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5

2013.07.08

안철수 의원 알리기 왜?

금태섭 변호사가 공보역 담당…예전 같지 않은 존재감에 위기의식 높아

  • 문수인 매일경제 정치부 기자 miniss@mk.co.kr

    입력2013-07-05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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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 알리기 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언론의 자유’란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

    “금태섭 변호사가 안철수 의원의 공보역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7월 1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갑작스레 알려왔다. 현재 안 의원의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이기도 한 금 변호사는 대통령선거(대선) 때부터 곁을 지켜온 인물이다. 그동안 안 의원의 공보역은 의원실에서 기자 출신인 윤태곤 비서관과 삼정KPMG 상무 출신인 신현호 보좌관이 각각 담당했다. 안 의원의 국회 입성 후 공보 기능에 대한 주변의 특별한 문제제기가 딱히 없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이례적인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6월 이후 국회에서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두고 맞붙는 상황에서 안 의원의 현재 ‘입지’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인사다.

    정치권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정도의 존재감을 지녔다고 여겨지던 안 의원의 파괴력이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힘을 못 쓰는 기색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아무리 무소속 유력 대권주자라 해도 여야 강(强) 대 강 구도 속에서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안 의원은 국회 입성 초기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7월 1일과 2일 연이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란에 대해 트위터에 자기 생각을 밝혔다. 안 의원이 이틀 연속 같은 현안에 대해 스스로 견해를 밝힌 모습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여야의 대화록 공개 결정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진실 규명이란 중요한 문제가 희석될 수 있다”면서 반대 이유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 발언은 야권의 잠재적 경쟁자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은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민생 등 다른 발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안철수 신당 지지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때 30%대까지 육박하던 신당 지지도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 중반대에서 움직인다. 물론 이는 제1야당인 민주당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 자체 지지율만 놓고 보면 정체 혹은 소폭 하락세다.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도 코앞에 다가왔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은 존재감을 복원하기 위해서라도 ‘안철수 알리기’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껴 측근인 금 변호사를 앉힌 것으로 해석된다.



    신당 지지도 20% 중반서 움직여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안 의원 측은 정치권 이목에 별 관심이 없다는 듯 ‘묵묵히 자기 행보만 할 뿐’이라고 말했지만, 공보 기능 강화는 여야 대립 속에서 서서히 존재감이 사라지는 데 대해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 측이 최근 상황을 돌파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다른 곳에서도 느껴진다. 안 의원은 7월 5일 대전을 시작으로 지방을 돌며 자신이 정치 지향점으로 내세운 ‘진보적 자유주의’의 전파에 나섰는데, 이때 언론사들의 취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안 의원 측이 신당 등 세력화에 대해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 벌어질 여야 정치 대립 속에서 그 ‘입지’가 지금처럼 축소되는 것을 막으려면 세력화라는 울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지방 투어도 조직 정비의 일환이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측근을 한 명 전면배치한다고 안 의원의 존재감이 얼마나 커질지 의문이지만, 최근 상황은 안철수의 한계가 드러난 것임에는 분명하다”면서 “누구와 어떻게 세력화를 할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꿈을 위해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고쳐 매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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