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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넘나드는 전천후 콰르텟의 진가
보통 ‘현악 4중주’는 클래식 음악의 여러 장르 가운데 가장 재미없는 장르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일단 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로 구성된 연주 양식 자체가 음색 면에서 단조로운 인상을 자아내는 데다, 이 장르를 대…
20151026 2015년 10월 26일 -
에셴바흐의 원숙한 피아노와 참신한 지휘
‘빈 필의 모차르트’는 역시 달랐다! 10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필) 내한공연은 ‘모차르트의 도시’를 대표하는 최정상 교향악단의 저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무대였다. 아울러 지휘와 협연…
20151019 2015년 10월 19일 -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의 ‘4분 33초’
국보 제67호 각황전 앞에 선 무대를 보는 순간, 야니의 타지마할 라이브를 체험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열린 ‘2015 화엄음악제’의 무대였다.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확인했던들 모르는…
20151019 2015년 10월 19일 -
기대 모으는 ‘로엔그린’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바그너 오페라는 국내 무대에서 가장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 레퍼토리로 꼽힌다. 첫 번째 이유는 주요 배역을 소화할 만한 가수를 캐스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그너는 오페라를 쓰면서 가수 못지않게 오케스트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동시…
20151012 2015년 10월 12일 -
서로를 힘겹게 부축하는 음표와 단어와 목소리
지난 일을 기념하고 또 기억할 때는 5년이나 10년이 하나의 단위다. 하지만 동양문화권에서는 12년도 의미 있는 숫자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띠였던 때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그해 일기장을 꺼내볼 수 있으니까. 찬바람이 부는 날이 오면…
20151012 2015년 10월 12일 -
당신의 심장이 비트에 반응할 때
혼자 있을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새로 나온 음악을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듣기도 한다. 보통은 그때그때 기분 따라 곡을 고른다. 하지만 선곡 범위가 제한될 때가 있다. 운동할 때다.태초의 음악은 리듬이었다. …
20151005 2015년 10월 05일 -
빈 필하모닉의 모차르트가 특별한 이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필)처럼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악단이 또 있을까. 일단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이고,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의 쌍벽으로 일컬어진다. 또 모차…
20150921 2015년 09월 21일 -
춘추전국, 비로소 자유로운 음악의 시대
밴드 혁오의 인기가 시들 줄 모른다. ‘무한도전 : 2015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에도 ‘위잉위잉’ 같은 노래는 음원 차트 상위에 머물고 있다. 이 노래가 실린 이들의 데뷔 앨범 ‘20’이 얼마 전 재발매됐고, 15초 만에 품절됐다…
20150921 2015년 09월 21일 -
성장하는 중국 공연 문화의 증거
지난 호에 언급했던 플라시도 도밍고의 ‘시몬 보카네그라’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중국 베이징은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기념일까지 아직 열흘 정도가 남아 있었는데도, 톈안먼…
20150914 2015년 09월 14일 -
시대는 변한다, 선곡도 변한다
한국인의 유흥문화를 코스별로 나눈다면 대개 이렇다. 1차 술집, 2차 술집, 3차 노래방. 혹은 1차 술집, 2차 노래방. 어쨌든 노래방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술집에 갈 수 없는 중고교생은 시험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래방…
20150914 2015년 09월 14일 -
배려하되 자아 숨기지 않는 앙상블
9월 첫날 밤 비가 내리더니 귀뚜라미가 한결 크게 울어댄다. 저녁은 선선하고 밤에는 얇은 카디건이라도 걸쳐야 할 것 같다. 낮 햇살은 따갑지만 덥지는 않다. 짧았던 봄에 잠시 입었던 춘추복을 꺼내 손질할 채비를 한다. 그러고 보니 …
20150907 2015년 09월 07일 -
플라시도 도밍고의 압도적 가창
8월 23일 아침, 동료 칼럼니스트와 함께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날 저녁 ‘국가대극원’에서 진행될 베르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공연을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공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스…
20150907 2015년 09월 07일 -
음악계에는 왜 애연가가 많을까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20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그것도 꽤 많이 피운 편이니 단숨에 이별을 고하지는 못하고 있다. 애인과 헤어지기로 하면 좋았던 나날들이 많이 생각나는 것처럼, 늘 옆에 두고 애용하던 기…
20150831 2015년 08월 31일 -
가수·앙상블·무대의 완벽 조화
슈투트가르트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장시간의 기차 여행 끝에 도착한 중앙역은 온통 공사 중이었고, 호텔에 짐을 풀어놓은 뒤 걸어간 중심가 쾨니히슈트라세의 풍경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월요일 늦저녁, 마치 서울 명동의 확장판 같…
20150831 2015년 08월 31일 -
‘오바마 리스트’에서 읽는 미국의 저력
대통령의 휴가철 계획은 세계 각국에서 매년 여름마다 빠지지 않는 뉴스다. 휴가 기간 읽은 책도 익숙한 소식이다.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하나를 더 보탰다. 휴가철 들을 음악, 그것도 낮과 밤으로 나눠 각각 20곡씩 총 40…
20150824 2015년 08월 24일 -
뒤셀도르프 오페라, 강렬함과 오묘함의 결합
6월 말 독일에선 때아닌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대서양 연안의 저기압과 동유럽의 고기압이 팽팽하게 맞서는 와중에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그 사이로 빨려 올라오면서 생긴 현상이란다. 그 때문에 도르트문트에서 뒤셀도르프…
20150824 2015년 08월 24일 -
연주의 매력 반감한 ‘헤르쿨레스 잘’의 아쉬운 음향
유럽의 주요 음악도시 가운데 가장 자부심 충만한 도시는 어디일까. 물론 빈, 베를린, 파리, 런던, 밀라노 등도 만만치 않겠지만 필자는 독일 뮌헨이 먼저 떠오른다. 누구나 뮌헨 공연장에 앉아 옆자리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최…
20150817 2015년 08월 17일 -
주말 예능이라는 양날의 칼
‘무한도전’은 한국 대중문화의 최대 파워 콘텐츠다.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황금 같은 주말, 최소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여섯 남자의 좌충우돌을 지켜본다. 케이블채널을 돌리다 보면 언제든, 어느 채널에서든 재방송을 볼…
20150817 2015년 08월 17일 -
음악이 아날로그였던 시절을 추억함
최근 서울 홍대 앞에서 가장 핫한 구역은 ‘연트럴파크’다. 예전 경의선 기찻길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이 공원(사진)은 개장과 동시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연남동에 있어 연트럴파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격세지감이다. 홍대 앞 문화의 역…
20150810 2015년 08월 10일 -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고향 슬로베니아
마침내 고속도로를 벗어난 차는 얼마 후 급격히 경사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대관령 뺨칠 정도로 현란하게 굽이치는 도로가 한동안 이어졌다. 위태위태한 길이 필자를 곡예운전으로 몰아붙였지만 안전속도로까지 움츠러들고 싶지는 않았다. 어…
20150810 2015년 08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