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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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前 회장 돌아온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5-05-20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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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중 前 회장 돌아온다”

    2002년 12월 한 휴양지에서 쉬고 있는 김우중 전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이 조용히 준비되고 있다. 그의 귀국은 늦어도 5월 말을 넘기지 않을 것 같다. 1999년 10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자동차 부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자취를 감춘 지 6년 만의 귀국이다. 그의 귀국 징후는 여권 핵심부와 검찰, 그리고 대우그룹 주변에서 포착된다.

    김 전 회장 측은 최근 귀국의 뜻을 정부 요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 한 관계자에 따르면 4월29일 대우그룹 분식회계와 관련 대법원이 7명의 대우 임원에게 23조원의 추징금을 물린 직후 김 전 회장의 귀국 흐름이 빨라졌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대법원의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검은 5월13일 김 전 회장의 사건 기록을 취합, 검토 분석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과 관련하여 검찰이 중단했던 50여건의 사건 기록과 서류 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검은 2001년 5월 총 41조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9조200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김 전 회장을 기소중지한 상태.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김 전 회장 수사와 관련해 준비 중인 것은 없다”고 수사 가능성을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의 귀국 문제는 그동안 여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3월 열린우리당 문희상 대표 등이 그의 귀국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가 석가탄신일을 맞아 5월13일 불법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12명 등 경제인 31명을 특별사면한 것을 보면 뭔가 물밑 움직임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정치적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특사에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에 연루됐던 전 임원 4명이 특별복권된 것도 김 전 회장의 귀국 시기와 방향을 암시하는 대목.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만약 김 전 회장이 5월 중 귀국한다면 일정상 8·15 사면복권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인사는 “몸이 불편한 김 전 회장의 상황을 고려해 일단 법적절차를 밟은 뒤 병보석 등의 조치로 김 전 회장을 배려하고 이후 성탄절 특사 등을 연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수단·모로코·베트남·태국 등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를 전전하며 5년 가까이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은 장 협착증과 심장질환 등으로 미국 등을 오가며 치료와 요양을 병행했다.

    우리당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귀국 및 재판 문제와 관련 그동안 범여권이 고민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광재 의원(우리당) 등 연세대 출신 여권 인사들 주변에서도 김 전 회장의 귀국설이 흘러나왔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 여사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내려진 대법원의 판결은 억울한 측면이 있으며, 오는 8·15 사면 대상에 김 전 회장이 포함되기를 간절하게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김 전 회장이 여러 차례 정부 요로에 귀국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2001년 대우 계열사 경영진이 줄줄이 사법 처리 당했을 때와 2002년 11월 말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일 때, 수사 당국인 대검 중수부와 대통령 선거 이전에 귀국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현재 베트남 정부가 운영하는 경제연구소의 자문 역을 맡고 있으며, 그의 아들은 하노이에 골프장과 주택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살던 옛 집 터에는 현재 빌라가 신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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