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타들의 겨울나기는 뜨겁다. 2013 시즌이 끝났지만 다음 시즌을 기다리며 더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다. 프로골퍼의 겨울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세 달 동안 계속되는 동계훈련 성과에 따라 스타가 받아들 성적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타의 몸값이 정해지는 시기도 겨울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후원사(스폰서)를 찾거나 기존 후원사와 재계약을 끝내야 한다. 프로골퍼에게 후원사는 자신을 상징하는 또 다른 존재다.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스타들의 겨울나기 속으로 들어가 봤다.
해외에서 몸 만들고 우승 담금질
시즌을 끝낸 스타들은 짧은 휴식을 취한 다음 본격적인 겨울나기에 돌입한다. 국내에 남아 강추위를 이겨내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따뜻한 해외로 나가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스타도 있다. 올해 한국 남자골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김태훈(28)은 국내에 머물면서 몸 만들기에 돌입한다.
올해 해외 진출을 노렸다가 실패한 김태훈은 부족한 체력 보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남자 골퍼는 국내와 해외투어를 병행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스윙보다 체력 보강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이어 내년 1월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윈터투어에 출전하고, 2월 초에는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 출전할 계획을 세워뒀다.
2013년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첫 승을 일군 배상문(27·캘러웨이)은 10월부터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내년 1월 중순 미국 하와이로 이동해 2014 시즌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올해 2승 사냥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따뜻한 남쪽을 전지훈련지로 정했다. 호주에 훈련캠프를 차려놓고 내년 1월 23일 개막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까지 담금질을 계속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12월 8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2014 시즌 개막전 스윙잉 스커츠 2013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끝으로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국내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호주로 이동해 겨울나기에 본격 돌입한다.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도 호주에 훈련캠프를 차린다. 유소연은 몇 년째 브리즈번 인근 골드코스트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스윙코치인 이안 트릭스와 함께 올 시즌 부족했던 점을 집중 보완할 계획이다.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김자영(21·LG그룹)의 훈련지도 호주다. 유소연과 같은 스승 아래서 훈련할 계획을 세워뒀다. 김자영은 내년 시즌 완벽한 부활을 다짐한다.
최나연(26·SK텔레콤)과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얼마 전 결혼한 서희경(27·하이트진로)과 친구인 홍란(27)은 하와이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김하늘(25·KT)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무뎌진 칼날을 다듬는다. 약 2개월 동안 머물며 여왕 탈환을 준비하고 돌아올 계획이다. 한국 여자 프로골프를 평정한 장하나(21·KT)는 1월 중순 베트남으로 떠나 2014 시즌 개막전까지 훈련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달라진 풍속도는 스윙 훈련만 하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멘털 트레이닝 등 골프에 필요한 다양한 훈련을 병행한다는 점이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완벽한 무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대박 기다리는 스토브리그
뜨거웠던 그린이 휴식기에 들어가자마자 장외에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새 둥지를 찾는 스타들이 주인공이다. 해마다 12월이면 ‘억, 억’ 소리가 들려온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88년생 동갑내기 신지애(25·미래에셋자산운용)와 이보미(25·정관장)다. 두 선수 모두 미국과 일본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어 예사롭지 않은 몸값을 예고한다.
신지애는 5년 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연간 계약금 10억 원, 인센티브 5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후원 계약을 맺었다. 2003년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와 CJ그룹의 150억 원(계약금과 인센티브 포함) 후원 계약 이후 여자 프로골프 역대 몸값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였다.
관심은 신지애가 5년 전 몸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2006~2008년 국내 여자 프로골프를 평정한 뒤 2009년 LPGA 투어로 건너간 신지애는 데뷔와 동시 3승을 기록했다. 2010년 3승에 이어 2012년 2승, 2013년 1승을 올리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고전한 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우승을 맛봤다. 2009년에는 LPGA 투어 상금왕과 신인상까지 거머쥐었고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올랐다. 받은 만큼 그에 걸맞은 활약으로 “돈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력 면에서도 크게 흠 잡을 게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프로골프 간판스타 자리를 박인비에게 내줬다는 것이다. 실력과 명성은 그대로지만 1인자 프리미엄이 사라진 셈이다. 현 후원사와의 계약은 내년 2월 초까지다.
2년 전 KT·G와 후원 계약을 맺은 이보미는 어느 새 계약 기간이 종료됐다. 최근 2년간 성적이 좋다. 지난해 일본 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투어 3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올해도 2번 우승해 몸값 상승 요인을 모두 갖췄다.
국내파 선수들의 자리 이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겨울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KLPGA 투어 흥행 메이커로 떠오른 김세영(20·미래에셋자산운용)과 허윤경(23·SBI 저축은행)이다. 신인 중에선 국가대표 출신이 주목받는다. 2014 시즌 KLPGA 투어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는 박성현(21)과 고진영(18)은 가구 전문기업 넵스와 3년간 후원 계약을 맺고 따뜻한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남자골퍼 중에선 김태훈의 행보가 주목을 끈다. 김태훈은 8월 KPGA 투어 보성CC클래식 우승 이후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프로 데뷔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올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늦깎이 스타가 된 남자 프로골프의 최대어다. 특히 그는 배상문,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김형성(32·현대하이스코) 등 남자 프로골퍼를 대표하는 스타가 모두 해외로 빠져나간 후 탄생한 스타라는 점에서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실력과 함께 훤칠한 외모까지 갖춰 군침을 흘리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올겨울 남녀 골프의 스토브리그는 예년에 비해 대박 소식이 뜸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불황에 이어 그동안 골프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던 기업이 하나둘 손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스포츠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골프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이 넘쳐났다. 그러다 보니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 몸값이 크게 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타들이 예년처럼 후한 대접을 받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훈풍이 가득했던 골프 스토브리그에도 어느새 찬 기운이 느껴진다.
스타의 몸값이 정해지는 시기도 겨울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후원사(스폰서)를 찾거나 기존 후원사와 재계약을 끝내야 한다. 프로골퍼에게 후원사는 자신을 상징하는 또 다른 존재다.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스타들의 겨울나기 속으로 들어가 봤다.
해외에서 몸 만들고 우승 담금질
시즌을 끝낸 스타들은 짧은 휴식을 취한 다음 본격적인 겨울나기에 돌입한다. 국내에 남아 강추위를 이겨내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따뜻한 해외로 나가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스타도 있다. 올해 한국 남자골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김태훈(28)은 국내에 머물면서 몸 만들기에 돌입한다.
올해 해외 진출을 노렸다가 실패한 김태훈은 부족한 체력 보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남자 골퍼는 국내와 해외투어를 병행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스윙보다 체력 보강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이어 내년 1월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윈터투어에 출전하고, 2월 초에는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 출전할 계획을 세워뒀다.
2013년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첫 승을 일군 배상문(27·캘러웨이)은 10월부터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내년 1월 중순 미국 하와이로 이동해 2014 시즌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올해 2승 사냥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따뜻한 남쪽을 전지훈련지로 정했다. 호주에 훈련캠프를 차려놓고 내년 1월 23일 개막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까지 담금질을 계속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12월 8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2014 시즌 개막전 스윙잉 스커츠 2013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끝으로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국내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호주로 이동해 겨울나기에 본격 돌입한다.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도 호주에 훈련캠프를 차린다. 유소연은 몇 년째 브리즈번 인근 골드코스트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스윙코치인 이안 트릭스와 함께 올 시즌 부족했던 점을 집중 보완할 계획이다.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김자영(21·LG그룹)의 훈련지도 호주다. 유소연과 같은 스승 아래서 훈련할 계획을 세워뒀다. 김자영은 내년 시즌 완벽한 부활을 다짐한다.
최나연(26·SK텔레콤)과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얼마 전 결혼한 서희경(27·하이트진로)과 친구인 홍란(27)은 하와이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김하늘(25·KT)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무뎌진 칼날을 다듬는다. 약 2개월 동안 머물며 여왕 탈환을 준비하고 돌아올 계획이다. 한국 여자 프로골프를 평정한 장하나(21·KT)는 1월 중순 베트남으로 떠나 2014 시즌 개막전까지 훈련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달라진 풍속도는 스윙 훈련만 하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멘털 트레이닝 등 골프에 필요한 다양한 훈련을 병행한다는 점이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완벽한 무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대박 기다리는 스토브리그
김태훈(위), 신지애 선수.
신지애는 5년 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연간 계약금 10억 원, 인센티브 5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후원 계약을 맺었다. 2003년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와 CJ그룹의 150억 원(계약금과 인센티브 포함) 후원 계약 이후 여자 프로골프 역대 몸값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였다.
관심은 신지애가 5년 전 몸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2006~2008년 국내 여자 프로골프를 평정한 뒤 2009년 LPGA 투어로 건너간 신지애는 데뷔와 동시 3승을 기록했다. 2010년 3승에 이어 2012년 2승, 2013년 1승을 올리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고전한 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우승을 맛봤다. 2009년에는 LPGA 투어 상금왕과 신인상까지 거머쥐었고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올랐다. 받은 만큼 그에 걸맞은 활약으로 “돈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력 면에서도 크게 흠 잡을 게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프로골프 간판스타 자리를 박인비에게 내줬다는 것이다. 실력과 명성은 그대로지만 1인자 프리미엄이 사라진 셈이다. 현 후원사와의 계약은 내년 2월 초까지다.
2년 전 KT·G와 후원 계약을 맺은 이보미는 어느 새 계약 기간이 종료됐다. 최근 2년간 성적이 좋다. 지난해 일본 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투어 3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올해도 2번 우승해 몸값 상승 요인을 모두 갖췄다.
국내파 선수들의 자리 이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겨울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KLPGA 투어 흥행 메이커로 떠오른 김세영(20·미래에셋자산운용)과 허윤경(23·SBI 저축은행)이다. 신인 중에선 국가대표 출신이 주목받는다. 2014 시즌 KLPGA 투어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는 박성현(21)과 고진영(18)은 가구 전문기업 넵스와 3년간 후원 계약을 맺고 따뜻한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남자골퍼 중에선 김태훈의 행보가 주목을 끈다. 김태훈은 8월 KPGA 투어 보성CC클래식 우승 이후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프로 데뷔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올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늦깎이 스타가 된 남자 프로골프의 최대어다. 특히 그는 배상문,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김형성(32·현대하이스코) 등 남자 프로골퍼를 대표하는 스타가 모두 해외로 빠져나간 후 탄생한 스타라는 점에서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실력과 함께 훤칠한 외모까지 갖춰 군침을 흘리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올겨울 남녀 골프의 스토브리그는 예년에 비해 대박 소식이 뜸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불황에 이어 그동안 골프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던 기업이 하나둘 손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스포츠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골프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이 넘쳐났다. 그러다 보니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 몸값이 크게 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타들이 예년처럼 후한 대접을 받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훈풍이 가득했던 골프 스토브리그에도 어느새 찬 기운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