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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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뜨⋅꺼거⋅남박, 문 여는 식당마다 히트 용리단길 '핫플 메이커' 남준영 셰프

쌀국수 한 그릇으로 신용산을 핫하게 만든 문화기획사 '티티티'

  •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입력2025-05-02 10: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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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3주에 한 번씩 시장을 놀라게 한 국산 브랜드와 이를 일군 사람을 만나보는 팟캐스트 코너 ‘브랜드의 진수’입니다.



    4월 16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효뜨 매장에서 만난 남준영 셰프.[이상윤] 

    4월 16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효뜨 매장에서 만난 남준영 셰프.[이상윤] 

    6년 전만 해도 서울 신용산역 부근은 직장인들의 거리였습니다. 주말이면 북적이는 지금과 달리 불 꺼진 식당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죠. 그런 신용산 일대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건 2019년 무렵 문화기획사 '티티티(TTT)'를 운영하는 남준영(37) 셰프가 베트남식 식당 '효뜨'를 열면서부터입니다.

    효뜨도 개업 초반에는 "근처 국방부 당직 근무자들이 찾아주는 정도"여서 평일에만 장사를 했습니다.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효뜨는 '신용산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맛집'으로 자리 잡았고, 식당이 있는 용산구 한강로2가는 '용리단길'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초창기 3000만원 수준이던 매장 권리금은 현재 3억원에 달할 만큼 상권도 달라졌습니다.

    나만의 브랜드 벨트 구축해 성공 신화 

    남 셰프는 군 제대 후 2010년 호주 시드니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설거지부터 조리까지 경험을 쌓았습니다. 2013년 한국에 돌아와 태국, 베트남 식당에서 셰프로 일했습니다. 신용산에서 첫 식당 '효뜨'를 열게 된 건 특별한 전략이 있어서는 아니었습니다. 남 셰프는 "원래 일하던 곳이 이태원, 한남동, 경리단길 근처였고 이 동네를 가장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상권과 주거지가 함께 형성된 점, 1호선과 4호선 지하철 두 노선이 만나는 교통 여건도 신용산을 선택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용리단길의 랜드마크가 된 효뜨. [효뜨 공식 인스타그램]

    용리단길의 랜드마크가 된 효뜨. [효뜨 공식 인스타그램]

    2021년 남 셰프는 문화기획사 '티티티'를 설립했습니다. 남 셰프가 티티티를 세워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건 '생존' 때문이었습니다. 요리부터 매장 운영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던 그는 식당 규모가 커지면서 물리적으로 한계에 부딪혔고,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일을 하고자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효뜨 이후 남 셰프는 신용산 일대에 베트남식당 '남박', 중식당 '꺼거', 이자카야 '키보', 와인바 '사랑이 뭐길래'를 차례로 오픈했습니다. 티티티만의 브랜드 벨트를 구축한 셈이죠.

    그는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한 지역에 잇따라 오픈한 이유에 대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확장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요리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작은 아이디어, 해외 출장지에서 느낀 문화적 영감을 하나하나 모아 브랜드를 만들었다는데요. '꺼거'도 우연히 들어간 부동산에서 "좋은 자리 하나 있는데 볼래요?"라는 부동산 사장님의 말을 듣고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콘셉트 매장을 용리단길 한 곳에

    효뜨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약 300m 떨어진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 근처로 이전했다. [티티티 제공]

    효뜨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약 300m 떨어진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 근처로 이전했다. [티티티 제공]

    4월 16일 새롭게 옮긴 효뜨 매장에서 남 셰프를 만났습니다. 베트남 노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던 과거 매장과 달리 새 매장은 세련된 베트남 브런치 식당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남 셰프는 경영에 서툴러 효뜨를 신용산에서 떠나보내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는데요. 어느덧 7년 차인 효뜨를 운영하며 "오래가는 가게,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책임감으로 일한다"고 말했습니다.

    티티티는 강원도 속초에도 조만간 새로운 매장을 엽니다. 부모님께 삶의 선물 같은 쌀국수집을 차려드리고 싶어 남박 2호점을 내기로 한 건데요. 남 셰프가 처음 요리를 시작했던 것도 식당 일을 하던 어머니와 어부였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였다고 하네요. 남박 2호점은 남 셰프가 "(티티티 여정의) 끝 지점"이라고 표현할 만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프로젝트입니다.

    서서 술 마시는 이자카야로 화제를 모았던 '키보'는 남 셰프의 손에서 어떻게 시작됐고, 티티티가 그리는 F&B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주간동아 유튜브 <투벤저스 주간동아>와 팟빵, 스포티파이 <브랜드의 진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성·진행 이진수 기자 / 촬영 이상윤 홍태식 / 종편 박수민 편집 송지윤 디자인 김선영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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