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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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꾼이 된 외교관의 선택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6-08-19 15: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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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태영호(55)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통일부는 8월 17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태영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으며 현재 정부의 보호 아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망명은 19년 만의 최고위급 외교관 탈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태 공사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어 서열 2위에 해당하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이다.

    누리꾼은 대부분 태 공사의 망명을 환영했다. 한 누리꾼은 “환영합니다.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하셔서 가족 모두 행복하시길”이라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좋은 대북 정보원이 망명해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트위터리안은 “현 북한 상황을 자세히 알 만한 고위층의 망명은 환영할 일이지만,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으니 철저히 조사한 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대북제재 강화로 북한 외교관의 활동이 어려워진 현실이 태 공사의 망명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세계 각지 북한 대사관은 밀수로 외화벌이를 하는 창구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북한 외교관들이 임무를 수행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자 북한의 압박을 받기보다 망명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누리꾼은 “외교관으로 가서 밀수꾼 노릇을 하고 있으려니, 나라도 하기 싫겠다”며 북한의 대외정책을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대북제재의 성과가 보인다. 북한 체제의 내부 붕괴가 시작된 듯”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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