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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의 홈쇼핑, 해외 진출만이 살길

글로벌 무대에서 꾀하는 ‘제2의 도약’, 중소기업 판로 개척은 덤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위기의 홈쇼핑, 해외 진출만이 살길

위기의 홈쇼핑, 해외 진출만이 살길

멕시코 CJ그랜드쇼핑 방송 장면. 사진 제공 · CJ홈쇼핑(왼쪽). 현대홈쇼핑은 2월 베 트남에 ‘VTV 현대홈쇼핑’을 개국했다. 사진 제공 · 현대홈쇼핑

올해로 출범 20년을 맞은 국내 홈쇼핑업계가 지난해 가짜 백수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제7홈쇼핑의 출범과 T커머스(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의 등장으로 TV 홈쇼핑 간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더욱 힘들어졌고,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업체들의 거침없는 공세에 대한 대응도 늦었다는 게 중론이다. 유통업계는 올해 시장 규모 증가율을 2%대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GS·CJ·현대·롯데 등 홈쇼핑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취급액이 줄어들고 영업이익 또한 GS홈쇼핑 41.3%, CJ오쇼핑 29.9%, 현대홈쇼핑 27%, 롯데홈쇼핑 19.2% 등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또한 따뜻한 겨울 날씨로 매출 비중이 높은 의류 판매가 부진해 실적이 좋지 못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홈쇼핑 모바일 채널도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성 둔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업계는 마지막 돌파구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쟁이 심화된 국내 시장과 달리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국내 홈쇼핑업계 1위 GS홈쇼핑은 2009년 인도(HomeShop 18)를 시작으로 2011년 태국(True Select), 2012년 베트남(VGS SHOP)과 중국(China Home Shopping Group), 인도네시아(MNC SHOP), 2012년 터키(MNG SHOP), 2014년 말레이시아(Astro GO Shop) 등 총 7개국에 홈쇼핑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GO 숍은 판매 호조에 힘입어 중국어 채널을 추가로 개국했고,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 최대 국영통신사 로스텔레콤과 합작사를 설립해 올해 하반기 개국을 앞두고 있다.
실적 면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직 중국과 베트남에서만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점차 전체 손실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GS홈쇼핑 홍보 관계자는 “해외 실적이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에는 1조 원을 돌파했다. 개국 후 3~5년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어 곧 해외 사업 전체의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522억 원의 취급액을 올렸다”고 말했다.



중국·동남아시아에 홈쇼핑 벨트 구축

2004년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과 동방CJ를 설립하며 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CJ오쇼핑은 이후 중국(천천CJ· 남방CJ), 인도(SHOP CJ), 일본(CJ프라임쇼핑), 베트남(SCJ), 터키(MCJ), 태국(GCJ), 필리핀(ACJ) 등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5월에는 멕시코(CJGrandShopping) 진출을 통해 중남미 시장으로까지 저변을 확대했고, 조만간 말레이시아에도 홈쇼핑 방송국(가칭 MPCJ)을 개국할 예정이다. 상품 배송은 말레이시아 현지에 진출한 CJ대한통운이 맡고, 상품 공급은 CJ오쇼핑의 글로벌 상품 소싱 자회사 CJ IMC가 책임진다. 이에 대해 윤승로 CJ오쇼핑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말레이시아는 가처분 소득 1만 달러 이상 가구 비율이 75%에 이를 만큼 동남아시아 다른 지역보다 소득과 소비 수준이 높다. 2020년까지 MPCJ가 연간 1400억 원의 취급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J오쇼핑의 해외 취급액은 2004년 중국 상하이 진출 당시 연간 2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11년에는 50배 규모인       1조 원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1조943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2조735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고 중국 2곳, 베트남과 필리핀 등 4곳에서 흑자를 달성했다.
2011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쟁에 합류한 현대홈쇼핑은 올해부터 TV홈쇼핑사업과 온라인사업을 분리해 ‘투트랙(Two Track)’ 방식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TV 홈쇼핑의 경우 1월 태국 ‘HIGH 쇼핑’을 시작으로 2월 베트남 ‘VTV 현대홈쇼핑’을 개국했으며, 현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 진출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온라인 부문은 중국 시장 공략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5월 업계에선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 해외무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콰징퉁에 현대H몰을 오픈했다.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현지 업체와 비교해 최대 닷새 정도 배송이 빠르다 보니 중국 현지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매년 10% 이상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단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밝히면서 “올해 개국한 태국, 베트남 지역 또한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을 아우르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 추진, 한국홈쇼핑상품공급자협회  

TV 홈쇼핑 후발주자들도 해외시장 진출을 당연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04년 대만 푸방그룹과 FMT를 설립한 후 2005년 1월 모모홈쇼핑 채널을 개설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중국 상하이·항저우·닝보 등 6곳에서 사업권을 확보했고, 2012년에는 베트남에 롯데닷비엣을 론칭했다. 롯데홈쇼핑의 해외 취급액은 최근 3년 동안 전체의 35%를 웃돌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 법인은 2014년 취급액이 전년보다 50%, 2015년에는 83%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S홈쇼핑도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2011년 상하이에 진출했다.
홈쇼핑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GS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약 140종류, 총 250만 개의 한국 상품을 해외 채널을 통해 판매했는데 그중 중소기업 상품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다른 홈쇼핑업체들도 비슷한 상황.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해외 홈쇼핑을 통한 수출이 활기를 띰에 따라 이 같은 방식의 수출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홈쇼핑 방송에 적합한 60~70개 업체를 상반기에 선정해 동영상 제작비 등 각종 지원을 해주기로 한 것.  
2월 말에는 한국홈쇼핑상품공급자협회(공급자협회)까지 등장했다. 항간에는 이른바 ‘갑을’ 관계로 인식되던 홈쇼핑 사업자와 상품 공급업자의 관계 변화를 위해 등장한 이해단체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에 대해 공급자협회 측은 “중소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돕는 게 협회의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서정민 공급자협회 전 설립준비위원장은 “홈쇼핑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제조업 회사와는 엄연히 다르다. 홈쇼핑만을 위한 혁신적인 콘텐츠를 개발, 제작하는 업체인 만큼 단순한 도소매유통업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이다. 지금까지는 홈쇼핑에 물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면 앞으로는 상품 공급자들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국내 중소기업 수출 확대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위기의 홈쇼핑, 해외 진출만이 살길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015년 10월 13일 GS홈쇼핑의 베트남 현지 합작 홈쇼핑사인 ‘VGS 숍’을 방문해 인기 리에 판매 중인 국내 중소기업 코즈메틱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GS홈쇼핑





주간동아 2016.03.09 1028호 (p44~45)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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