니 나아진다. 케이블카 타기 전에 휴대용 산소통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한여름의 설산이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장관이다.

    리장을 떠나 3시간을 달려 따리로 이동했다. 따리는 무협지의 무대이기도 한 옛날 대리국(大里國)의 수도였다. 리장을 보고 따리를 오니 싱겁다. 그래도 끝이 안 보이는 바다 같은 호수와 높은 산이 병풍을 치고 있는 자연의 모습에 압도된다. 숙소를 잡고 성곽을 구경한다. 옛 성곽의 자취는 희미하고, 어디나 깃발 든 중국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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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장의 한 노천카페.

    아침 일찍 일어나 시내에 있는 창산(리프트 타고 올라가는데 발밑은 공동묘지다)에 올라갔다. 산 위에는 고산족 처녀들이 고유의상을 입고 노래 부르며 춤춘다. 돈 받고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이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따리 시내는 한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뿌연 안개로 시야가 깨끗하지 않다. 자전거로 삼탑사, 얼하이 호수를 돌았다. 호숫가에는 개구쟁이 소년들이 디지털카메라에 찍힌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좋아한다.

    아침부터 서둘렀건만 쿤밍에 도착하니 7시30분이다. 무려 8시간30분 걸렸다. 거리도 멀었지만 쿤밍 시내는 교통체증이 심하다. 오늘 하루를 다 써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밤 버스를 타고 올 걸 그랬나 싶다. 쿤밍은 화훼산업이 발달해 있다. 그래서인지 말린 꽃차가 유명하다. 그중 장미꽃차는 향이 좋다. 저렴한 현지물가 덕분에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마지막 날, 쿤밍 근교에 있는 석림을 다녀오기 위하여 체크아웃을 미리 했다. 기차를 타고 간 석림은 이름 그대로 돌숲이다. 거대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바다 밑에 있던 바위들이 지각변동으로 땅위로 솟아 올라온 것이란다. 새벽 1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4시. 7박8일의 여정이 끝났다.

    기본 경비>> 항공료 49만원(7월 말 성수기에 중국 동방항공사는 4인 이상이면 60만원대 항공권을 49만원에 할인해준다), 숙박비는 1박에 100위안을 넘지 않음, 옥룡설산 입장권 160위안, 따리 자전거 대여료 1일 10위안.

    3. 온천의 나라, 일본 이영래/ 여행칼럼니스트도쿄+하코네+닛코 7박8일

    지난해 9월 7박8일 일정으로 도쿄와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 무렵. 나리타공항과 도쿄 우에노역을 논스톱 운행하는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도쿄 시내로 들어갔다. 숙소를 찾아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말아 신주쿠 일대를 배회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은 마무리해야 했다.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하코네로 떠났다. 하코네는 도쿄에서 1시간20분 거리에 있는 관광 온천지로, 온갖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하코네 산맥의 비경 속에 하나둘 숨어 있어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다른 볼거리는 둘째 치고 일단 하코네 일주 코스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숲 너머 호수, 호수 너머 산, 산속의 온천 등 굽이굽이 펼쳐지는 자연풍경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수려하다. 이 일대 전체가 작은 정원처럼 잘 정돈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일주코스를 도는 동안 등산열차·등산버스·배·로프웨이·케이블카 등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갈아타게 돼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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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코네의 한 온천장 모습.

    95가지의 온천이 있는 온천 테마파크 유넷산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느지막히 도쿄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닛코로 떠났다. 하코네가 도회적 세련됨으로 치장된 관광지라면, 닛코는 자연의 풋내가 살아 있는 천혜의 경승지였다. 일본 속담에 ‘닛코를 보지 않고는 경치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는데 거대한 삼나무 숲이 하늘을 덮어버린 닛코의 숲길을 걷노라면 말로 할 수 없는 장엄함을 느끼게 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 도쇼궁을 둘러본 뒤 버스를 타고 주젠지 호수로 올라갔다. 10m를 전진하기 위해 100m를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은 거친 계곡길을 굽이굽이 타고 올라가자 하늘이 뻥 뚫리면서 주젠지 호수의 장엄한 풍경이 드러났다. 하늘과 맞닿은 드넓은 호수,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호수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푸른 광채가 세상을 덮고 있는 말 그대로 비경이 펼쳐졌다. 게다가 닛코의 그 유황빛 노천 온천이라니….

    남은 3일 동안은 지브리 미술관, 롯폰기 아크힐즈, 오다이바, 긴자, 시부야, 하라주쿠, 일본 황궁 등 도쿄 시내 명소들을 두루 둘러봤다. 상당히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곳곳에 숨어 있고 각각의 개성으로 치장된 곳들이라 그 재미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특히 스시나 규동(쇠고기), 우동, 소바 등 일본의 감칠맛 나는 먹거리들은 어느 곳에서 먹어도 독특한 풍미로 여행의 재미를 더했다.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숙소는 주로 유스호스텔을 이용했다. 첫날과 셋째 날은 도쿄 중심부인 이이다바시에 있는 도쿄 고쿠사이 유스호스텔(1박 3500엔)에서 묵었고, 둘째 날은 하코네 B&B 펜션(4500엔)에서, 넷째 날은 닛코 교류 촉진센터(5000엔), 그리고 나머지 3일은 요요기 유스호스텔(1박 3000엔)에서 묵었다. 모두 좋은 숙소였지만 이중 최고라면 역시 요요기 유스호스텔을 꼽고 싶다. 요요기 경기장 수림 속에 위치해 밤 산책을 즐기기에도 최고였다. 게다가 이 숙소들은 모두 쾌적하기 이를 데 없는 곳들이었다.

    기본 경비>> 항공료 50만원, 교통비 70만원(하코네와 닛코 모두 5000엔짜리 프리티켓을 사면 도쿄까지 왕복 교통편, 관광지 안에서 택시를 제외한 모든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숙박료 25만원(7박·주로 유스호스텔 이용)

    4. 동양의 신비, 태국+캄보디아 백가흠/ 소설가태국+ 캄보디아 7박8일

    올 2월 두 번째로 태국과 캄보디아를 찾았다. 굳이 다시 이곳을 찾은 까닭은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해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곳에 무언가를 두고 온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하게 되었고, 마침 동행할 사람이 생겨 다시 가게 되었다.

    캄보디아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인천-씨엠립 직항노선을 이용하거나 방콕을 거쳐 캄보디아 국경을 넘는 것이다. 앙코르와트 관광은 3~5일이면 충분하니 며칠 더 짬을 내서 방콕을 경유하는 편이 알차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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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의 석양은 잊지 못할 장관이다.

    방콕에 도착한 시간은 한밤중, 한국에서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로 바로 이동하여 짐을 풀었다. 알찬 여행의 첫 번째 조건은 잠을 줄이는 것. 한밤중이더라도 이국의 밤은 볼거리가 많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을 어슬렁거렸다. 지진해일 이후 많은 여행자들이 발길을 돌렸다고 하지만, 카오산은 여전히 자유롭고 젊은이들의 들뜬 열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루를 더 방콕에서 머문 다음 캄보디아로 향했다. 카오산의 많은 여행사들은 캄보디아로 들어가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싼 비용과 간단한 방법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다. 국경에서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까지는 한나절이 걸린다. 가는 동안은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전쟁과 내전으로 얼룩진 가난한 캄보디아의 얼굴이 나를 맞는다.

    씨엠립은 이제 거대한 자본에 눈을 뜬 모습이다. 이미 앙코르와트 유적 발굴권이 일본과 프랑스에 넘어간 상태다. 앙코르와트 유적 관람권이 터무니없이 비싼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일본과 프랑스는 지금도 100여개의 유적을 발굴하고 있다고 한다.

    3일권 패스를 끊고 앙코르와트 유적을 돌아보았다. 일찍이 그런 나무들도 본 적이 없었고, 그들의 신에 대한 정성도 본 적 없는 것들이다. 하루 종일 앙코르와트에만 있었다. 여유롭게 그곳에서 신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늘진 나무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해가 질 때까지 책을 읽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했다. 첫 번째 여행에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 읽는 서양여자를 보고, 다음에 올 때는 구석구석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일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까닭이다. 앙코르와트의 석양은 태양을 처음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밀림의 수평선 위로 붉은 태양이 사정없이 허물어졌다.

    이튿날부터 강행군이 시작됐다. 우리는 허기진 사람처럼 밀림 속에 묻혀 있던 유적들을 찾아다녔다. 마치 캄보디아인들이 모시던 고대 신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라고 해서 감동이 덜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특별한 감정이 살아났다. 좀더 풍경에 여유로워지고 그 풍경에 내가 녹아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3일간의 유적 트레킹을 마치고 씨엠립이라는 도시를 하루 더 둘러보았다. 씨엠립은 과거의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이제 막 자본에 익숙해지고 있는 도시, 그것도 매력적이다. 더하여 음식과 월등한 맥주의 맛이 그렇다. 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푹 쉬었다. 태국 북부 파이라는 곳에 가서 온천에서 몸을 추스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기본 경비>> 항공료 45만원, 숙박료 9만원(하루 1만원이면 태국과 캄보디아에서 트윈 룸의 깨끗한 게스트하우스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교통비와 식사 20만원(태국 북부 치앙마이로 가는 편도 항공기 요금 포함해서. 한 끼 식사는 1000원으로도 가능하다)

    5. 산악인들의 성지, 네팔 최미선/ 여행칼럼니스트카트만두(1박)-포카라(1박)-안나푸르나 미니트레킹 코스(6박)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죽음의 산이라 불리는 K2, 다울라기리 등 8000m급 봉우리가 늘어선 히말라야는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꿈같은 곳이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대표적인 코스는 안나푸르나, 랑탕, 에베레스트 등 3개 지역. 이중 3000∼5000m대의 고지를 오르내리는 안나푸르나 코스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고산증의 우려가 적어 초보자들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네팔에 도착하면 카트만두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포카라로 이동한다. 포카라에 도착하면 일정상 바로 트레킹을 위해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폐와 호수에 비친 마차푸츠레(6000m급의 뾰족한 봉우리)의 모습이 아름다운 포카라에서 하루 정도 묵는 것도 좋다. ‘8박9일’ 휴가라면 일주일 정도 안나푸르나 미니트레킹 코스 산행을 마치고 카트만두로 돌아와 밤 비행기를 타고 오는 일정이 적당하다.

    저녁 무렵, 카트만두공항에 다다를 즈음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네팔은 여느 도시와 다르다. 휘황한 네온사인 대신 모노톤의 희미한 전등불만이 도시의 어둠을 힘겹게 걷어낸다. 전기가 턱없이 부족한 이곳의 거리는 대체적으로 어둡다. 하지만 오히려 그 차분함이 이방인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다음날 아침에 만나는 카트만두 거리는 저녁의 차분함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차선도 없는 좁은 도로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사람, 심지어 개와 소까지 한데 엉켜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사방에서 눌러대는 자동차 클랙슨 소리와 매캐한 연기로 소란한데, 사람들의 표정은 해맑고 느긋하다. 도로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서울의 차갑고 메마른 아침 출근길 풍경과 대비되어 정겹게 다가온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려면 포카라를 거쳐야 한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비행기로 40분. 포카라는 카트만두보다 훨씬 깔끔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도시다. 이곳은 관광객이 몰리는 폐와 호수 주변에만 음식점, 등산 장비와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할 뿐 그외의 지역은 온전한 시골이다. 오리가 동동 떠다니는 도랑에서 코흘리개 어린 소녀와 아낙네들이 빨래하는 풍경이 우리나라 50~60년대가 저럴까 싶다. 이곳은 보이는 아이들마다 커다란 눈망울로 손을 내밀며 “해브 스윗?” 한다. 사탕을 달라는 얘기다. 트레킹 중에 만날지도 모를 아이들을 위해 사탕을 사두는 것도 필요하다. 두 개에 1루피(1루피는 우리 돈으로 15원 정도)로, 100루피어치만 사도 한 봉지 그득하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보통 포카라에서 차로 1시간쯤 걸리는 나야풀에서 시작된다. 나야풀은 티베트 난민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팔려는 그들의 태도는 상당히 집요하다.

    안나푸르나를 중심으로 산군을 한 바퀴(300km 정도) 도는 일주 트레킹, 만년설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안나푸르나의 산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푼힐 전망대 트레킹 등 코스도 다양하다. 최소 일주일에서 20일 정도 걸리는 이 코스들은 비록 히말라야 정상은 아니지만 눈 덮인 안나푸르나의 비경은 물론 고산족들의 다양한 생활양식과 희귀 생태계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하지만 이곳은 우기인 여름에는 거머리가 많다. 또한 트레킹 중 침낭은 필수 품목인데, 카트만두나 포카라에서 대여할 수 있다.

    긴 시간 여행을 할 수 없는 이들이 많이 찾는 코스는 푼힐 전망대와 촘롱, 간드렁 등을 거치는 안나푸르나 미니트레킹 코스. 미니 코스라 해도 일주일 가까이 걸리는 이곳은 해발 7000~8000m급 히말라야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나타나는가 하면 어느새 골 깊은 계곡이 있고, 가파른 산등성이에 아슬아슬 걸려 있는 산간마을 풍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또한 촌로의 이마 주름처럼 촘촘히 쌓인 밭고랑 사이를 지나는 조랑말들의 행렬, 쏟아져내릴 듯 빛나는 별이 깨알처럼 박힌 푼힐 전망대의 새벽 하늘은 돌아와서도 눈에 선하게 남는다.

    기본 경비>> 항공료 84만3000원(로얄네팔항공 02-756-2161), 포카라행 항공료 70달러 정도, 트레킹 중 포터 고용료 1인당 하루 5~7달러, 네팔 숙박료 고급호텔 50~100달러, 게스트하우스 3~5달러, 침낭 대여료 1일 150루피 정도, 네팔 현지음식 3달러, 한국음식 5~7달러

    6. 도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휴식처, 지중해 김종하/ 회사원터키+그리스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8박9일 정도의 휴가라면 지중해에 갈 수 있다. 물론 빡빡한 일정이 될 수밖에 없지만, 여름에 지중해에 갈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은 잊어도 된다. 아니, 다 잊게 된다.

    8박9일 일정을 추천한다면 이스탄불로 들어가 1박을 하고, 괴레메 1박, 안탈리아 1박, 산토리니 1박, 미코노스 1박, 아테네 1박 후 귀국하는 코스를 권한다.

    이스탄불은 독특하다.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의 연결점이면서 동시에 단절점이기도 하다. 보스포루스 해협은 흑해와 마르마라해를 가르고, 마르마라해는 지중해로 통한다. 고개만 돌리면 다른 대륙, 다른 바다, 그리고 다른 문화를 마주하게 되는 도시가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리면 우선 술탄 아흐메트 지구로 가게 된다. 흔히 ‘블루 모스크’라고도 불리는 술탄 아흐메트 사원을 비롯한 관광 명소들과 배낭 여행객들을 위한 싼 숙소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이스탄불에는 볼 것도 많다. 멋진 사원들이 수없이 많고 이슬람 세계의 맹주 오스만 제국의 영광이 느껴지는 궁전들도 그대로 남아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바라보며 먹는, 레몬을 뿌린 고등어 튀김 샌드위치와 되네르 케밥도 빠뜨릴 수 없다.

    이스탄불을 가볍게 둘러본 다음에는 카파도키아에 간다. 남자 안내원이 손에 코롱을 부어주는, 그 유명한 터키의 장거리 야간버스를 타고 괴레메에 도착해서 동굴 호텔에 묵었다. 카파도키아 지역은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가 될 만큼 독특한 풍광과 지형으로 유명하다. 스쿠터를 빌려 타고 이 황량한 땅을 달려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시데, 페르게, 아스펜도스 등 로마시대의 도시 유적들이 장엄하게 펼쳐진 안탈리아도 놓쳐선 안 된다. ‘에베소 교회’로 유명한 에페스로 올라가서 바로 그 옆 항구인 쿠사다시에서 배를 타면 드디어 그리스의 섬 여행이 시작된다.

    영화나 잡지, 또는 이온음료 광고에서 보던 그 파란 바다가 그래픽이 아니라 진짜(!)임을 알 수 있다. 사모스와 파로스, 산토리니와 크레테까지 그리스의 섬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공간이다. 파란 바다와 하얀 집들, 핏빛 저녁놀과 밤에 뒷골목을 밝히는 가로등의 노란 불빛까지, 여름철 그리스의 섬들은 해수욕의 기쁨을 빼놓고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낮엔 바닷가 파라솔 아래 누워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밤엔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며 엽서를 고른다. 그림엽서가 세계에서 가장 예쁜 곳도 그리스의 섬들인 것 같다. 아무 카페에나 들어가 산토리니의 하얀 집들이 뒷면에 박힌 엽서를 쓴 일도 좋은 추억이 됐다. 그리스의 민속주인 우조 한두 잔을 곁들이면 혼자 여행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지중해’의 헌사가 떠오른다.

    ‘현실을 떠난, 도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침(dedicated to all those who are running away)’.

    배낭여행급이라면 유스호스텔이나 펜션에서 숙박하여 그리스는 1일 경비 50달러, 터키는 40달러(숙식)가 소요되며 뱃삯 등 교통비는 별도. 간혹 지중해의 여러 섬들로 이동할 경우에 원하는 배가 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출발 전 인터넷을 통해 배편을 확인하도록 한다. 그러나 한여름엔 어느 섬이나 쉽게 배편을 찾을 수 있고, 이름 모를 섬에 우연히 간다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당신이 처음 만나는 행운을 얻을 것이다.

    기본 경비>> 항공료 130만원(터키항공 직항, 세금 별도) 또는 110만원(싱가포르항공, 싱가포르 경유, 세금 별도), 교통비 20만원, 숙박비 30만원

    7. 볼거리 천국, 프랑스와 스위스 김혜령/ 컴퓨터프로그래머프랑스+스위스 8박10일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파리, 베르사유, 몽생미셸, 니스, 모나코, 인터라켄, 루체른, 취리히…. 지난해 6월18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와 스위스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휴일 근무로 얻은 대체휴가와 여름휴가를 합쳐 금요일부터 다음 주 일요일까지 8박10일의 일정을 마련할 수 있었다. 니스 해변에서는 뜨거운 여름 햇살을, 융프라우요흐에서는 살을 에는 듯한 혹한을 만나는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파리는 듣던 대로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다. 오르세미술관에서 본 고흐 그림의 힘찬 붓 터치, 공사현장을 대형 가방 모형으로 재치 있게 가린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매장 등이 인상 깊었다. 유로2004 경기 응원을 위해 프랑스 젊은이들이 가지각색의 복장을 하고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파리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든 진풍경은 2002년 붉은 악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베르사유는 궁전 실내보다 드넓은 정원이 더 좋았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정원 곳곳을 달리다 널찍한 풀밭에 앉아 미리 싸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 맛이란!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한 한국인 아주머니를 만났다. 대학강사라는 이 아주머니는 “몽생미셸에는 꼭 가라”고 했다.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어요”라는 아주머니의 말 한마디에 이튿날 ‘고흐의 마을’로 불리는 오베르 쉬르 우아르로 가기로 한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몽생미셸로 떠났다. 대한항공 CF로 한국에서 유명해진 몽생미셸은 과연 중세 프랑스인들이 ‘지상의 파라다이스’라고 부를 만했다.

    파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인형처럼 깜찍하게 생긴 두살배기 여자 아기를 만났다. 친구와 함께 아기에게 재미난 표정을 보여주고 ‘곤지곤지’ ‘잼잼’도 가르쳐주며 놀았다. “귀머거리라서 쉽게 짜증내고 우는데 이렇게 기분 좋아하는 건 오랜만에 본다”는 아기 엄마의 감사 인사에 마음이 찡해졌다.

    니스와 모나코를 들른 뒤 스위스로 향했다. 니스에서 융프라우요흐가 있는 인터라켄까지 야간열차로 이동했는데, 15시간 동안 다섯 번이나 갈아타야 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에메랄드 빛 호수와 융프라우요흐의 만년설, 알프스소녀 하이디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시골집들,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호스텔…. 모두 좋은 기억이었다. 아침 일찍 융푸라우요흐에 다녀온 뒤 기차를 타고 곧장 두 시간 거리의 루체른으로 이동했다. 루체른 역시 호수의 도시. 호수와 어우러진, 14세기에 만들어진 카펠교의 야경을 감상하며 여행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달랬다.

    직항 항공권과 야간열차 덕분에 일정을 더욱 알차게 채울 수 있었다. 대한항공 직항편을 타고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경. 오후 8시쯤에는 숙소에 짐을 풀고 나와 저녁을 먹으며 숙소 근처인 몽마르트 일대를 산책했다. 마지막 날에는 비행기가 취리히공항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하는 일정이었기에 하루 종일 취리히 시내를 관광할 수 있었다. 신비롭게 반짝이던 그린 프라우뮌스터 성당의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한참 동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파리에서 니스, 니스에서 인터라켄까지는 야간열차로 이동해 이틀치 숙박비까지 줄일 수 있었다.

    기본 경비>> 항공료 99만7200원(대한항공 직항·세금 및 주말요금 포함), 교통비 40만원(30만원 남짓 하는 유레일셀렉트 패스 5일권으로 도시와 도시를 이동함, 도시 안에서는 버스와 지하철 이용), 숙박료 30만원(6일·주로 유스호스텔 이용)

    8. 코알라와 캥거루의 나라, 호주 김혜경/ 대학원생시드니+멜버른 7박8일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여행을 계획한 것은 지난해 11월. 7일부터 14일까지 7박 8일간의 호주여행을 하게 되었다. 멜버른에 있는 친오빠의 아파트에 짐을 풀고 친구와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멜버른의 중심지 스완스톤 스트리트에 있는 여행안내소에 간 일이었다. 안내소에는 현지투어에 대한 안내 팸플릿이 무척 많았다. 우리는 그중에서 그레이트 오션로드와 더 그램피언스 국립공원을 관광할 수 있는 1박2일 투어를 선택했다. 가격은 1인당 120호주달러(약 9만4000원). 그리고 그곳에서 이틀 뒤 시드니로 가는 항공편과 시드니의 숙박업소를 예약했다.

    도착한 날과 그 다음 날까지 멜버른 시내 구경을 했다. 리알토 타워에서 멜버른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 갔는데 야라강을 가로지르는 멜버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멜버른 시내는 편의점에서 트램(tram·노면전차) 티켓을 사서 다니는 것이 편하다. 로열 보태닉 가든은 조경이 멋있고 신기한 식물이 많고 동물원에서는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웜뱃, 코알라, 캥거루, 월러비 등을 볼 수 있어서 추천할 만하다(동물원까지는 프린더스 스테이션에서 기차표를 구입해서 갔다).

    1박2일간의 현지투어 일행은 13명으로 캄보디아인·독일인·미국인·일본인 등이었고, 가이드는 뉴질랜드인이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길을 따라가면서 유칼립투스 나무의 코알라도 보고 바다도 보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12사도 상. 파도의 침식작용에 의해 육지가 떨어져나간 것처럼 보이는 것이 12개라서 붙여진 이름인데, 자연의 웅대함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백패커(Backpackers)’라고 불리는 유스호스텔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더 그램피언스 국립공원에 갔다. 산에 오르기가 많이 힘들었지만, 등산의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호주만이 가지고 있는 신기한 돌과 동식물을 볼 수 있었다.

    투어를 마치고 시드니행 비행기를 탔다. 시드니에서는 거의 걸어다니면서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유명한 건물, 공원, 성당 등을 구경했다. 가끔 먼 곳에도 갔는데, 버스가 정류장 시간표대로 오기 때문에 이용하기 매우 편했다. 시드니의 모노레일은 한 번쯤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를 구경하고 서큘러 키에서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구경했는데, 항구도시인 시드니만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강력 추천 코스다.

    기본 경비>> 항공료 88만원(케세이퍼시픽 왕복항공권이 80만원, 교통비 약 12만원(멜버른-시드니 항공권이 8만원), 숙박료 6만원(시드니에서 3일, 유스호스텔 이용)

    또 다른 추천 여행지 ‘꼼꼼 가이드’

    미국

    7박9일의 일정이라면 미국 동부지역의 핵심인 뉴욕과 보스턴, 워싱턴 D.C.를 둘러보는 게 좋다. 세 도시 모두 서울-부산 정도의 거리로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린다. 국내 항공사나 미주항공사 모두 뉴욕과 워싱턴 D.C.에 취항하기 때문에 뉴욕-보스턴-워싱턴 D.C.(또는 역순) 순으로 여행하면 된다. 7~8월 성수기 때 저렴한 미국행 항공권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적어도 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차이나타운에서 출발하는 차이나버스는 그레이하운드의 절반 값 정도로 저렴하다.

    동유럽

    7박9일이면 동유럽의 핵심도시라 할 수 있는 5개 지역을 여행할 수 있다. 프라하-부다페스트-비엔나-잘츠부르크-뮌헨의 순서를 따르거나, 아니면 거꾸로 여행해도 좋다. 이런 일정으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프라하와 뮌헨을 모두 취항하는 항공노선을 선택해야 한다. 대한항공(직항)과 루프트한자항공(프랑크푸르트 경유)이 두 도시에 모두 취항하고 있다. 다섯 도시 모두 유레일패스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레일셀렉트패스 4개국 5일권을 구입하면 된다. 도시 간 이동에 걸리는 시간은 프라하·부다페스트 8시간/ 부다페스트·비엔나 3시간/비엔나·잘츠부르크 3시간/잘츠부르크·뮌헨 1시간30분.

    인도

    자~ 떠나자! 여름 추억 찾아서
    아시아나항공이 델리 직항노선을 운항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토요일에는 비행 스케줄이 없다. 따라서 모든 요일에 운항하는 케세이퍼시픽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싱가포르항공, 타이항공 등의 경유노선을 이용한다. 야간기차와 야간버스를 이용해 이동시간을 절약하면 8~9일의 일정으로 델리와 자이푸르, 아그라, 오차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트래블게릴라의 김슬기 편집장이 추천하는 일정은 다음과 같다.

    ·일정

    1일 델리 도착 후 휴식2일 델리 시내 관광. 올드델리의 찬드니촉, 뉴델리의 코넛프레이스, 꾸뜹미나르 등. 22시50분 기차를 타고 자이푸르로 이동3일 새벽 4시40분 자이푸르 도착. 하와마할, 잔타르만타르, 시티팰리스 등 관광4일 암베르포트, 몽키템플 등 자이푸르 부근 지역 관광. 야간버스를 타고 아그라로 이동5일 타지마할, 아그라 성 등 관광6일 빠테뿌르시크리 관광 후 버스를 타고 오차로 이동7일 오차성과 힌두사원 관람 후 23시35분 야간기차를 타고 델리로 이동8일 7시40분 델리 도착 후 시내 관광과 쇼핑. 공항으로 이동9일 서울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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