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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없는데 이자 부담은 주담대 2배” 전세대출 2030 울분

정부 금융 지원책 유주택자에 집중… 향후 청년 자산 양극화 우려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집도 없는데 이자 부담은 주담대 2배” 전세대출 2030 울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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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진 사람은 대출을 금리 4%대로 해주고, 돈이 없어 전세 사는 사람은 7%대로 해주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전세로 거주하는 청년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12월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5.19~7.33%로, 올해 초 3.459~4.78%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그래프 참조). 문제는 지난해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자의 93.5%가 변동금리를 적용받아 금리인상으로 인한 고통을 고스란히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은행에서 2억 원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세입자의 이자 부담액은 1년 만에 월 44만 원에서 월 87만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정부, 내년 4%대 ‘특례보금자리론’ 한시 운용

이런 가운데 정부의 금융 지원책은 주택담보대출 지원에만 쏠리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0월 정부가 발표한 ‘안심전환대출’이 도화선이 됐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금리로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정책 금융 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0월 말까지 주택 가격 4억 원 이하 1주택자의 신청을 받았지만 접수 현황이 저조하자 11월 7일부터 주택 가격 기준을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확대해 2단계 접수를 시작했다. 소득 요건 또한 부부 합산 기준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대출 한도도 2억5000만 원에서 3억6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금리는 1단계 때와 마찬가지로 연 3.8~4.0%(저소득 청년층은 연 3.7~3.9%)로 동일하다.

그리고 12월 6일 금융위원회(금융위)는 한 발 더 나아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서민·실수요자의 부담 경감 확대를 위해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현행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 6억 원 이하, 부부 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 차주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제한을 없애고 대상 주택 가격도 9억 원으로 높였다. 또 신규 주택 매입을 포함해 기존 대출에서 갈아타려는 대환대출, 임차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한 보전용 대출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4%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금리상승기 실수요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시중 적정 금리 대비 1~2%p 낮은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규 매입, 대환, 보전용 등 구별 없이 단일 고정금리 체계를 적용한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도 최장 1년간 면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금리 수준에 대해 “기존 보금자리론을 바탕으로 단일금리 체계를 운영하되 기존 방식대로 산출한 적정 금리에서 일정 수준을 인하한 우대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대로 가면 대출금리 10%까지도”

반면 전세자금대출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정부 대책이 없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가장 피해를 입는 이들은 2030 청년층이다. 6월 말 기준 은행권 20, 30대 전세자금대출 차주 수는 약 84만 명으로, 전체의 61.6%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도 전체 비중의 55.6%에 이른다. 이에 따라 최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비 완화 대책을 내놓기는 했다. 현재 주택도시기금이 만 19~34세 청년에게 1~2%대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정책 금융 상품인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의 기준을 보증금 1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확대했다. 대출 가능 액수도 7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소득 기준이 연봉 5000만 원 이하여야 하고, 현재 사는 집의 계약을 갱신할 경우에는 받을 수 없으며, 이사를 가야만 대출이 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 금융 상품이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안심전환대출 지원 대상을 전세자금대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 대출”이라며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되지 않도록 전세자금 대환대출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 거주자에게 금리인상 부분은 실거주비에 해당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안심전환대출 등을 필요에 따라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이라는 담보물이 없고, 대출 기간이 짧아 안심전환대출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안심전환대출 주무부처인 금융위와도 전세자금 대환대출 도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발(發)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이 향후 청년층의 자산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선제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대로 가면 대출금리가 10%까지 오를 수 있다”며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개인의 전세자금까지 지원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집이 없는 사람의 비율이 50%인데 그들이 일단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시중은행도 한 해 대출로 수십조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데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조달금리에 가산금리 3%를 붙이는 공식에서 벗어나 1% 정도로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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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9호 (p8~9)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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