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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할 수 없는 원초적 욕망과 힘
공연이 끝날 무렵 몸이 익숙한, 하지만 흔하진 않은 느낌에 휩싸였다. 2002년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극장에서 보고 나올 때 그랬고,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논두렁 롱테이크를 봤을 때도 그랬다. 압도적이고 강…
20160113 2016년 01월 12일 -
희망, 위안, 그리고 삶에 대한 예찬
새해가 밝았다. 아무리 암울한 현실일지라도 이맘때쯤은 희망을 꿈꾼다. 새해니까.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그런 노래를 한 곡 나누려 한다. 콜드플레이의 이번 앨범 ‘A Head Full Of Dreams’(사진)의 끝 곡 ‘Up &…
20160106 2016년 01월 06일 -
다양할수록 좋다, 기형적 시장 허문다면
먼저 2015년 한 해 음악계를 돌아본다. 매스미디어를 통해서만 음악을 본다면 늘 변화가 없다. 몇 년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아이돌은 TV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지배하고 있고, 아이돌이 아니라면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서나 화제가 된다.…
20151230 2015년 12월 29일 -
정명훈이 빚어낸 감동의 순간
2015년 12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일본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쿄 필)가 ‘합동 콘서트’를 개최한 것. 맥락은 좀 다르지만…
20151230 2015년 12월 29일 -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세월호 청문회는 참담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기억이 없다”는 말을 거만한 행진처럼 이어갔다. 학생들이 철이 없었다는 뻔뻔한 말도 있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증인들은 끝까지…
20151223 2015년 12월 22일 -
한 시대의 마감에 부쳐
한 해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과 경기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에서 ‘교향악의 거인들’이라는 주제로 강좌를 했다. 그 마지막 강의 주제는 베토벤에서 말러에 이르는 ‘합창 교향곡’의 계보를 짚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며칠 전 접한 중요…
20151223 2015년 12월 22일 -
고전 록이 갖고 있던 모든 것
어디서 무엇을 하건 기대되는 사람이 있다. 야구로 치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을 술렁이게 하는 선수 같은. 음악계에선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그렇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홍대 앞 최초의 아이돌’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자…
20151216 2015년 12월 15일 -
김선욱이 되살릴 슈만의 열정
파보 예르비. 이제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이 지휘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201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첫 내한공연을 가진 이래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독일 브레멘의 도이체 캄머…
20151216 2015년 12월 15일 -
카무의 호쾌한 지휘, 라티 심포니의 유연한 연주
고3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방과 후 교내 도서관의 작은 칸막이 안에서 입시 준비에 매진할 참이었다. 그런데 수학 문제 푸는 동안 습관처럼 귀에 꽂아놓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마음을 뺏겼다. 이내 연필을 놓을…
20151209 2015년 12월 07일 -
오사카 음반여행
일본 오사카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도쿄는 많이 가봤어도 오사카는 처음이었다. 짧은 일정 중 짬을 냈다. 레코드 가게에 가기 위해서다. 주변 컬렉터들에게 몇 군데 추천받고 동선 등을 고려해 아메리카무라에 있는 두 곳을 골랐다. 꼭…
20151202 2015년 12월 02일 -
뛰어난 가창력, 빈약한 앙상블
‘주간동아’ 1013호에서 소개했던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필자는 3회 공연 중 두 차례 참관했는데, 그중 마지막 날(11월 22일) 공연은 상당히 수준 높고 만족스러운 성공작…
20151202 2015년 12월 02일 -
누적 공연 횟수 1위, 프랑스 낭만 오페라의 진수
성공한 노학자이자 마법사인 파우스트 박사. 그는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등 이 세상 거의 모든 학문과 지식을 섭렵했지만 여전히 진리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생에 좌절과 회의를 느낀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하고,…
20151123 2015년 11월 23일 -
한국 록의 야심찬 현재진행형
이것은 거대한 야심이다. 도발적이고 원숙하며 대담하다. 스케일과 디테일이 촘촘하게 조화됐다. 질주하며 이륙하고 활강한다. 칵스(The Koxx) 2집 ‘the new normal’(사진) 얘기다. 데뷔 5년 차인 이 밴드는 두 번째…
20151123 2015년 11월 23일 -
사람의 목소리는 아름답다
종종 잊곤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노래를 잘한다는 건 단순히 천장을 뚫는 고음을 내는 게 아니다. 지축을 흔들 듯 떨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장이 얹힌 멜로디…
20151116 2015년 11월 16일 -
유령 선장의 저주 풀어줄 구원의 여성은?
“지구 끝까지 항해하리라!” 호기로운 외침으로 바람을 비웃으며 거센 폭풍우에도 항해를 강행하다 자신의 배, 선원들과 함께 침몰하고 만 판 데르 데컨 선장. 그는 침몰 순간 신을 저주했고, 분노한 신은 그에게 또 다른 저주를 내렸다.…
20151116 2015년 11월 16일 -
이해관계, 그 기형적 시장의 사생아
한국 음원시장의 불공정 요소는 한두 개가 아니다. 음원 수익 분배요율을 둘러싼 논쟁은 역사가 길고,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임의로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또 하나의 이슈가 불거졌다. 추천곡 제도다…
20151109 2015년 11월 09일 -
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뮌헨을 대표하는 그들이 온다
이달 공연 스케줄을 확인하다 현기증이 날 뻔했다. 중순부터 말까지 굵직굵직한 공연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중 주요 오케스트라 공연을 해외와 국내로 나눠 정리해본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독일 오케스트라의 내한 러시다. 11월 19…
20151109 2015년 11월 09일 -
쇼팽 콩쿠르 우승은 시작일 뿐 ‘퀸 엘리자베스’ 한국인 최초 우승자 임지영도 기억해야
실로 오랜 기다림 끝에 날아든 낭보였다. 이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을, 우리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쇼팽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 말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
20151102 2015년 11월 02일 -
그의 노래, 그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
지난해 10월 27일 저녁, 나는 제주도 협재에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멍했다.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을 뒤로하고 인근 포구로 나갔다. 한 손에는 소주 몇 병을 담은 비닐봉지…
20151102 2015년 11월 02일 -
세상을 바꾼 재능의 처연한 그늘
가정을 하나 해보자. 에이미 와인하우스(사진)가 없었다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델도, 더피도 없었을 거라고. 그의 두 번째 앨범이자 생전 마지막 앨범 ‘Back To Black’은 21세기 음악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재즈…
20151026 2015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