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9

2003.08.28

러시아 변호사 된 수재 “군대 꼭 가야죠”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8-21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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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변호사 된 수재  “군대 꼭 가야죠”
    “군대요? 당연히 가야죠. 제가 왜 국적을 포기해요.”

    한국인으로선 최초로 7월25일 러시아 최고 명문 모스크바 국립대(MGU) 법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이화준씨(23)는 “군대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펄쩍 뛰며 이렇게 답했다. 이씨가 졸업한 모스크바 국립대 법학부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적 석학을 배출한 명문으로, 1992년 이후 40여명의 한국인 학생이 입학했으나 졸업자는 4명뿐일 정도로 졸업하기가 어려운 학교다.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통역이 가능할 만큼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이씨는 러시아 변호사로서 올 9월부터 영국계 대형 로펌인 ‘클리포드 찬스(Clifford Chance)’에서 일할 예정이다. 이런 그에게 군대 문제를 묻는 것은 가능한 한 군 입대를 피해보려는 한국 사회 분위기에서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러시아에 온 것도, 영국 회사에서 일하려는 것도 모두 한국에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인데 무슨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핀잔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철강무역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러시아에 와 중·고등학교(슈콜라)와 대학교를 졸업한 그의 애국심은 남달랐다. 그는 “어린 시절 고국을 떠나와 조국의 모든 것이 궁금하고, 조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며 “조국에 대한 사랑은 내가 러시아인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게 하는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슈콜라도 남보다 1년 빨리 졸업했다.

    모스크바 시검찰청 시보와 미 플로리다 주립대 연수를 거친 그는 내년쯤 입국해 군대를 갔다 온 뒤, 러시아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업을 돕는 러시아 투자 전문 변호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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