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구 조합, 이재명과 김문수의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당내 ‘비주류 중 비주류’로 시작해 압도적 득표율로 대선 후보가 됐다. 이런 사정 때문에 그간 쌓아온 측근 그룹의 분파도 다양하다. 2017년 대선부터 이 후보를 도운 7인회와 기초자치단체장 시절부터 함께한 성남·경기 라인, 여의도 중앙정치 무대에서 합류한 ‘신(新)명 그룹’으로 크게 나뉜다.7인회 대표는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다. 이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정 의원은 이 후보가 2017년 19대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부터 이 대표를 도왔다. 이번 대선에선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장을 맡아 이 후보 당선 시 대통령실과 내각의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의 당 장악력이 커지면서 ‘신명 그룹’도 생겨났다. 이 중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다. 박 직무대행은 20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서 선임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이 후보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이끌며 확실한 신임을 얻었다. 6·3 대선에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함께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돼 선대위 실무를 지휘하고 있다.
김현지 보좌관은 성남시민모임, 성남의제21에서 활동하며 이 후보를 알게 됐다. 2018년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한 후 경기도청 비서실 비서관에 발탁됐고, 2022년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뒤로는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 후보의 지근거리에서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함께해온 셈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경제 멘토’로 꼽히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도 1986년에 만나 30년 가까이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성남시 모라토리움 선언, 무상교복·청년배당·산후조리 지원 등 이재명표 복지정책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선대위 정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이재명표 정책의 개괄을 짜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이들이 대선을 돕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최우영 전 경기도 대변인은 김 후보와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함께 치르며 알게 된 후 30년 넘게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1990년 민중당 창당에도 함께했고, 이후 경기도청 대변인을 지내며 ‘김문수의 남자’ ‘김문수의 입’으로 불렸다. 노용수 전 경선 캠프 상황실장도 김 후보가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최측근이다. 김 후보가 의원인 시절에는 보좌관으로, 경기도지사 때는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대선 후보 확정 이후 김 후보는 최측근들에게 선대위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말라고 당부해 현재 두 사람은 물밑에서 김 후보를 돕고 있다.
김 후보가 6·3 대선 출마를 밝히며 새로 연을 맺은 인물도 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경선 캠프가 만들어질 때부터 김 후보 곁을 지켰다. 경선 캠프 구성 초반 공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맡았고, 한덕수 전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때도 적극적으로 당 지도부와 한 대행 측을 비판했다. 현재 선대위에서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개혁신당 개국공신 모인 이준석 선대위
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롭게 떠오른 인물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을 하면서 대선 후보 교체 의결 때마다 홀로 반대표를 던졌다.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에 속하지 않고, 과거 이준석계로 불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멤버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매개로 쓰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천아용인’으로 불렸던 이 후보의 측근 그룹 중에서는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과 이기인 최고위원이 살아남았다. 천 권한대행은 2021년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이던 시절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기인 최고위원은 이 후보가 직접 22대 총선 화성을 당선에 기여한 인물로 그를 언급해 ‘이준석계’ 이미지가 더욱 강화됐다. 개혁신당 선대위에서 천 권한대행은 상임선대위원장을, 이 최고위원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대위 후보 직속 비서실장은 구혁모 개혁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맡았다. 안철수계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1월 개혁신당 경기도당 창당 준비위원장으로 합류하며 이준석계로 들어왔다. 2022년 화성시장 출마 경험을 바탕으로 이 후보 지역구 선거운동에 도움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