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마켓에서 인기리에 팔리는 CJ제일제당 햇반 컵반 박보검 에디션.
만약 이런 문제가 있다면 기자의 답은 CJ제일제당 햇반 컵반, 그중에서도 강된장보리비빔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것이다. 한창 온라인에서 이 강된장보리비빔밥이 맛있다는 소문이 났을 때 집에 6개를 쟁여놨는데, 딱 저런 상황에 놓일 때마다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기에 그만이었다. CJ제일제당이 2015년 4월 출시한 이 제품은 종이컵 용기에 음식을 넣고 뚜껑 대신 부착된 햇반을 넣어 먹으면 되는 간편식이다. 이 제품이 폭발적 인기를 끌자 오뚜기와 동원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최근에는 대세 배우 박보검이 햇반 컵반의 광고 모델이 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햇반 컵반을 좀 더 ‘럭셔리’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자에게 햇반 컵반이라 함은 요리가 귀찮고 설거지가 싫을 때 그 두 가지를 안 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기에, 테이블 앞에 우아하게 앉아 컵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여 먹을 수 있는 CJ올리브마켓이 6월 1일 CJ제일제당 본사에 문을 열었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했다.
웰컴 투 HMR 파라다이스
CJ올리브마켓 ‘올리브 그로서리’에서는 CJ제일제당의 대표 HMR 제품 외에도 원스톱으로 식재료 쇼핑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유통업체와 외식업체 구분 없이 모두 HMR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HMR 산업은 연평균 9.7%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HMR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42.4%로 식음료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율(32.6%)보다 높다. 영업이익률 또한 10.5%로 우리나라 산업별 평균 영업이익률(8.3%)보다 높은 수준이다.
HMR 제품 개발에 앞장서며 1위 자리를 지켜온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고메’ 등 핵심 HMR 브랜드를 바탕으로 2016년 처음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2017년에는 전년보다 약 50% 성장한 1조50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3대 핵심 HMR 브랜드 육성을 통해 2020년까지 HMR 매출을 3조6000억 원까지 끌어올리고, 이 중 40%를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과연 HMR에서도 한류가 먹힐까. CJ올리브마켓에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6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 있는 CJ올리브마켓 1호점(쌍림점)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흰색과 은색이 어우러진 깔끔한 공간이 나타났다. CJ올리브마켓은 HMR를 중심으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간편하고 맛있는 푸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비비고’ ‘고메’ 등 CJ제일제당의 HMR 외식 메뉴를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올리브 델리(Olive Deli)’, CJ제일제당의 다양한 제품과 신선한 식재료를 원스톱 쇼핑으로 즐길 수 있는 ‘올리브 그로서리(Olive Grocery)’로 구성돼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단순히 HMR나 식재료 판매를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다. 간편한 HMR도 이렇게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구나, 이런 레시피로 집에서 즐길 수 있겠구나 등 푸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에서 ‘박보검 컵밥’으로 인기인 CJ제일제당 햇반 컵반을 파는 CJ HMR 밴딩머신이 보였다. 2개의 밴딩머신에서는 각각 ‘햇반 컵반’과 ‘고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음료 자판기 형태가 아니라 영화관에서 영화표를 살 때처럼 모든 게 터치스크린으로 이뤄진 점이 독특했다. 활짝 웃으며 복스럽게 밥을 먹는 배우 박보검의 얼굴을 터치하니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화면이 떴다. 햇반 컵반의 개당 가격은 2280원. 일부러 붐비는 식사시간을 피해 오후에 찾아간 것이었는데, 벌써 강된장보리비빔밥과 미역국밥은 품절이었다. 고추장나물비빔밥을 주문하려 하니 재고가 하나뿐이라는 알림이 떴다. 그래서 고추장나물비빔밥 하나, 콩나물해장국밥 둘, 함께 곁들여 먹을 비비고 직화구이김(500원)을 선택하고 카드 결제를 했다.
박보검 효과로 매출 상승
밴딩머신에서 클릭 몇 번이면 간편하게 햇반 컵반과 고메 제품을 살 수 있다(왼쪽). ‘올리브 델리’에서 점심때 즐길 수 있는 메뉴. 매운 듬뿍 주꾸미 덮밥, 제주에서 먹는 한치 물회, 문어랑 해초랑 비빔밥(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올리브 델리’에서 조식시간에 햇반 컵반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셀프 토핑 바.
‘고메’ 밴딩머신에서는 함박스테이크와 토마토 미트볼, 로제 치킨, 크림 베이컨 포테이토를 각각 398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햇반 백미 가격은 1480원. CJ올리브마켓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고메’ 제품 위에서 실행하면 AR(증강현실) 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콘텐츠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기왕이면 식사하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게 AR 게임이나 포인트 적립 시스템도 적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방금 산 ‘박보검 컵밥’을 가방에 고이 넣었다. 인기를 실감하고 나니 밥을 먹고 나서도 박보검이 웃고 있는 종이컵을 버리지 않고 씻어서 보관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주문했다. ‘올리브 델리’에서는 전문 셰프 10명이 직접 개발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조식과 중식, 석식시간에 맛볼 수 있는 메뉴가 각기 달랐다.
조식시간(오전 7시~9시 30분)에는 ‘비비고’ 해녀의집 전복 그린죽(7000원)과 닭한마리 죽(5000원) 등을 판다. 중식시간(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비비고’ 문어랑 해초랑 비빔밥(1만 원), 제주에서 먹는 한치 물회(1만500원), 불맛 닭다리살 직화구이(1만 원) 외에도 ‘고메’ 매콤달콤 칠리치킨 덮밥(9500원)과 ‘해찬들’ 매운 듬뿍 주꾸미 덮밥(9500원) 등이 주요 메뉴. 석식시간(오후 5시~8시 30분)에는 자반고등어와 제철 쌈채소가 만난 생선 쌈밥 정식(1만2000원)과 제주 오겹살과 멜젓소스가 만난 고기 쌈밥 정식(1만5000원)을 맛볼 수 있다. 석식 메뉴에는 ‘비비고’의 효자 상품인 왕교자 군만두(3개)나 남도떡갈비(1개)가 제공된다.
프리미엄 HMR 레스토랑
‘올리브 그로서리’에서는 햇반, 비비고, 고메, 백설의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올리브 델리’ 메뉴의 가격대는 주변 식당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 촬영을 하느라 음식이 식은 후 맛을 봤는데도 꽤 괜찮았다. 촬영 도중에도 컵밥으로 식사하거나 조각피자, 핫도그 등을 주문해 허기를 달래는 손님이 꽤 많았다. 해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문어랑 해초랑 비빔밥은 자연발효식초로 새콤한 맛을 더한 덕분에 식욕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해초의 식감이 살아 있어 남김없이 한 그릇을 비웠다.
이날 베트남 관광객 몇 명이 찾아와 ‘박보검 컵밥’에 관심을 보이더니 카운터에서 별도로 주문했다. 매장 관계자는 “한번에 100개 넘게 사가는 분도 있는데 밴딩머신에서 따로 결제만 하고 담아줬다. 요청이 많아 매일 ‘박보검 컵밥’ 중 어떤 맛이 들어왔고, 어떤 제품이 매진됐는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실시간으로 올린다”고 했다. 좀 전에 산 가방 속 ‘박보검 컵밥’이 더더욱 소중해지는 순간이었다. 역시 씻어서 보관해야 하는 걸까.
원스톱 쇼핑 가능한 올리브 그로서리
CJ제일제당 햇반 컵반과 고메를 구입할 수 있는 밴딩머신에서 배우 박보검의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난이도 별 하나인 ‘표고버섯 쇠고기 미역죽’을 만들어 먹고 싶다면, 이곳에서 해당 레시피 카드와 함께 뒤에 놓인 큐레이션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그럼 그 안에 비비고의 소고기미역국과 햇반 외에도 신선한 표고버섯이 함께 담긴다. 큐레이션 기획상품의 가격은 5000원부터 3만 원대까지 다양했다. 제철 채소나 과일, 해산물 등을 같이 담아주는 형태라 가격은 매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딱 그 메뉴’가 먹고 싶을 때 구매하면 되니 기자 같은 ‘귀차니스트’ 내지 바쁜 직장인에게는 좋은 구성이었다. 난이도 별 하나짜리 매실청 맥주는 맥주와 매실청을 5 대 1 비율로 섞으면 끝나는 간단한 메뉴였는데, 즉석에서 맥주와 매실청을 함께 살 수 있었다.
‘CJ가정간편식 브랜드존’에서는 CJ제일제당의 HMR 대표 브랜드와 제품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햇반, 비비고, 고메, 백설의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 레시피 정보를 만날 수 있는 터치스크린도 함께 놓여 있어 미니 HMR 전시관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곳에서 마음을 사로잡은 건 빨간색 박스에 박보검의 전신사진이 인쇄된 ‘매일 햇반 박스’였다. 햇반 10개가 들어가는 직사각형 박스로, 다 먹으면 햇반을 리필해 대용량 커피믹스 상자처럼 아래부터 꺼내 먹을 수 있다. 측면에 난 창으로는 햇반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어 편리했다. 신혼부부나 혼자 사는 친구를 위한 선물로 안성맞춤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누군가에게 선물 받으면 자취생의 부엌이 행복해질 것 같았다. 매일 햇반 박스 가격은 1만5900원.
매장 관계자에게 ‘굿즈 컬렉터’임을 밝히며 이곳에서도 굿즈를 살 수 있는지 물었다. 매장 관계자는 ‘이벤트 팝업존’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매달 새로운 이벤트와 신제품, 컬래버레이션 기획상품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CJ올리브마켓의 오븐 장갑(1만8000원)과 앞치마(3만 원) 외에도 킨토 히비 나이프(2만3000원)와 히비 포크(1만5000원), 라비 와인 스토퍼(1만8900원), 토요사사키 피노 텀블러(1만8000원) 등을 팔고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CJ 상품 외에도 수입 MD와 라이프스타일 굿즈를 계절과 시즌, 콘셉트에 맞게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사에 1호점, 여의도에 2호점 오픈
CJ올리브마켓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CJ제일제당 고메 제품을 촬영하면 AR(증강현실) 정보 화면을 볼 수 있다(왼쪽). 6월 13일 문을 연 CJ올리브마켓 여의도 IFC몰점(오른쪽).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쁘띠첼 과일젤리 핑크퐁 선물 상자.
CJ올리브마켓은 본사의 1호점(쌍림점)에 이어 6월 13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2호점을 냈다. 연면적 529㎡(약 160평) 규모의 CJ올리브마켓 여의도IFC몰점은 HMR 메뉴를 맛있게 즐기고 쇼핑할 수 있는 신개념 식문화 플랫폼(Simple & Delicious)을 지향한다. 직장인 소비자층이 집중된 오피스 상권이라는 점을 감안해 맛있으면서도 간편한 집밥 솔루션을 제공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올리브 델리’와 ‘올리브 그로서리’ 외에도 도시락과 샐러드 메뉴를 구매할 수 있는 ‘올리브 테이커웨이(Takeaway)존’, 자신만의 샐러드를 만들어 포장해 갈 수 있는 ‘샐러드 셀렉션(Salad Selection)’을 운영하는 게 1호점과 다른 점이다.
CJ제일제당은 CJ올리브마켓을 통해 ‘제품의 본질인 맛과 즐거움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식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얼마 전 살펴본 외국인용 한국 여행 서적에 ‘한국에서 꼭 사가야 할 제품’으로 국내 주요 브랜드의 화장품 사진이 나와 있었는데, 몇 년 뒤에는 화장품 외에도 CJ제일제당의 HMR 제품들 사진이 올라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활짝 웃는 박보검의 모습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