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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여건 맞으면 직접 방북할 것”

“남북 인적교류에 힘 쏟겠다 …  DJ 대북송금은 통치권 차원 결정”

“여건 맞으면 직접 방북할 것”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김형우 기자]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김형우 기자]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에 취임했다. 민화협은 남북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고자 김대중 전 대통령(DJ) 취임 첫해인 1998년 9월 3일 창립된 단체다. 아버지 DJ의 대통령 취임 첫해 만들어진 단체의 대표 상임의장직에 막내아들이 오른 것이다. 

민화협은 우리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200여 개 정당,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협의체다. 김홍걸 의장 취임 직후 남북은 2년여 만에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 등 한반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1월 14일 오후 김 의장을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민화협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모친인 이희호 여사와 방북해 김 위원장과 조우했던 것. 인터뷰는 김 위원장과 첫 만남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봤을 때 느낌이 어땠습니까. 

“(그때는) 지금에 비해 앳됐죠. 인사를 나누고, 조의를 표하는 정도였어요. 길게 얘기를 나눌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있었는데, 회담을 어떻게 지켜봤습니까. 

“상당히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비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쪽(북측)에 숨은 의도가 있다느니, 비핵화 얘기에 (북측이) 반발한 것이 문제라느니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저쪽 태도가 훨씬 유화적으로 변했고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北, 대화 깨겠다는 의도 없어 보여”

어떤 점에서 그렇죠.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한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게만 떠넘기지 않았습니다. ‘긴장 완화를 위해 북과 남이 같이 노력하자’고 했는데, 자기네들도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거죠. 비핵화 문제 역시 예전에는 그 얘기만 나오면 (북측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적도 있는데, 이번에는 처음 (비핵화) 얘기가 나왔을 때 가만히 듣고 있다 나중에 평양에서 연락받고 형식적으로 항의한 것으로 봐서 (대화의) 판을 깨겠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의장은 “통일부서 듣기로는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 ”고 부연했다. 김 의장 사무실에는 상임의장 취임을 축하하는 난이 여러 개 있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이 보내온 것들이었다. 축하 난은 그의 정치적 위상을 웅변하는 듯했다. 

올해 민화협이 추진하려는 핵심 사업은 무엇입니까. 남북 민간교류도 계획하고 있습니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있어 (계획을)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여건이 맞으면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고요.” 

‘여건이 맞으면’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김 의장은 ‘방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조림사업처럼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거나, 북한이 (물자를) 받아 팔아먹을 수 있는 것만 아니면 지원이 가능하다’며 인도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의장은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도 우리 쪽에서 (북에) 가고, 그쪽에서 오는 이벤트 등 인적교류를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화로 우발적 전쟁 가능성 없애야”

남북대화가 시작된 것은 긍정적입니다만,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는 위장된 평화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저쪽에서 어떤 속셈을 갖고 나오든 다 간파하고 대응할 수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 안 됐는데 왜 (남북이) 대화하느냐고 하는데, 거꾸로 그 문제가 심각하니까 더 대화해야 합니다. 남북 긴장 상태 아래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입니다. 하루아침에 핵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계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가야죠. 그렇게 쉬운 일이었으면 지난 9년 동안 북한에 강경론을 내세운 정권이 있었고, 세계 최강 국력을 지닌 미국이 나섰는데도 왜 해결되지 않았겠습니까. 한 방에 해결되지 않는다고 대화와 교류가 필요 없다는 것은 억지 주장입니다.”


“대화 안 할 때 북핵 능력 더 빨리 발전”

지난해 12월 19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에 취임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19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에 취임했다. [뉴시스]

화성-15형 발사 이후 북한이 앞으로 석 달 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리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금 북한과 대화하지 않으면 저 사람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미사일 개발을 갑자기 중단할까요. 남북대화 반대론자들은 ‘(북측과) 대화해봐야 저쪽 시간만 벌어준다’고 주장하는데, 지난 16년을 돌아보면 6자회담 같은 대화가 진행될 때 저 사람들이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거나 속도를 늦췄다 대화가 결렬되거나 협상이 깨지면 개발을 가속화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북측과) 대화하지 않은 박근혜, 이명박 정권에서 오히려 핵·미사일 능력이 더 빨리 발전하지 않았나요. (북측과) 대화하면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됩니다.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한동안 그쪽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안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쪽이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시간을 버는 것이 될 수 있죠.” 

‘우리가 시간을 번다?’ 무슨 의미인가요. 

“남북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면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남북이 긍정적 변화를 조금이라도 만들어낸 다음 미국에 협상 결과를 보여주면서 ‘이만하면 북·미 협상을 시작해도 되겠다’고 유도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앞으로 두세 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북 고위급회담 성사 직전 한미정상은 전화통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했는데, 앞으로도 중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리 (훈련을) 중지하겠다고 선물을 줄 필요는 없지만, 상대방의 태도를 봐가면서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오면 협상에서 한미연합훈련 중지나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 

“6·15 남북정상회담(2000년) 이후 남북 사이에 좋은 변화가 있을 때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들고나온 게 상호주의입니다. ‘왜 북에 주기만 하고 받는 게 없느냐’는 것이었죠. 그런데 북한이 양보한 게 없지 않았습니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은 어찌 보면 북한군이 배치된 전략적 요충지를 후방으로 물린 거니까요. 북이 긍정적 신호를 보내오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훈련 축소 정도는 양보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미연합훈련은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키려는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시기를 조정하고 규모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북측이 왜 한미연합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반도에 (한국군과 미군의) 많은 배와 비행기가 떠 군사훈련을 하면 북쪽도 비슷하게 대응훈련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좋지 않은 그 사람들한테는 (대응훈련이) 큰 부담이 됩니다. (한미)연합훈련에 맞대응하려고 (북한의) 많은 군인이 건설현장에 나가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그만큼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북한 핵 · 미사일 위협이 고조된 현 상황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한쪽에서 도발하고 다른 쪽에서 강하게 대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통해 북에 유입된 달러가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종잣돈이 됐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 경제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얘기입니다. 북한 경제는 군수와 민간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습니다. 아무리 (북한이) 가난한 나라라지만 자원이나 무기를 판매하는 것으로도 핵을 개발할 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핵 개발을 하는 동안 탱크나 전투기 같은 재래식 무기를 상당 부분 희생시켰습니다. 그 대신 그 돈으로 핵·미사일에 ‘올인’한 거죠.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통해 북에 들어간 돈은 대부분 북한 주민을 위한 민생에 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허용한 거고요.”


트럼프 “한국 정부 믿는다, 지켜보겠다”

남북대화가 진전되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을 다시 열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돼야 하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강화돼 북한에 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조항에 걸립니다. 다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도 근본적으로는 북한을 고사시키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와 협상으로 이끌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거죠. 지금까지 대북제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미국 재무부가 사실상 유권해석을 해왔습니다. 남북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가면서 미국 측과 협의해 제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무조건 대북제재를 해제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북한의 태도를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의장은 “남북대화가 시작된 만큼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통 큰 양보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북쪽의 양보를 받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협상은 워낙 까다롭고 힘든 과정입니다. 불필요하게 국내에서 이념 논쟁이나 정쟁 대상으로 삼아 사사건건 시비하고 발목을 잡으면 협상에 임해야 할 분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정부를 믿는다, 지켜보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인내하고 지켜보는 그런 자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 의장은 북한과 대화에서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신중하고 냉철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사일 한 번 쏜다고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이 날 듯 호들갑을 떠는 것은 북한에 놀아나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유화적 태도로 나온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양 성급하게 욕심을 내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김 의장은 이 대목에서 부친인 DJ의 재임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그분(김 의장은 부친을 ‘그분’이라 칭했다)이 평생 원하던 일이 남북평화였습니다. 그렇지만 집권 후에도 정부 차원의 대화와 교류를 서두르지 않으셨습니다. 현대의 금강산관광 등 민간 차원의 교류는 권장했지만, 정부 차원의 대화와 교류는 차근차근 준비한 후 시행하셨거든요. 집권 초기에 해외에서 대북사업을 하던 분들이 ‘북과 통하는 라인이 있으니 연락해보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정식 라인을 통해 당국 간 대화하겠다’고 거절하셨습니다. 북측도 처음에는 햇볕정책이 ‘흡수통일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그 의심을 불식하고자 꾸준히 노력해 6·15 정상회담이 이뤄진 거죠.” 

보수 일각에서는 여전히 6 ·1 5 정상회담을 두고 대북송금의 대가라고 비판합니다. 

“그 사람들은 ‘노벨평화상도 로비해서 탔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하죠. 대북송금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입니다. 대북송금은 정상회담 대가가 아니라 현대가 금강산관광 등을 포함한 대북사업을 벌이는 대가였을 뿐입니다.”


“햇볕정책 기본정신 계승돼야”

2016년 4월 1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 김홍걸 씨가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DJ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동아DB]

2016년 4월 1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 김홍걸 씨가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DJ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동아DB]

정상회담 대가가 아니라 현대의 대북사업권 송금 때 국가정보원(국정원) 계좌를 이용하는 편의를 제공해준 것뿐이다?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의 길로 가기 위해 통치권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죠. 6·15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접촉이 이뤄지고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북까지 결정됐는데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당선하면서 무산됐죠.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북·미 수교 및 평화협정을 맺었다면 남북관계는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됐을 것입니다. 핵 문제도 없었을 테고요. 햇볕정책은 옳았지만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원인에 의해 성공 일보 직전 어긋났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방법론에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햇볕정책의 기본정신은 계승돼야 합니다.” 

1 · 9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우리 측이 ‘비핵화’ 얘기를 꺼내자, 북측이 버럭 화를 내며 ‘핵은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과 대화를 통해 비핵화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보수세력은 그쪽(북측)과 만나 비핵화를 이뤄야 (남북이) 대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남북대화로 비핵화를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갈등으로 생긴 것입니다. 우리가 볼 때는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북한은 ‘미국이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자신들의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 그래서 핵무장으로 가게 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동안 합의가 몇 번 있었지만 모두 결렬됐습니다. 결렬된 이유가 북한이 잘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 내부의 강경파들이 협상을 깨뜨린 부분도 있습니다.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남북이 먼저 해빙무드를 조성한 뒤 한국이 미국과 접촉해 ‘당신들(미국)은 못 하지만 우리가 대화하니 되지 않느냐’고 해야 합니다. 북한에게도 ‘너희(북한)가 직접 미국과 접촉하는 것보다 우리가 대화를 주선하니 더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지지 않느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코리아 패싱’이란 얘기가 많았는데, 우리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확실하게 제구실을 하면 북·미 양측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엉뚱한 합의를 할 것이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적폐청산 피로감?
범죄 사실 덮어주면 그 자체가 범죄”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킴이 구실을 톡톡히 했다. 문 대통령이 호남을 방문할 때 항상 곁을 지키던 그는 사실상 문 대통령의 호남특보였다. 대선 후에도 그는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인 김홍걸로부터 문재인 정부 8개월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직은 정부와 교감 하에서 이뤄진 것인가요. 

“정부가 저보고 ‘(민화협 의장) 하라’고 한 것은 아니고요. 논의는 했죠. 여기저기서 의견을 들었습니다.” 

문 대통령과는 자주 만납니까. 


“청와대로 불러 함께 식사하고….” 

대통령께서 특별히 주문한 미션이 있나요. 

“구체적 미션을 받은 것은 없고요. ‘남북문제가 어렵고 (제가)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으니 그쪽에서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덕담이 있으셨죠.” 

문 대통령 취임 8개월이 지났습니다.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봅니까. 

“뭐가 잘됐고, 뭐가 미흡했는지 평가하려면 1년 이상 지나야 합니다. 큰 줄기만 놓고 보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다만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도 지지율이 높으니 보완할 필요 없다고 자만한다든가, 높은 지지율을 지키려고 개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국민과 약속한 개혁은 멈춤 없이 계속 진행해야 된다고 봅니다.” 

과거 정권을 표적 삼아 적폐청산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드러난 범죄 사실을 모른 척 덮는다면 그 자체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과거 정권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적폐청산의 피로감을 얘기하는데, 그분들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적폐청산을 하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 아닙니까. 마치 온 동네에 쓰레기를 버리고 간 사람이 쓰레기를 청소하려는 사람에게 먼지 일고 냄새나니까 빨리 치우고 사라지라고 윽박지르는 꼴입니다. 물론 (적폐청산 작업이) 인적청산에만 너무 치중돼서는 안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런 적폐가 다시 생길 수 없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개헌도 시스템 개선의 일환입니다.”


“재보선 출마? 아직 얘기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위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한 뒤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 이명박 정권의 비리에 대해 ‘국민 화합을 위해 덮고 넘어가자’고 결정했다면 저부터 강하게 반발했을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선의로 국민 화합을 위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했습니다. 소수파로 어렵게 집권하셨기 때문에 외환위기라는 국난을 헤쳐 나가려면 기득권 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해 어쩔 수 없이 그런 결정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쪽 세력은 오히려 ‘역시 우리는 강자이기 때문에 저 사람들도 어쩌지 못하는구나’ 그런 태도로 나왔습니다.” 

5공, 6공 세력이 그랬다는 건가요. 

“그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들이…. 그때를 돌이켜보면 시시비비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봅니다. 촛불혁명으로 대통령 탄핵을 이룬 국민의 뜻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나라를 개혁하고 바로잡겠다는 세력이 그때와 달리 다수이기 때문에 정정당당하게 정공법으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재 · 보궐선거를 함께 치릅니다. 출마 계획이 있습니까. 

“아직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당과 상의해 제 역할이 있다면 할 수 있겠죠.” 

어머니(이희호 여사)께서 김 의장이 정치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으시나요.

“어머니는 제가 (정치에 입문해) 상처를 입을까 봐 걱정하시지만 제게 직접 ‘정치하지 말라’고 반대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주간동아 2018.01.24 1123호 (p50~55)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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