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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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비만약’ 시대 활짝…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알약 美 FDA 승인

일라이릴리도 ‘먹는 마운자로’ 개발 추진… 국내는 한미약품이 개발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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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1-0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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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위고비 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3일(현지 시간) 7% 급등했다. 뉴시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위고비 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3일(현지 시간) 7% 급등했다. 뉴시스

    “비만치료제 혁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알약 형태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불꽃 튀는 ‘비만약 2차전’에 돌입했다. 복용이 간편한 알약 형태 비만약이 나오면 주사제 투약을 망설이던 이들까지 비만약 시장으로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경쟁사 일라이릴리도 ‘먹는 마운자로’의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먹는 위고비’ 1월 초 미국 출시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2월 22일(이하 현지 시간) FDA가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위고비 필)을 성인 과체중 및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식욕을 억제하는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성분이다.

    위고비 필의 임상시험 결과는 위고비와 유사하다. 64주간 신약을 복용한 임상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13.6% 체중 감량 효과를 경험했다.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주 1회 68주 주사를 투약했을 때 평균 14.9% 감량률을 보였다. 주사 형태의 투약을 망설이던 환자들은 하루 한 번 알약 복용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1월 초 미국 출시를 앞둔 위고비 필 가격은 월 149달러(약 22만 원)로 책정됐으며, 보험 적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위고비 필에 대적하는 상품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마운자로를 내놓으며 비만 시장 양강 구도를 형성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먹는 약 ‘오포글리프론’을 개발 중이다. 이 약은 72주 차에 12.4% 감량률을 보였다. 위고비 필보다 감량률은 낮지만 편의성은 오포글리프론이 앞선다. 반드시 공복에 먹어야 하고, 최소 30분은 어떤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해선 안 되는 위고비 필과 달리 오포글리프론은 하루 중 아무 때나 음식·음료 섭취와 함께 복용해도 된다. 일라이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의 상반기 허가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스트럭처 테라퓨틱스는 순수 저분자 GLP-1을 개발하고 있다. 저분자 수용체로 만들어져 위고비 필보다 복용하기 편하다. 미국 제약사 암젠은 1년에 한두 번만 맞아도 효과가 지속되는 주사제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 노보 40%↓ 릴리 40%↑

    노보노디스크가 먹는 약 시장을 선점했지만 글로벌 매출 성장세는 일라이릴리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위고비 매출은 203억5400만 크로네(약 4조6000억 원)로 2024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2024년 3분기 성장률이 79%였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연매출 가이던스를 21%에서 11%로 조정했다. 반면 3분기 일라이릴리는 2024년 동기 대비 109% 상승한 마운자로 매출을 발표하면서 가이던스 전망을 5%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 주가는 지난해 서로 반대 곡선을 그렸다. 2023년 9월 프랑스 명품 기업 LVMH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켰던 노보노디스크는 2024년 6월 정점을 찍은 뒤 폭락했다. 위고비 필의 FDA 승인 발표 이후 뉴욕증시에서 7.3%(지난해 12월 23일) 급등하기도 했으나 50달러 선에서 멈춰 2025년 40%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일라이릴리 주가는 39.9% 상승했다. 안동후 유에스스탁 이사는 “주가가 잠깐 반등했지만 미국과 중국에서 위고비 가격을 낮추고 있고, 경쟁사 제품도 곧 출시될 예정이라 주가가 크게 오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특허가 곧 만료돼 이 역시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윤 이사는 “반대로 일라이릴리 주가는 마운자로 성장세와 GLP-1 삼중작용제 개발 등 호재가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외신도 노보노디스크 부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15일 “노보노디스크는 체중 감량 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체중 감량 주사 수요를 과소평가했다”고 썼다. 미국 CNBC는 12월 30일 “비만치료제 시장에 신규 경쟁자가 잇따라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은 노보노디스크가 GLP-1 계열 의약품에서 확보한 기술적 우위를 재무 성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점차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일동제약과 종근당 역시 GLP-1 의약품을 개발 중인 가운데 한미약품이 가장 선두에 서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17일 GLP-1 계열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오토인젝터주를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위장 부작용이 낮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8일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40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한미약품 비만치료제가 10월 임상 3상에서 체중 감량 효과 및 안정성을 입증해 2026년 출시가 예상되며, 비만 삼중작용제 역시 2031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시장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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